밀리언 달러 호텔을 또 봤다...
난 본 영화를 또 보는 걸 싫어하는 편이지만...
어쩐지 이 영화는 또 보고 싶었다...
어둠과 빛의 접경에서...보랏빛으로 물든 하늘과...
빌딩의 검은 실루엣...빛으로 빛나는 창...
U2의 체념같은 사운드와...추락...
근데...마치 날아가는 것 같다...
그의 나지막한 독백...
삶이 내게서 떠나려 할때...삶이 완벽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 부분에서 또 어김없이 마음이 시려온다...
난 예전부터...이 시간을 사랑했다...
어둠과 빛이 교차하는 시간...
어둠으로 깊어져가는 파란 하늘과 빛의 잔재인 붉은 기운이
보라색으로 어울리는 시간...
도시는 검은 실루엣을 드러내고...
새벽이면...아직 꺼지지 않은 불빛으로...
저녁이면...하나 둘 켜지기 시작한 불빛으로...
온통 쏟아져 나와 있는 눈부심...
난 그 어지러운 순간이 너무도 좋았다...
그래서...가끔은 바람을 맞으며...학교 언덕배기에서...
거리를 끝없이 바라보곤 했는데...
그때 곁에 있었던 사람들은 다 정답게 여겨졌었다...
얼마전...누군가 어떤 음악을 좋아하냐는 질문을 하기에...
라디오헤드, 벨 앤 세바스찬, 벨벳 언더그라운드,
카디건즈 등등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엘리엇 스미스의 XO를 꼭 들어보라 했다...아마 좋아할 거라면서...
근데...음악이 정말로 다 좋았다...앨범전체가 다 좋긴 힘든데...
그래서...구매하려 했더니...모두 품절 상태였다...
그래서 혹시나...해서 돌아오는 길에 음반가게에 들렸다...
재고가 있지나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
근데...역시나 없더라...
하지만...벨벳 언더 그라운드의 씨디를 하나 건졌다...^^;;
낼 출퇴근길은 기분 좋을 것 같다...
비가 오면 더 좋을텐데...
음악 소리에 간간이 섞여 들리는 빗소리는 참 듣기 좋은 것 같다...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지면...유리창에 번지는 불빛...
와이퍼가 지나가면...언제 그랬냐는 듯 깨끗한 창...
어쩐지 낼은 비가 왔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