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아이라 재판소동
데브라 하멜 지음, 류가미 옮김 / 북북서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책 표지가 좀 작게 나왔구나. 책 표지 치고는 꽤 선정적인 그림이지 싶어.
 

 네아이라재판소동. 과거 아테네에서는 네아이라라는 고급 창녀와 관련된 소송이 있었고 그 소송에 따른 기록들이 일부 전해져온다고 해. 그 기록들을 수집, 분석해서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어.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도 꽤나 흥미롭지만 무엇보다도 저자가 노린 건 이 문서들을 통한 아테네 사회에 대한 구현이야. 아무래도 법정 기록이다보니까 그 시대 소송 절차는 어떠했는지, 또 그 시대의 시대상은 어떠했는지 등을 알 수 있거든. 예를 들면 아테네에서 외국인에 대한 규정들과 여성에 대한 규정들. 그리고 아테네에서 있었던 고급창녀들의 이야기와 정적을 겨눈 정치 소송 등 우리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해 주고 있지.

 

 타겟을 잘 잡은 것 같아. 네아이라라는 고급창녀말이지. 이 소송의 본질은 정치소송이지만 정치보다는 창녀라는 것을 내세워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지. 표지도 꽤 자극적이잖아? 

그런데 정작 이 책은 그렇게 자극적이고 흥미롭지만은 않았어. 조금은 지겹기도 했다고나 할까.

어떤 상황이나 사건을 통해서 그러니까 극중 인물들간의 대화나 정황을 통해서 아, 아테네 사회가 이랬구나 하고 안다기 보다는 문서상의 기록이 이러이러하니 그 시대상은 이러이러했을 것이다의 설명에 가깝다 보니 좀 지겹던 걸. 선뜻 와닿지 않기도 하고 말이야. 차라리 네아이라의 기구한 인생이 더 가슴에 와 닿았다고 할까. 그리고 저자는 기록이 남겨져 있는 쪽 보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지 않은 쪽의 편을 들고 있어. 그렇게라도 구도를 맞추려고 했던 것일까? 하지만 근거가 없는 주장이 반복되다 보니 양 쪽의 균형을 맞추려고 했다기 보다는 저자가 일방적으로 한 쪽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어. 이 부분도 좀 불만이었다고나 할까.

 

 

 뭐 어찌됐건 지겨워도 이 소송의 결말을 보겠다는 일념하에 계속 읽어내려갔는데 아아, 이렇게 허무할 수가. 뭐 애초에 이 책의 목적은 소송의 결말을 밝히는 게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그거 하나 바라보고 끝까지 읽은 나로서는 저자가 좀 야속했다고나 할까.

 

 그냥 그럭저럭 읽을만했던 것 같아. 그냥 의의는 좋았던 책? 나야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지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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