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만시아.사기꾼 페드로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13
미겔 데 세르반테스 지음, 김선욱 옮김 / 책세상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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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곡을 읽다보면 희곡의 번역에는 정확성 이외의 다른 요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히 든다. 바로 연극성에 대한 이해이다. 희곡의 언어는 상연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읽는 맛이랄까, 그것을 말로 표현했을 때의 생동감과 운율이 살아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그러한 요소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특히 “사기꾼 페드로”를 직접 소리를 내어서 읽었을 때는 얼마나 즐거웠는지. 그것은 세르반테스의 뛰어난 문학성에 기대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역자의 연극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번역이 한몫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누만시아”는 “사기꾼 페드로”가 주는 즐거움과는 달리 비장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스페인의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이 비극은 전쟁의 광기,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고통과 폭력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조용한 독서가 지루하다고 생각될 때 희곡집을 펼쳐서 소리내어서 읽어보라. 그 안에 살아서 펄떡이는 언어가 있음을 알고는 놀라게 될 것이다. 이 책은 그 언어의 발견을 위한  좋은 안내자가 되어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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