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내가 시를 쓰는 이유


요새 내가 시를 쓰는 이유는
참새 때문이다

짹짹 찍찍

참 시끄럽기도 하지

얘, 그게 시니?
시가 맞아?

내 정신머리로는
네 시가 이해가 안 돼

그런데 아무튼
난 참새가 정말 고마워

너 때문에
시를 쓸 용기를 얻었거든
진짜

참 같잖은 말도
시가 되는 시대

뭐 어떠니

너처럼 나도
이렇게 시시껍절한 말로
시를 쓰는데

그래도 뭔가 부끄러운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백주 대낮 사거리에
벌거벗고 서 있는 느낌

비웃는 거 알아
그래도 써야 한다는 거 알아

인생도 한때
시도 한때

그래도 누군가의 가슴을 후벼팔
그런 시를 쓰고
싶다

참새야
고마워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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