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원(怨)


하루종일 나무는
몸을 뒤틀며 앓았다
끅끅거리는 울음소리는
퍼렇게 날이 서 있다

무도(無道)한 세상의
비뚤어진 웃음
구겨진 너의 넋을
반듯하게 펼 수 없구나

원(怨)으로 채워진
커다란 바람이
작은 창문으로
미어지게 들어온다

가난하고 힘없는
작은 아이야
사뿐사뿐 가거라
가여운 눈물이
마르기 전에 얼른
바스러지는 봄의
바람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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