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감독이 잘못한거다. 그렇게 역량 없는 감독은 아니거늘...영화를 어찌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제작비가 모자랐는지, 제작 과정에서 뭔가 트러블이 있었는지..하고 짐작해 볼 뿐이다.
이 영화에서는 왕의남자에서 보여줬던 조연들의 감초연기가 없었다. 왕의 남자에서는 그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영화를 꽤 많이 지탱해주고 있었는데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에서는 저 세 배우가 영화 전체를 이끌어 나가야만 했고 그러다보니 세 배우의 캐릭터가 극 중에 잘 녹아들었다기 보다는 이 셋만 너무 극명하게 튀어 보여서 오히려 영화에 몰입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야기 구성도 감칠맛 나지 않았고. 그저 저마다의 이유와 목적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만 보여줬다고 할까.
각자의 이유와 목적이 어우러져 하나의 큰 이야기를 그려야 할텐데 그렇게 잘 어우러지지 못한 것 같다. 그렇기에 기라성 같은 배우들을 데려다가 찍었는데, 그 배우들도 그 이름값을 연기로 증명했는데도 불구하고 영화는 엉성했고, 허무했고, 무엇보다도 재미가 없었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 의미를 찾자면, "꿈" 이었다. 모두를 살게 하는 꿈, 모두를 죽게 하는 꿈, 혼자 꾸는 꿈, 함께 꾸는 꿈 등 이 영화는 칼 보다는 꿈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 같다. 그리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은 오직 백성들 뿐이라는 것도.
영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런식으로 이어나간다면 이제 영화 마지막 장면만 보고도 아, 이준익 감독 작품이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생기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꼭 이 말 한마디 하고 싶은데...한지혜는 왜 나온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