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1주일 전에 약혼자에게 채인 고등학교 교사 료스케, 자신 없는 무료한 일상에 지쳐있는 호텔직원 미칸, 오래전 이혼한 후 규동집을 운영하며 아무런 희망없이 홀로 지내는 미도리카와, 전업주부로 남편과 아이들에게 외면당한 자신의 정체성에 회의를 갖는 오리에, 재혼한 엄마와 계부를 인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와타루, 부모님이 정해준 인생행로를 거부하며 집을 뛰쳐나온 부잣집 딸 아이, 베스트셀러 작가지만 공허한 내면을 지닌 이치로, 서로 다른 사연을 지닌 이 일곱 명의 사람들은 어느날 규동 집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 이들은 모두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것도 아주 간절하게. 그것은 사랑일까? 드라마의 제목 "사랑이 하고 싶어x3"인 것만 본다면 그들이 찾는 것이 연인에 대한 사랑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야기는 단순하게 연인을 찾는 과정으로 직진하지 않는다.

  "사랑이 하고 싶어x3"의 이야기는 료스케와 아이, 미칸의 삼각구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는 딱히 누구를 주연배우로 볼 것인가를 말하기가 어렵다. 일곱 명의 인물들이 가진 이야기는 회를 거듭하며 균등하게 전개된다. 각각의 인물들이 한회의 내래이션을 이끌어가면서 자신의 삶과 그것에서 이끌어낸 성찰을 마치 일기를 쓰듯 풀어내는 점도 인상적이다.

  일곱 명의 인물들은 모두 하나같이 외치고 있다. "외롭다. 외로워서 미칠 것 같다. 그래서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고 함께 하고 싶다." 이 외침은 만남을 갈구하게 되고 그래서 인물들은 새로운 만남 속에서 관계를 맺고 그 속에서 자신이 찾는 것을 확인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들이 정작 대면한 것은 연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모습이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지금의 선택으로 앞으로도 행복할 수 있을 것인지 인물들은 끊임없이 자문하고 성찰한다. 마침내 그들은 알게 된다. 자신이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음을,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자신과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임을...

  이 드라마가 결국 보여주는 것은 연인을 찾아 떠나는 이들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길을 진지하게 묻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다. 스스로의 모습과 삶에 자신을 갖지 못하고 흔들리는 이에게 사랑은 또 다른 짐일 수 밖에 없으며 혼란스러움을 더하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일곱 명의 인물들은 다른 이를 사랑하기에 앞서 중요한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임을 깨닫고 그 길을 찾아 나선다. 결국 자신의 내면을 채워줄 그 무언가를 열렬히 찾아 헤매던 그들은 답을 얻었다. 그제서야 그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진정한 사랑도 찾게 되었다는 것은 결코 드라마적인 설정만은 아닐 것이다. 

  마지막회에서 료스케는 아름답게 변화된 미칸을 바라보며 외친다.

  "네가 지금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너 자신과 너의 삶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일 거야."

  어쩌면 료스케의 이 말은 자신의 길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들려주고픈 소중한 격려일 수도 있지 않을까? "사랑이 하고 싶어x3"의 인물들은 진정한 사랑이 하고 싶은 이들에게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것은 아주 평범해 보이지만, 그래서 놓치기 쉬운 진실에 관한 것이다. 나를 사랑할 수 있을 때, 내 삶의 모든 것을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에라야 사랑은 찾아오는 것임을, 아니 발견할 수 있다는 진실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자신의 진정한 길을 찾는 이들의 마음 속 깊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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