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봄비
 

덥고 눅눅한 공기
이상고온의 4월
귀신같이 아픈 오른쪽
귀는 비의 일기 예보

지기 시작한 꽃들을
보러 나간다 라일락과
겹벚꽃 스러지는 모든
것들은 아프고 서러워
멀리서 보이는 흰꽃의
큰 나무 한 그루
세상에, 라일락 나무야
아마도 서른 살쯤
견디고 견디어낸
무명의 삶 말없이
건네는 경외의 인사

재활용품 수거장에
나온 낡은 장롱 안
키 작은 의자 둘이
등을 대고 의지하며
어차피 인정사정없이
쪼개어질 너희들의
미래 그래도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가만히 귀 기울여
내일의 봄비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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