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라는 말을 떠올릴 때 과연 정확하게 그 시간이 어느정도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아무리 넉넉히 잡아도 이십대 후반까지가 아닐까? 그런면에서 본다면 "오렌지 데이즈"의 주인공들은 청춘의 빛나는 순간에 있는 이들이다. 카이와 그의 친구인 쇼헤이와 케이타, 사에와 친구 아카네, 이렇게 다섯명은 오렌지 색 노트에 자신들의 고민과 생각을 적어가며 가까워진다. 이야기가 이쯤되면 아주 흔한 청춘 드라마려니 생각하기 쉽지만 오렌지 데이즈는 반짝반짝 빛나는 청춘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 뒷면의 예민하게 흔들리는 젊음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본 이들은 "아, 나도 그땐 그랬어"와 같은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카이와 사에의 쉽지 않은 연애의 과정이 이야기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긴 하지만 드라마가 보여주는 것은 꿈과 이상을 찾아가는 젊은 날에 관한 것이다. 사진에 관심이 있지만 자신의 재능에 회의를 느끼고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는 쇼헤이, 괜찮은 직장에 취업이 확정되었지만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일까 묻는 케이타와 아카네, 잃어버린 청력과 음악에 대한 열망 사이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사에, 전공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카이, 그 다섯명의 청춘들이 껴안고 있는 어려움은 그 시기를 지나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겪어 보았을만한 것이다.

  "오렌지 데이즈"는 그들이 보내는 순수함과 생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찬 청춘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그 시간이 지난 후에는 무료하고 지친 일상을 버틸 힘이 되어주는 아름다운 기억이 되기 때문이다. 그 소중한 시간들을 보내면서 카이와 사에는 서로가 일생에 빛이 되어주는 존재임을 알게 되고, 쇼헤이와 아카네는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힘을 얻으며, 케이타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가업을 물려받겠다는 결심을 한다.

  문득 청년 심리학 강의를 들었을 때가 떠오른다. 인간에게는 각 발달단계마다 성취해야만 하는 발달과업이 있다. 그것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수행했느냐에 따라 다음 발달 단계의 성취가 달라지는데 일과 사랑은 청년기의 발달과업이다. 자신이 살아가면서 해야할 평생의 일, 그 시간을 함께 할 단 한명의 소중한 사람을 청춘의 날들 속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 두가지를 찾아가는 청춘의 날들은 반짝반짝 빛나지만 그 빛남의 뒷면에는 그에 못지않은 아픔과 고민이 있다는 것을 그 시간을 건너간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오렌지 데이즈"의 주인공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힘이 되어주면서 그 시기를 지나간다.

  "너는 내 생의 빛이었어."

  사에는 카이에게 고백한다. 이제 막 어둑어둑 해지려는 길 위에서 그렇게 한줄기 빛이 되어주는 무언가를 찾아가는 시간, 그것이 사람이든 일이든 좋다. 그것을 찾는 청춘의 시간은 아름답다. "오렌지 데이즈"는 바로 그 빛나는 날들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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