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바람이 오지게도
부는 봄밤
부엌 창문을 닫으며
기억에 스며든
한기를 느낀다

먼저 눈을 감은 사람들
그리고 인생의 어그러진
어떤 선택에 대해서도
돌이킬 수 없는

쓰린 속에 생강차를
들이킨다 더 속이
쓰리게

안방의 벽을 타고
옆 라인의 소리가
들려온다 죽을 듯
토하는 중이다
그의 병증은
참으로 오래되었다

나는 그의 쾌유를
빌지 않는다 아마
그도 나을 생각이
없는 듯하다

하릴없이 앉아서
시를 쓴다
좋은 시란 무엇인가
생각하면서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그렇게 쓰려다가
그만둔다 이미
임자가 있다

봄을 잃고
나는 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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