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개장
며칠 전부터 그 자개장은
쏟아지는 햇빛을 하릴없이
맞고 있었다 언제 적 자개장
이냐 엄마가 시집올 때
해왔던 자개장을 버린 게
언제더라 그 자개장하고
비슷하게 생긴 자개장
이제 그렇게 품이 많이
드는 자개장을 만드는
사람도 없다는데 아니,
자개장을 찾는 사람들이
먼 시간 속으로 가버려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은색과 연보라색 회색이
섞인 자개 무늬 공작이
애처롭게 눈웃음을
짓지만 나는 공작새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어서 그저 가만히
새의 깃털을 어루만져
주고 뒤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