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바흐 :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 전집 [2CD]
바흐 (Johann Sebastian Bach) 작곡, 포저 (Rachel Podger) / Channel Classics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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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만약 무인도에 가게 되었는데 가져가야할 단 한가지를 선택한다면 무엇으로 하겠는가? 아주 오래전부터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변함이 없었다. 바흐의 음반들이다. 무인도에서 바흐의 음반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마는 아무튼, 심정적으로는 그 음반들만 있으면 아주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바흐는 여전히 나의 음반 구매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다. 이번에 구입한 레이첼 포저와 트레버 피녹의 연주 음반은 정말 근래에 보기드문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쳄발로 연주자이기도 하고 지휘자로도 좋은 평가를 받는 트레버 피녹에 비한다면 포저는 내게 다소 낯선 이름이었다. 그러나 이미 음반을 구입한 이들의 호평이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역시, 레이첼 포저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포저가 들려주는 바흐의 선율은 정말이지 너무나 포근해서 추운 겨울의 따뜻한 외투를 연상케 한다. 유려할 뿐만 아니라 명료한 포저의 연주는 트레버 피녹의 반주와 훌륭한 조화를 이루어낸다. 두 명의 연주자가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며 놀라운 화음을 들려주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개성이 뛰어난 연주자일 경우 더욱 그러하다. 트레버 피녹의 반주가 돋보이는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제 가을이 깊어가게 되면 옷깃을 여미게 될 날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 음반이 든든한 겨울 외투처럼 내 옆에 있어줄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뿌듯해짐을 느낀다. 따뜻한 바이올린의 음색과 매력적인 하프시코드와의 화음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꼭 들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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