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사라다


엄마는 사라다를
정말 잘 만드셨어
요리를 좀 하시는
편이었지 하지만
난 엄마처럼 그런
재주는 없어 가만
생각해 보니 이유가
있더군 아주 간단한
이유 그건,

절대로 레시피를
따라서 하지
않기 때문이야

무슨 요리의 대가도
아니면서 계량컵과
스푼은 철저히
무시하며 요리의
순서도 바꾸어버려
뭐 내가 잘났다고
생각해서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귀찮아서 그래

최근에는 나만의
새로운 요리를
개발했어
냉장고에는 이런
저런 식재료들이
굴러다니기 마련이지
그런 자투리들을,

죄다 그러모으는 거야

견과류 조금
파프리카 몇 조각
살짝 물크러지려는
양상추 한 움큼
조각난 햄
옥수수 통조림
그리고 뭐가 있더라
그래, 귀리가 있었지

마요네즈에 버무리고
밀폐용기에 나누어
넣고 냉동실로
보내버려

그게 무슨
맛이냐고?

미니멀리스트의
삶은 생각보다
고달파 맛에
집착하는 삶에서
자유로워지는
거야 천천히
읽으면 어차피
똑같은 걸
사라다 사라다
사라다 냉동
사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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