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자


거실과 베란다에는 열댓 명의 청소부들이
있었다 소파에 앉아계시던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저 사람들 차 대접이라도
해 주려무나 나는 더러운 그들이 싫었다 엄마는
부엌에서 커피와 과자를 내왔다 걸신들린 것처럼
그들은 음식을 먹었고 내가 좋아하는 비싼 덴마크
쿠키를 엄마는 기꺼이 선물로 싸주었다 나는 엄마와
큰소리로 싸웠다 마침내 그들이 갔다

세 명의 늙은 여자들이 초인종을 눌렀다
집을 한번 봐야겠다고 하더니 신발도 벗지 않고
들어왔다 나비 모양의 안경을 쓴 푸른 염색 머리 여편네가
내 방에 왔다 나는 여자의 머리채를 휘어잡고는 현관까지
힘겹게 질질 끌어내었다

아픈 몸을 들쑤셔대는 불운은
입안의 모래처럼 굴러다니지만
도무지 뱉어낼 수가 없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기운 없는 자식을 대신해서 침입자들을
먹을 것으로 달래려고 아버지 아버지
마침내 독살스러운 늙은 년 셋을 쫓아냈답니다
이젠 병이 좀 나으려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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