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 법


방안에 들어온 코끼리를
본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그 코끼리를 토막 내기 시작했다
그 살점들을 진열해 놓고
이것은 어느 부위인가를
토론했다 누구는 다리라고 했고
누구는 코라고 했다 또 다른 누구는
코끼리의 꼬리라고 토론은
밤새도록 이어졌다 동이 터오자 누군가
살점 하나를 자신의 얼굴에 문지르면서
이렇게 말했다

시는 말이야
결국 이렇게 몸으로 느끼는
거야 마침내 그걸 보던
구경꾼이 소리질렀다

이봐 정말 그렇다면
넌 놀이공원에나 가봐
거기 놀이기구에서
몸의 떨림을 느끼는 거지

내가 하나 알려주지
시를 읽는다는 건
네 머릿속 뇌수에
멋대로 돌아다니게
풀어두는 거야
네 몸뚱아리로 느끼는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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