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역사 - 역사를 만든 우리가 몰랐던 사건들의 진실
조셉 커민스 지음, 김수진.송설희 옮김 / 말글빛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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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들어진 신이 인기라서 그런 것인지 이 책의 제목은 만들어진 역사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만들어진 역사라는 제목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부제는 '역사를 만든, 우리가 몰랐던 사건들의 진실'인데 이 시점에서 이 책이 헷갈리기 시작한다.

 

 어찌됐건 저자는 진실이라 생각하는 역사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저자가 서양인인지라 이 책에서 다루는 역사의 범주가 서양사에 점철되어 있는 점은 어쩔 수 없는 저자의 국적의 한계라고 하자. 그리고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것이 전쟁사에 점철되어 있는 것은 인류 역사의 한계라고 해야하는 건가. 전쟁 외에도 굵직한 사건들은 기술하고 있지만 그래도 지금의 세상을 만든 기반에는 분명 전쟁이 존재했기에 주로 전쟁사가 되어버린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조금은 씁쓸하였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주로 서양사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나는 초, 중, 고, 대를 통털어 이름조차도 들어본 적 없는 장군들과 그 장군들의 전투에 대해서 읽어야만 했다. 이는 역사를 되짚어보고 재미삼아 보고 하는 차원이 아니었다. 공부하는 기분으로 읽었다. 읽으면서 이름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지리적 상황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아 힘들기도 했지만 역시나 한번이라도 읽어 두면 다음 번에는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공부하는 기분으로 읽었다.

 

 이렇게 공부하는 기분으로 읽자니 이 책이 그리 어렵지는 않으면서 요점을 콕콕 집어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게다가 문장도 매끄러워 이야기를 읽는 듯이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전문적인 느낌의 책을 원했다면 조금 실망일 수도 있었겠지만 너무 장난 같지는 않으면서 중요한 사항을 잘 집어주면서 부드럽게 역사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을 원한다면 이 책 정도면 될 듯 싶었다.

 

 음모론에 대해서는 저자는 반대의 입장에서 기술하고 있다. 음모론적인 시각을 좋아한다면 이 책이 재미없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지나치게 큰 책과 무게감을 싫어한다면 이 책은 피하라고 말하고 싶다. 정말 무겁고 크다. 하지만 안에 채워진 그림들은 한장을 통채로 채우고 있으니 이 점을 높게 사는 독자라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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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면서도 명쾌한 커뮤니케이션 불변의 법칙
강미은 지음 / 원앤원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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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말을 잘 할수 있을까!
나 자신의 말하기에 대해서 늘 뭔가 임팩트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었기에 이 책에 손이 가게 되었다.

이 책의 장점은 구구절절하게 말을 이렇게 해야한다 어째야 한다라고만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예를 무척이나 많이 들고 있다는 점이다. 예도 길다 보면 지루해지고 핵심을 놓칠 수도 있기 마련인데 광고 문구나 마케팅 사례, 그리고 유명인사의 어록 등을 빌어 와 간결하면서도 효과적인 예를 들고 있다. 그 예시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나 할까.

 

 앞으로 변호인단을 앉혀두고 그 변호인단을 설득해야 하는 검사들과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시키면서 커뮤니케이션은 이래야 한다!라고 말하던 대목과 검사들을 앉혀두고 자신이 부장검사가 되었다 생각하고 그 취임사를 써 보라 시킨 후 그 취임사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풀어내는 등 이 책은 이해하기에도 읽기에도 수월했다.

 

 이 책의 핵심은 "간결하게 핵심만 말해라"이다. 위의 표지에도 보면 알 수 있듯이 "한줄로" 사로잡고, 설득하고, 팔고, 움직이라고 말한다. 한줄의 미학을 말하는 책이다. 이 점에서 나는 이 한줄의 미학이 내 가슴에 절절하게 와 닿았다. 촌철살인이라고 하는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재치 면에 있어서 누군가와 장난을 칠 때 종종 촌철살인을 날리고는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그런 화법이 아니라 내 의사를 표현하고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것에 있어서 한줄의 미학이다.

 

 물론 한줄의 미학만으로는 부족할지도 모른다. 이 한줄의 미학에 양념으로 제시된 것이 생동감, 긍정, 공감, 스토리텔링, 시각화, 웃음이다. 이 또한 이렇게 글로 옮겨놓고 보니 진부하기 짝이 없는 커뮤니케이션 법칙 같지만 이 책 속에서만큼은 이 법칙들이 생동감 있게 느껴졌다. 그 이유가 바로 저자 스스로가 자신이 말한 법칙들에 의거하여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독자가 이 모든 법칙들을 다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지는 못했다 할지라도 이 책을 읽는 동안 만큼은 저자의 말에 충분히 동의하고 공감하는 것이지 않을까.

 

 여담이지만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손학규 대표를 표현하는 대목이었다. 생동감을 이야기하면서 책 제목들을 예시로 들고 있는데 예를 들면 '경제학 원론'이라고 하면 흥미가 생기지 않지만 '경제학 콘서트', '괴짜 경제학' 등은 크게 히트한 책이라고 설명하면서 손학규 대표를 '경제학 원론'과 같은 책에 비유하고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교수나 기자 등 많은 전문가들에게 최고의 대통령감으로 거론됐지만 국민들은 그렇지 않았다. 즉,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경제학 원론은 될 수 있었지만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는 되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손학규 대표는 많은 말을 했지만 이 말들이 국민들의 가슴에 감동을 주지 못했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연같았다는 평을 하면서 그러하기에 손학규 대표는 늘 '저평가 우량주'로 남아있다는 말을 했다.

 이 글에서 어떤 것이 느껴지는가. 저자는 생동감의 원칙을 설명하는 파트에서 자신의 글쓰기 방식도 생동감있게 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를 경제학원론, 저평가 우량주 등으로 비유하면서 생동감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여하튼, 내가 이 대목이 특히 와 닿았던 것은 지금까지 손학규 대표의 강연을 2번 들었는데 한번은 손학규 대표에 대해 구체적인 이미지가 없던 상태에서 도통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 뭔가 미심쩍다, 헷갈린다는 이미지를 심어주었고 두 번째는 소통을 생략한 채, 혼자서 30분 가량 강의만 하다 갔기 때문이다. 저자의 설명을 듣는 순간, 맞아 어쩌면 손학규 대표의 말하기 방식이 그랬기 때문에 나에게 명확한 자신의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했고 또 나와 소통하기틑 커녕 실컷 자기 할 말만 하다가 간 거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식의 말하기 방식은 상대방에게 자신을 인식시킬 수 없음을 물론 오히려 불쾌감까지 줄 수 있다는 교훈까지.

 

 이 책은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이 넓어서인지 책의 분류상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어쩌면 마케팅사례모음집 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마케팅과 많은 부분 겹쳐있다. 마케팅 자체가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고 고객과 소통하고자 하는 분야이기 때문일 것이다. 책이 인문학보다는 마케팅에 좀 더 가깝게 씌여져있기 때문에 아마도 좀 더 수월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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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하악 - 이외수의 생존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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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 않으려 했었어. 어느샌가 나는 이외수선생님 글은 늘 똑같다고 생각하게 된 거야. 그래서 이번에도 지난번에 나왔던 책들과 다르지 않겠지 하는 마음에 보지 않으려 했었어. 물론, 그 작가의 세계가 작품마다 일관성을 유지한다고 해서 비난받을 일은 아니지만 실리는 글들이 재탕, 삼탕이라면 오래된 독자로서는 사 보고 싶지 않다는 거였지. 하지만 그렇게 재탕, 삼탕 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다고 생각해. 선생님 글을 읽는 사람이 늘 오래된 팬은 아니기 때문이지. 더욱이 이 책은 인터넷 용어를 일상 생활용어 처럼 쓰는 젊은 아이들을 상대로 쓴 책이니 말이야. 새로운 독자들에게 자신이 쓴 글중 정말 이 글만은 소개하고 싶다는 글들은 재탕, 삼탕이 되고 있는 거겠지.
 

 어쨋든, 나는 또다시 선생님 책을 보게 되었어. 역시나 꽂히는 건 어쩔 수 없다고나 할까.

역시나 눈에 익은 구절들도 보이고 글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맥락의 글들도 보였어.

그리고 여전히 나에게 감동을 주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글들도 보였지.

 

 

"하늘로 보내는 겨울 엽서 - 하나님, 저는 아직 괜찮습니다." -p79

 

 언젠가 선생님은 이달의 테마에 하느님께 보내는 편지를 써 보라고 하셨어. 그때 선생님은 바로 이 글을 썼었나봐. 나는 한때 하느님을 원망했다는 회고로부터 앞으로는 잘 살아보겠다는 다짐까지 하고 있던 그 때에 선생님께서 단 한 줄, 저는 아직 괜찮습니다..를 쓰고 계셨던거지. 휴, 난 언제쯤 난 아직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괜찮다고 하는 것은 정말 괜찮다는 의미이기보다는 그냥 신경 끄십시오..에 가까울지도 몰라. 그리고 선생님이 괜찮다고 하신 의미는 어쩌면 자신은 아직 좀 더 살아야 한다는 의미였는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당신이 문화예술에 대해 높은 식견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영화나 소설에 서툰 칼질이나 해대는 악습 따위는 가르치지 마시란 말씀입니다. 제발 감상하는 습관부터 길러주시라는 말씀입니다. 당신은 예술작품도 발전을 위해서는 칼질을 감내해야 한다고 주장하시지만 당신의 막돼먹은 칼질이 때로는 위대한 예술작품을 살해할 경우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아, 오늘은 술맛이 왜 행주 빨아낸 구정물 맛인지 모르겠네." -p108

 

 "예술이 현실적으로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카알라일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그렇다, 태양으로는 결코 담배불을 붙일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태양의 결점은 아니다." -p51

 

 그리고 여전히 예술에 대한 애정이 담긴 글도 보였지. 예술에 대한 편견과 편애. 이것은 끊임없이 예술가들을 괴롭히는 문제가 되겠지.

 

 

 "오석같이 경도가 높은 낱말이 있는가 하면 찰떡같이 점성이 높은 낱말도 있다. 저 혼자 반짝거리는 낱말도 있고 저 혼자 바스러지는 낱말도 있다. 언어의 맛을 볼 줄 모르면 언어의 맛을 낼 줄도 모른다. 건성으로 읽지 말고 음미해서 읽으라. 분석 따윈 집어치우고 감상에 열중하라." -p133

 

 

 이런 글을 쓸 수도 있고, 이런 글을 알아볼 수도 있고,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는 경지에 오르려면 나는 얼마나 더 내 감성의 날을 갈아야만 할까? 정말 작가가 의도한 것에 반의 반만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외롭지 시리즈 - 한적한 산길을 걷다가 날개가 기막히게 아름다운 나비를 발견하고 탄성을 질렀는데, 곁에 있던 친구놈이 시큰둥한 목소리로 "너는 돈 안 되는 일에만 관심을 기울이는구나" 하고 씨부리면 지독하게 외롭지 말입니다." -p141

 

 하하. 공감해? 나는 적어도 저런 상황에서 지독하게 외로움을 느낄 수 있을 법한 자를 친구로 두고 있는 것 같애. 적어도 나를 지독하게 외롭게 만들지는 않을 친구들.

 

 

 

 "길을 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길을 가던 내가 잘못이냐 거기 있던 돌이 잘못이냐. 넘어진 사실을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인생길을 가다가 넘어졌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당신이 길을 가면서 같은 방식으로 넘어지기를 반복한다면 분명히 잘못은 당신에게 있다." -p28

 

 

 내가 나빳던 것은 아니었어. 하지만 결과적으론 나에게 해를 끼치는 일들이 반복되는 거야. 늘 나의 운을 탓해보면서 그냥 넘겨버렸지. 그러다가 어느 순간 독을 품게 되었어. 두번 다시는 그런 꼴을 당하지 않겠다...오랜 시간이 지나고나서야 알게 된거야. 나에게 잘못이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계속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그냥 체념하듯이 그냥 내가 다 잘못했다, 내 잘못이지 뭐,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나에게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지금은 그 문제에서 벗어나 보려고 하는 중이야. 더 이상 돌을 탓해서도 그리고 그걸 그냥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해서도 안 될것 같아.

 

 

 

 "낙엽에 쓰는 일기 - 이별해 본 적이 없는 이의 가슴에도 서늘한 이별의 아픔이 고이는 계절 - 가을." -p189

 

 선생님의 글은 짧은 글이라도 시 같은 그 흐름이 참 좋아.

 

 

 "인터넷을 떠돌다 보면 무식을 무슨 명문대 졸업반지처럼 손가락에 착용하고 유치찬란한 타발로 미친 칼을 휘둘러대는 또라이들도 많더라. 제 목구멍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주제에 허구한 날을 키보드나 끌어안고 타인을 비방하는 즐거움 하나로 살아가는 잉여인간들도 많더라. 하지만 그들도 정작 가슴을 들여다보면 저 깊은 외로움 어딘가에 아름다운 생각 하나쯤은 간직되어 있겠지?" -p197

 

 

 선생님의 세계를 이루는 한 부분일거야. 장외인간의 마지막 부분에서도 마지막은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아. 아픈 사람들을 끌어안으시기도 하지만 때로는 매몰차게 내치기도 하시지. 하지만 그렇게 내 칠 때도 선생님의 마음 한 구석은 이렇다는 말일 거야.

 

 

 "살아남는 비결 따위는 없어. 하악하악. 초지일관 한 가지 일에만 전심전력을 기울이면서 조낸 버티는 거야. 하악하악. 그러니까 버틴다는 말과 초월한다는 말은 이음동의어야." -p216

 

 ...위로가 될까.? 약간은 씁쓸한.

 

 

 

 

 책에 보면 정태련 선생님께서 그린 물고기 그림이 있는데

정말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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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디자인하라 - 패션CEO 원대연의 조언
원대연 지음 / 노블마인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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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가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저자의 성공스토리이기도 하다.
저자가 어떤 직책에서 어떤 의도로 어떤 전략을 통해 업계 1위의 자리에 올랐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 이야기의 핵심을 꼽자면 바로 가치라는 것이다. 실제로 성공한 기업, 그리고 꾸준히 고성장을 하는 기업을 분석해 본 결과, 대기업, 중소기업, 오래된 기업, 신생기업 등을 망라하고 '가치 혁신'을 기본전략으로 삼는 기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저자는 이러한 가치혁신을 통해 섬유산업으로 인식되던 의류산업을 패션산업,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인식시켜 놓았다. 이것이 바로 저자의 성공 키워드, 저자의 성공 컬렉션 중 대표되는 빈폴의 성공 키워드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패션사업에 대한 저자의 마인드와 비전, 그리고 자신의 회사 일화들을 통해서 가치혁신을 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했는지, 어떻게 반대들을 극복해 냈는지 등을 소개하고 있다.

 

 처음엔 그닥 끌리지 않는 책이었는데 일단 잡고 나니 술술 재밌게 읽혔다.

한 사람의 일대기랄까 성공신화와도 같기 때문에 흥미로운 요소이기도 하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브랜드가 어떻게 탄생했고 성장했는지에 대한 사례분석과도 같기 때문에 배경지식으로서도 도움이 될 듯 싶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근저에 흐르는 '가치'라는 것에 대한 호감이 이 책을 단숨에 읽어 내는데 큰 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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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아이라 재판소동
데브라 하멜 지음, 류가미 옮김 / 북북서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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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가 좀 작게 나왔구나. 책 표지 치고는 꽤 선정적인 그림이지 싶어.
 

 네아이라재판소동. 과거 아테네에서는 네아이라라는 고급 창녀와 관련된 소송이 있었고 그 소송에 따른 기록들이 일부 전해져온다고 해. 그 기록들을 수집, 분석해서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어.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도 꽤나 흥미롭지만 무엇보다도 저자가 노린 건 이 문서들을 통한 아테네 사회에 대한 구현이야. 아무래도 법정 기록이다보니까 그 시대 소송 절차는 어떠했는지, 또 그 시대의 시대상은 어떠했는지 등을 알 수 있거든. 예를 들면 아테네에서 외국인에 대한 규정들과 여성에 대한 규정들. 그리고 아테네에서 있었던 고급창녀들의 이야기와 정적을 겨눈 정치 소송 등 우리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해 주고 있지.

 

 타겟을 잘 잡은 것 같아. 네아이라라는 고급창녀말이지. 이 소송의 본질은 정치소송이지만 정치보다는 창녀라는 것을 내세워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지. 표지도 꽤 자극적이잖아? 

그런데 정작 이 책은 그렇게 자극적이고 흥미롭지만은 않았어. 조금은 지겹기도 했다고나 할까.

어떤 상황이나 사건을 통해서 그러니까 극중 인물들간의 대화나 정황을 통해서 아, 아테네 사회가 이랬구나 하고 안다기 보다는 문서상의 기록이 이러이러하니 그 시대상은 이러이러했을 것이다의 설명에 가깝다 보니 좀 지겹던 걸. 선뜻 와닿지 않기도 하고 말이야. 차라리 네아이라의 기구한 인생이 더 가슴에 와 닿았다고 할까. 그리고 저자는 기록이 남겨져 있는 쪽 보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지 않은 쪽의 편을 들고 있어. 그렇게라도 구도를 맞추려고 했던 것일까? 하지만 근거가 없는 주장이 반복되다 보니 양 쪽의 균형을 맞추려고 했다기 보다는 저자가 일방적으로 한 쪽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어. 이 부분도 좀 불만이었다고나 할까.

 

 

 뭐 어찌됐건 지겨워도 이 소송의 결말을 보겠다는 일념하에 계속 읽어내려갔는데 아아, 이렇게 허무할 수가. 뭐 애초에 이 책의 목적은 소송의 결말을 밝히는 게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그거 하나 바라보고 끝까지 읽은 나로서는 저자가 좀 야속했다고나 할까.

 

 그냥 그럭저럭 읽을만했던 것 같아. 그냥 의의는 좋았던 책? 나야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지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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