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花草)


이파리가 축 늘어진
천리향이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다

부엌 개수대에
수돗물을 틀어놓고
타박을 한다
목이 마르면
말을 해야지

게발선인장은
사랑초와 동거 중이다
사랑초가 비틀어질
무렵에 물을 준다
행복한 동거

10년 동안 50센티
자란 비파나무는
언제 꽃을 피울지
화분이 작다는 건
알지만 모른 척한다

너희들을 한 번도
내 새끼들이라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만약 그랬다면
아프고 그리웠겠지
 
겨우 목을 축인
천리향 기어코
달구어진 한낮
베란다에 들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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