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날의 시인


의류 수거함에
비어지게 나온
구겨진 와이셔츠
그것들은 영영
입을 수 없는가

길 건너편 공사판
바닥에는 흐린
솜뭉치 날리는
와이셔츠의 미래
주단으로 펼쳐져 있어

버려져 누워있는
먼 훗날 나의
관짝 같은 장롱
남은 날들을 헤아려
고개를 주억거리며

이상한 날이다
어쩌다 읽은
시들은
모두 죽은 이들
젊은 나이에
불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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