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스미스의 either/or를 듣고 있다...
이제야 만나게 된 이 씨디가 너무도 고맙고 사랑스럽다...
매번 이 때문에 다른음반까지 함께 주문했는데...
주문할때마다...재고가 부족하다며...이빠진 모양새로...
다른것들만 도착하곤 했었다...
얼마나 허무하던지...
그래서...아예 기대도 안하고 있었는데...
정말 선물처럼 그 안에 고이고이 모셔져 있었다...
내리는 비와 함께 내내 이 씨디를 계속 들었더니...
조금은 우울해지는 것 같다...
기분을 전환해야하는데...저 씨디를 꺼낼수가 없다...중독되었나보다...흠...( ")
예전에도 친구를 만나러 가며 노래를 리핏했었는데...그 노래가 너무도 우울하더라...
그런데 그게... 멈출수가 없었다...그래서 초췌한 모습으로 도착했더니...
친구가 기막혀 하더라...하긴 내가 생각해도 기가 막혔으니...후훗...^^;;

흠... 어쨌든 가끔 이렇게 우울한 날에는
왕가위감독과 레오 까락스 감독의 영화가 고프곤 하다...
이럴때 그들 영화가 그리운 까닭은...
그래...한참을 생각해보고야 알았다...
그들영화의 인간관계엔 사심이 없다...
그래서 엉뚱하며 극적인 부분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담담한 느낌을 주나 보다...
나에겐 참으로 부족한 부분이다...
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왜 이런저런 사심이 끼어들까??
그런 내 자신을 참 많이 싫어했던 거 같다...

하여튼 본지 오래되어 뚜렷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해피 투게더도 역시 내겐 모자란 그런 부분을 여지없이 일깨우며...
그리하여...외면으로는 희망없어 보이는 그 영화안의 삶들이...
나로하여금 인간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게끔 했던 것 같다...

삶을 무의미하게 낭비하고 있는...자신의 가치를 잊어버린 한 남자...
그를 사랑하는 남자...그리하여 괴로운 남자...
결국 그는 그런 그를 남겨두고 자신의 길을 가게 되고...
또 그런 그를 좋아하는 벙어리...
땅끝에서 찍은 사진...
양조위(?) 그가 말못하던 그 친구 부모님이 하는
시장의 작은 가게로 들어 섰을때....
그때 왜 그리움과 따뜻함 모두가 뒤섞여 그렇게 요상한 기분이 들던지...^^

줄거리도 머도 다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 그 이상한 기분만은 아직도 뚜렷이 기억난다...
그래서 이렇게 우울할땐 그 영화가 문득 생각나는가 보다...
언젠가 한번 더 보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려 했지만...
그냥 생각나는 김에 이렇게 올려본다...
가끔은 굳이 생각을 정리하지 않는 것도 좋을때가 있는 것 같다...^^
생각의 조각들을 그대로 조각난채로 남겨두는게...어쩔때는 가장 나은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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