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32분


잠이 오질 않아
가만히 오늘을
거슬러 그래,
너무 진한 커피를
커다란 컵에다
오후 6시에

누렇게 번득이는
송홧가루의 밤
널 아무리 생각해도
머리카락 한 톨도
가져올 수 없구나

한 올의 미련조차
남기지 않으면
참 좋을 텐데
정말 그럴 텐데

버석거리는
흰머리를 쓸어
거울에 담는다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트로트 가사는
참으로 가짜

누리끼리한 벽지
오래된 시계의
형광색 분침(
)이
소리 내어 우는
새벽 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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