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적 체질 문학과지성 시인선 375
류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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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을 작사하신 류근님께서 드디어! 시집을 내셨습니다.  

서정 시인 류근님의 시는 근래 나오는 시집으로는 드물게 재판에 들어갔다고 하네요!   

정말 재밌고, 또 손에서 쉽사리 내려 놓을 수 없는 시들을 만나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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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트 로커 - The Hurt Locke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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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의 아바타를 제치고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라길래 챙겨봐야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여성이 그것도 한국에선 개봉조차 되지 않은 작품으로 전 남편의 아바타를 꺾고 6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니 어찌 아니 궁금할쏘냐. 이런 수식어 말고도 그년는 그녀자체로도 충분히 훌륭한 감독이긴 했지만.

폭발물 처리반의 핵심멤버인 3명은 각기 다른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데 감독은 이 세 인물을 통해 전쟁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그 전쟁 속에서 인간이 어떤식으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잘 보여줬다. 먼저 영화 시작하자 마자 운명을 달리한 중사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는 막내역의 병사. 이 친구는 결정적인 순간에 적을 사살하지 못했기 때문에 중사가 죽음을 맞이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있다. 있을 법한 일이다. 갑작스런 위기 상황 속에서 사람을 죽여야 할 때, 냉철한 판단력과 대담함으로 바로 헤치워야하는 게 군인의 임무이겠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쉽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 이 병사는 자기 혼자서도 적을 헤치울 수 있는 군인으로 성장한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이의 죽음을 겪어야 하기도 했는데 그 장면에서 나는 시나리오 쓴 사람이 좀 고약하다고 느꼈다. 이 친구에게 너무 잔인하게 구는 거 아냐! 너무 큰 짐을 지우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을 했지만 아마도 그것이 좀 더 리얼리즘에 가까운 것이겠지. 제임스처럼 자신의 용맹함으로 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병사보다는 이렇게 재수 없게 하나씩 하나씩 마음의 짐을 쌓아가는 병사들이 더 많은 거겠지.

두번째로 샌본. 샌본은 폭발물 처리를 위해 위험지역에 투입되는 중사의 생명을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 그러하기에 좀 더 예민하게 나온다. 이미 자신이 모시던 상사를 잃어봤기에 해드셋을 집어던진 새로운 상사에게 주먹을 휘두르기도 한다. 전쟁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후방에서 중사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샌본은 그러하기에 사사건건 중사와 부딪히기도 하는데 이 샌본 역이 가장 보편적인 군인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이런 지긋지긋한 곳에서 살아나가기만을 희망하는. 용감하게 책임감있게 임무를 수행하긴 하지만 전쟁에 염증을 느끼며 하루 빨리 이 곳에서 벗어나기만을 바라는.

마지막으로 제임스. 바로 중사인데 이 친구가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이지 않을까. 자신의 넘쳐나는 아드레날린을 주체하지 못한 인물, 바로 전쟁은 마약과도 같다는 말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인물이다. 이런 중사의 용맹함은 양날의 칼과도 같아서 아주 위험한 임무를 잘 수행해내어 모두에게 득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불필요한 작전을 전개해 팀원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 그는 늘 목숨을 건다.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늘 목숨을 걸고 전투에 임한다. 팀원들도 그러기를 바랬던 것일까? 의아하게도 이 중사는 아군의 죽음 보다는 자신과 잠깐 알고 지내던 한 이라크 소년의 죽음에 더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전쟁은 어른들의 일이라 생각했는데 그 어린 것이 폭탄의 도구로 사용되니 그제서야 전쟁의 참상을 깨달은 것일까? 전쟁이 자신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재미있어하는 것을 하게 해 주는 장이었는데 그것이 한 아이의 삶을 그렇게 비참하게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는 것일까?

사실 난 앞에 두 병사의 모습은 공감이 가는데 중사에게는 그다지 몰입하지 못했다. 그저 저런 인간들이 나쁜 마음을 먹게 되면 바로 전쟁을 일으키는 거겠지..라는 생각 뿐. 현재는 자신의 용맹함을 폭발물을 처리하는 데 사용하고 있지만 그러한 상황이 모두 종결되고 나면..바로 저런 사람들이 또 다시 전쟁을 일으키려는 음모를 꾸미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전쟁에 중독되어 버린 사람이지 않은가. 마약쟁이가 약이 없다고 약을 하지 않던가. 자신의 영혼을 팔아서라도 약을 구하는 것이 약쟁이들이지 않은가. 전쟁의 경우엔 자신의 영혼 뿐만 아니라 수천 수만의 혼을 팔아야 한다는 것에 더 큰 심각성이 있는 것이겠지만.

마지막으로, 생각해보니 이 영화는 단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았다. 그것이 촬영방식 때문인지, 편집 때문인지, 스토리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딱히 무엇 때문이다라고 꼽을 수는 없지만 영화 보는 내내 영화에 집중하며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던 좋은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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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트 로커 - The Hurt Lo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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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마약과도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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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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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에게 매 맞는 엄마의 장면이 나오고, 이를 보고 집을 뛰쳐나간 딸은 친구에게 자기는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는 말을 한다. 딱 여기까지 보고 나는 '아, 내가 실수했구나.' 했다. 이 실수했구나..하는 감정은 점점 정말 내가 봐서는안 되는 영화를 보고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바뀌어갔다. 

나는 남편에게 매 맞는 엄마는 가져봤지만, 그런 집안 상황을 비관도 해 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고 내새끼..라고 하며 아낌없이 딸을 사랑해주는 엄마는 가져보지 못했다. 이 엄마에 대한 설명을 구구절절히 하지 않겠다. 정말 딸을 아주 끔찍히 사랑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생각하면 대충 맞을 것이다. 이런 어머니의 무한 사랑을 보면서 나는 두 가지 생각을 했다. 

내가 이런 엄마를 가졌더라면 나는 좀 더 다른 사람이,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 나도 내 가족을 위해, 내 부모를 위해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좀 더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우연찮게도 어제 본 무릎팍 재방에 타블로가 나왔는다 타블로가 그러더라. 외국인 교장 앞에 고개 숙이는 아버지를 보면서 그런 가족들의 희생이,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생각해보니 나도 한 때는 누군가에게 내가 잘못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면 그 사람이 얼마나 마음 아파할까를 생각하며 오히려 더 바르게 살겠다고 삐뚫어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날이 있었다. 그리고 그 때가 가장 학업 성취도가 좋았던 것 같다. 

또 다른 생각은, 정말 세상 엄마들이 다 이래??라는 것이다. 나의 어머니도 이러지 않았고 내 친구의 어머니도 저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저게 과연 지금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어머니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장면 장면 조각내어 놓는다면 그 중 어느 한 장면 쯤은 나도 가져봤을 것이고 다른 이들도 가져봤겠지만 정말 이 영화처럼 이렇게 자식을 끔찍히 사랑하는 어머니가 그리 흔할까 싶기도 했다. 그래도 그 모진 매를 맞으면서도 이혼하지 않았던 건 바로 자신의 빈 자리를 대신 채워야 할 그 딸 때문이었다는 것은 많은 어머니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영화를 보다 보면 저 딸이 왜 갑자기 내려와서 어머니에게 저렇게 잘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데, 영화는 지극히 진부했지만 진부함 속에서도 신선함을 찾고 싶었는지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의 또 다른 버전이 눈에 띄었다.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은 부모가 있을 때 잘하라는 말도 되지만 자신이 존재할 수 있을 때 그 때 잘 하라는 말도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나중에 좀 더 형편이 나아지면..이라고 하면서 미루지만 따지고 보면 나중은 없다. 사랑에 어찌 나중이 있을 수 있을쏘냐. 그 나중엔 이미 마음이 식었거나 마음이 있어도 상황이 따라주지 않거나 할 확률이 더 높은 것이 세상의 이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어버이날에는 엄마가 사달라고 하던 반지나 하나 해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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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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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오른소매로, 콧물은 왼소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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