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밤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이 오는 약이라
밤에 먹는다 그런데
잠이 오지 않는다

눈은 말똥가리
정신은 락스
냄새가 나는듯

가려움과 통증에
시달린 몸은
넝마 같다

낮을 지우기 위해
밤에 시를 쓴다

재능에는 절실함이
없다 재능만으로 쓴
시는 너무 매끄러워서
멀리 가지 못한다

좋은 시는
한 줌의 광기를
필요로 한다
미치지 않기 위해서
시를 쓰는 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