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화대혁명의 새로운 영화적 변주, Crossing The Border - ZhaoGuan(2018)

  영화 'Crossing The Border - ZhaoGuan(2018)'는 격동의 시대를 지나온 중국 노년의 세대에게 경의와 고마움을 표시한다. 분명 그들의 세대는 스러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 삶의 지혜와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감독은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자신의 친할아버지를 추억한다고 썼다. 새로운 세대의 영화인으로서 감독 Meng Huo는 비극과 공포로 점철된 중국 현대사를 인본주의적 관점으로 포용한다. 이 영화는 마오쩌둥과 그의 정치적 오점인 문화대혁명이 지금의 세대에서도 여전히 영화적으로 변주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3/06/crossing-border-zhaoguan2018.html


2. 관계와 삶에 대한 응축된 편린, Return to Seoul(2022)

  영화 'Return to Seoul'은 관객을 한국인 입양 여성의 지난한 내적 여정으로 초대한다. 모든 관계에는 고통이 따르며, 그것을 받아들이는 일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관객은 그 생경한 여행 속에 관계와 삶에 대한 응축된 편린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3/05/return-to-seoul2022.html


3. 기후 변화가 가져올 묵시론적 미래, Utama(2022)


  영화 'Utama'는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전지구적 파고에 스러지는 개인의 삶을 관조한다. 기후 변화는 거친 산악 지대에서 유목을 하며 살고 있는 원주민의 삶을 무너뜨리고 있다.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그들에게 그곳을 떠나라고 쉽게 말할 수 없다. 그들에게 삶의 방식을 바꾼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Utama'는 환경파괴를 가속화하고 있는 인류가 언젠가 마주하게 될 묵시론적 미래를 펼쳐놓는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3/04/utama2022.html


4. Jerzy Sladkowski 감독의 다큐멘터리 2편: Bitter Love(2020), Vodka Factory(2010)

   'Bitter Love'는 사랑과 외로움, 관계에의 열망을 피상적으로 그려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Jerzy Sladkowski는 볼가강 유람선이라는 제한된 공간 속 사람들을 통해 오늘날의 러시아인들이 직면한 내적 공허함을 드러낸다.

  'Vodka Factory'를 보는 관객들은 타티나아와 발렌티나 모녀와 같은 삶의 여정을 지금도 누군가 걸어가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마치 잘 연출된 한 편의 영화 같은 이 다큐는 주변부 여성의 삶이 인습적 사회 구조와 충돌하는 지점을 포착한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3/04/jerzy-sladkowski-2-bitter-love2020.html


5. 소녀의 어린 시절이 끝나갈 때, Children Of The Mist(2021)

  감독 Ha Le Diem은 이 다큐가 마음 속 질문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이 사라진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Diem도 베트남의 소수 민족 출신으로 Diem의 주변 사람들 가운데 아주 어린 나이에 결혼한 이들이 있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은 무려 4년의 시간이 걸렸다. Diem은 3년의 시간을 Di의 가족과 함께 했다. 거기에 더해진 1년의 시간은 촬영한 영상의 편집과 번역에 소요되었다. Diem은 몽족의 언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촬영을 했고, 신뢰를 쌓으며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이 다큐를 인내심과 탐구심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하겠다. 이 다큐를 통해 관객은 낯선 땅 소수 민족 소녀의 삶을 날것 그대로 마주한다. 무엇보다 이 다큐는 감독에게 의미가 있을 것이다. 'Children Of The Mist(2021)'에는 여성 감독이 마음 속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겨있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3/04/children-of-mist2021.html


6. 경외와 관조, Haulout(Выход, 2022)

  러닝 타임 25분의 이 간결한 다큐는 관객에게 관조와 명상의 시간을 제공한다. 우리들 대다수는 먹고 사는 일에 매여서 산다. 하지만 차킬레프처럼 자연과 진리에 매혹된 이들은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그 길은 돈이나 명예와는 거리가 멀다. 다큐 'Haulout'은 단순하고도 아름다운 열정을 지닌 이들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숙고하게 만든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3/03/haulout-2022.html


7. 사설 구급차 뒷편에서 바라본 도시의 심연, Midnight Family(2019)

  Luke Lorentzen은 오초아 가족의 '사설 구급차'를 타고 거대 도시 멕시코 시티의 심연을 탐색한다. 그리고 그의 다큐멘터리적인 모험은 성공했다.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은 그가 다큐 제작자로서 오초아 가족과 맺은 견고한 신뢰에 있다. 무려 3년 동안 Luke Lorentzen은 오초아 가족의 구급차 뒷편에서 시간을 보냈다(기사 출처: www.npr.org). 이 다큐에 드러난 불법과 합법의 미묘한 회색지대는 오초아 가족의 관대한 허락이 없이는 담아낼 수 없다. 'Midnight Family'는 관찰 대상에 대한 신뢰와 이해, 거기에 더해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탐구 의식도 보여준다. 구급차에서 밤을 보내는 오초아 가족을 찍기 위해 감독은 스스로 그 가족의 일원, 도시의 일부분이 되었다. 'Midnight Family'는 좋은 다큐멘터리가 무엇인가에 대한 모범 답안으로 손색이 없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3/03/midnight-family2019.html


8. 전후 미국의 필름 느와르 1: Raoul Walsh 감독의 'White Heat(1949)'

  전후 미국 여성들은 주부, 아내,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요청받았다. 'White Heat'의 Ma의 캐릭터에는 가정에 안착하지 못하는 어머니로서의 여성에 대한 비난이 내포되어 있다. 영화는 Ma의 모성을 범죄자의 파멸적 최후와 병치시킨다. 그렇게 영화 'White Heat'는 안온한 가정을 만들어낼 수 없는 어머니와 모성을 단죄한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3/02/1-raoul-walsh-white-heat1949.html


9. 전후 일본 영화(Post-war Japan Movie, 1946-1955) 1편: 은빛산의 끝(銀嶺の果て, Snow Trail, 1947)

  GHQ는 일본 국민이 침략 전쟁을 일으킨 과거를 참회하며 전후 재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길 원했다. 미군정 치하에서 제작된 영화 '은빛산의 끝'은 영화가 정치적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포장할 수 있는 문화 전략임을 입증한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3/01/post-war-japan-moive-1946-1955-1-snow.html 


10. 전후 일본 영화(Post-war Japan Movie, 1946-1955) 2편: 어느 멋진 일요일(素晴らしき日曜日, One Wonderful Sunday, 1947)

  희망이란 결국 존재하지 않는 것들로부터 마음으로 무언가를 건져 올려내는 일이다. '어느 멋진 일요일'에는 폐허의 잔재 위에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춘들의 초상이 아로새겨져 있다. 구로사와 아키라는 암울한 청춘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도 한줄기 희망의 빛을 드리우는 일을 잊지 않는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3/01/post-war-japan-moive-1946-1955-2-one.html


11. 비밀과 거짓말, The Quiet Girl(2022)

  영화 'The Quiet Girl(2022)'은 관객들에게 영화가 줄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선물한다. 그것은 근원적 정서의 교감(交感)이다. 9살 소녀 카이트가 느끼는 외로움과 슬픔, 기쁨, 그리고 아스라하게 감지되는 생의 의미까지 관객은 그 모든 것을 함께 한다. Colm Bairéad 감독은 아일랜드의 평화로운 풍광 속에 한 소녀의 내적 여정을 아로새겨 넣는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3/01/quiet-girl2022.html


12. 12년의 기다림, Emily the Criminal(2022)

  감독 John Patton Ford는 자본주의의 촘촘한 그물망 속에서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것, 그 생존의 의미를 묻는다. 영리하고 치밀한 이 스릴러 영화는 관객에게 재미와 함께 쓰디쓴 성찰을 가져다 준다. 에밀리 역의 Aubrey Plaza는 뛰어난 현실 밀착형 연기로, 그리고 이 영화의 제작자로서 'Emily the Criminal(2022)'에 놀라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2/12/12-emily-criminal2022.html


13. 실패한 부성(父性)의 서사, Guillermo del Toro's Pinocchio(2022)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는 원작의 세계를 과감하게 해체해 버리고 그 자리에 실패한 아버지들의 서사를 이어붙였다. 이 새로운 '피노키오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어른들로 하여금 현재 자신이 맺고 있는 부모-자식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것을 요청한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3/01/guillermo-del-toros-pinocchio2022.html


14. EO(2022): 당나귀 EO,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의 풍경으로 들어가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인간이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와 맺고 있는 관계가 매우 이기적이고 야만적임을 보여준다. 영화 'EO'는 떠돌이 당나귀의 눈을 통해 인류세의 어둡고 파괴적인 이면을 폭로한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3/01/eo2022-eo-anthropocene.html



15. Shirley Clarke의 실패한 타자성 탐구, Portrait of Jason(1967)
 

  부유한 백인 가정 출신인 셜리 클라크는 하층 계급 흑인 동성애자의 이야기를 다큐로 만들었다. 어떤 면에서 그러한 셜리 클라크의 시도는 자신이 쉽사리 극복할 수 없는 계급 의식에 대한 다큐멘터리적 탐구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이슨 할러데이'라는 인물이 가진 복잡하고도 기만적인 면모는 클라크의 영화 세계에 쉽사리 포섭되지 않는다. 스티븐 윈터는 영화 'Jason and Shirley(2015)'로 셜리 클라크의 '흑인됨(blackness)', '비주류'에 대한 탐구가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음을 드러낸다.

  역설적이게도 클라크의 그러한 실패는 다큐 'Portrait of Jason(1967)'를 보는 관객들에게 간결하고도 극명한 통찰을 가져다 준다. 우리가 우리 자신과 본질적으로 다른 타인을 이해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다. 셜리 클라크는 'Portrait of Jason(1967)'에서 제이슨의 얼굴을 여러번 포커스 아웃(out of focus)시킴으로써 불분명하게 처리한다. 그것은 모호하고 알 수 없는 타자성에 대한 클라크의 영화적 각인처럼 보인다. 다큐의 주인공 Jason Holliday, 본명이 Aaron Payne인 그 인물은 1998년에 사람들에게 거의 완벽하게 잊혀진 채로 죽었다. 그의 삶에 대한 진실은 셜리 클라크의 기괴하게 분절된 초현실주의적 초상 'Portrait of Jason(1967)'에 잠들어 있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3/06/shirley-clarke-portrait-of-jason1967.html



16. 전후 일본 영화(Post-war Japan Movie, 1946-1955) 3편: 전후 일본 사회가 마주한 고통과 혼란, 미스터 푸(プーサン, Mr. Pu, 1953)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이후 일본 사회에 대한 묵시적 통찰을 보여준다. 피의 메이데이 사건(Bloody May Day, 血のメーデー事件, 1952년 5월 1일) 이후, 일본은 좌익 세력을 분쇄하고 보수주의로 나아갔다. 아와다의 부친과 같은 전쟁의 주역들이 서서히 일본의 정치계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패전의 기억은 탈색되었다. 또한 일본은 전쟁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 그 위치를 재정립하게 될 터였다. 감독 이치카와 곤((市川崑, Kon Ichikawa)은 전후 일본 사회의 고통과 혼란을 통렬하게 뒤틀린 블랙 코미디 영화에 담았다. 이 영화는 어떤 면에서 이치카와 곤의 진정한 걸작인지도 모른다.


https://sirius1001.blogspot.com/2023/06/post-war-japan-movie-1946-1955-3-mr-pu.html

 



*사진 출처: themoviedb.org



 

 

 

**사진 출처: milestonefilms.com     

 

***사진 출처: k-plus.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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