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낳구선 한번도 밤외출(?)이 자유로운적이 없었다..

 

뭐..10여년째니 포기 혹은 달관이라지만..

 

(밤외출..이렇게 쓰니...언젠가는 아버지나 남편에게 강제로 머리 오림(?)을 당할것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단어이다만...별 불량스럽지 않은 뜻이다...

 

사실..아줌마들 계모임 말고..벌건 낮에 하는 모임이 없지 않나??)

 

가끔은 아주 가끔은 애들 두고 홀홀 단신 나가서 그 좋아하는 알콜도 좀 섭취하고 싶고..

 

쓸데 없는(-_-;;) 얘기도 실컷하고 오고 싶고....그렇다...

 

지난 토욜... 동호회도 아닌것이..친목모임도 아닌것이...그렇다고

 

가정경제를 도모하는....계모임은 전혀 아닌..

 

정체가 모호하긴 하나 무지 재미있는 멤버로 구성된 모임이 있어 애들 둘 달고 나갔다..

 

토올이면 남의 남편들은 어지간하면 일찍 들어와 애들 좀 봐주고 그라더만..

 

조선의 돈은 혼자 다 버는지..(그렇다면 아무말 안하겠따...) 하여간 그날이고 이날이고

 

맨날 늦을수 밖에 없는...그러나 약에 쓸라고 그럴때 더욱 더 자취를 찾을 길 없는

 

개똥과 동격인 남편인지라...애들을 내가 당연히 델고 가야만 했따...

 

토요일 오후 막히는 길을 거의 2시간 가까이 달려서 겨우 도착한 고깃집...

 

우리 애들은 고기만 보면 환장을 하는지라...도착하자 마자 자세 잡고

 

프로테인 섭취에 들어갔다...

 

불판 위에는 내 젓가락 밖에 안보이는 듯 해서......(애들 집어 주느라...)

 

내 입에 들어가는 횟수라도 좀 줄일라고 개 풀 뜯어 먹는 심정으로(이게 뭔 심정인지..

 

모른다..그냥..해본 말이다...)

 

야채만 억수로 먹었다...웰빙족이야~~하.하.하...해가면서...

 

술도 먹으면 안되지...(애들 때문에 차를 가지고 간지라...)고기는 눈치 보여 많이 못 먹지...

 

왜 갔나 모르겠다...

 

웃긴 얘기나 실컷 듣고 하고..그럴까 했더만...

 

웬수 같은 것들...지들 먹을거 다 먹고 나니..심심하다고 집에 가자고 난리들이다~~

 

거기다 늦을 것 같던 남편은 못맞춰도 못 맞춰도 그리 못 맞출수가 없다...

 

그날따라 걍 심난~~한 듯 해서 집에 가서 저녁이나 먹을까...하고 들어왔는데...

 

아무도 없다고 쌩 난리다...

 

아...아까 먹은 풀들에 노스텔지어를 자극하는 물질들이 들었나...

 

괜히 고향의 푸른 풀밭이 그리워지면서...(톰 존슨 노래냐...)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밀려온다...(물론 우리집에 푸른 풀밭 따위가 개뿔도 있을리 없다..)

 

1차만 대충 끝나고 집에 가야겠다고 나오는데...나머지 사람들은

 

노래방을 갈까...한다..

 

아까는 심심해서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15초에 한번씩 쪼아대던 둘째딸은

 

그 말 듣고 지도 놀이방 갈거라고 또 설친다...

 

어리디 어린것이 가는 귀가 먹었나...놀이방 아니라 노래방이라고..집에 가자고

 

거의 질질 끌다시피해서 차에 태우고 돌아왔떠만..

 

놀이방 갈거야~~하며 울다가...차에다 쉬 까지 한다..

 

 

아이고..뒷골 땡겨...

 

난리를 치고 집에 돌아왔더니..

 

라면 하나 딸랑 끓여 먹었더만..주방은 아주 난리가 났다

 

뭔 대국의 천하 진미를 해먹었나...

 

그걸 치우고 있자니...괜히 화가 치밀어 오른다...

 

끼고 있던 레드 러버 글러브를 풀러서 저자를 난타하고 싶은

 

킬러 본능이 꿈틀거린다....

 

참자...참자...참자...

 

대충 집안 수습을 좀 하고..

 

아까 미쳐 못한 음주로...발광하는 킬러 본능을 잠재워야 겠다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이건 킬러 본능이 아니라 알콜 중독이였나...)

 

삼보 일깡....(보해소주 석잔에 새우깡 하나다...남은 새우깡의 갯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으로 이미 음주가들 사이에선 수련의 한 형태로 자리잡은

 

면벽 음주...에 들어갔다...마음을 다스리는데는 면벽 음주만 한게 없다...

 

아까 제대로 먹은거 없이 거의 빈속인데...소주 석잔 들어가니

 

어째 ...바로 일상탈출...하는 분위기다..

 

눈치없이 안주만 축내는(그래봤자 새우깡이다만...) 남편에게 평소에 안하던

 

큰소리 한번 질러본다...난 술 안먹고 안주만 먹는 것들이 젤루 싫어~~~

 

 

배가 고팠다...

 

참..1년만에 나간 모임에서 고기 냄새만 실컷 맡고 상추에 *보다 더 * 같았던 된장만

 

철퍼덕 발라서 먹다 왔구나...그러니 일케 허기가...

 

이런 순간에도 나의 예술적 기질로 인하여...된장만 먹었던 내 입에서는

 

우아한 샹송이 흘러나온다....'빠리 바겟트~~~'

 

그러나 집에는 우째된게 파리 바겟트는 고사하고 식빵 한쪼가리 없었다...

 

라면도 아까 남편이 끓여 먹은게....마지막 '돛대'(??) 라면 이였다...

 

아...서글퍼...

 

원래 술이 취하면 배가 더 고프다는거...한 술 하는 사람들만 안다...

 

참을 수 없는 위장의 가벼움....

 

냉장고를 뒤져서...'헌반' 에 '머슴김' 싸서 먹었다...

 

남편이고 자식이고...내가 어떤 맘으로 그날 밤 자정께에 그 밥을 먹었는지

 

결코 모를거다....

 

눈물 젖은 '헌반'을 먹어 보지 않고는

 

주부와 밤문화의 상관 관계에 대해 논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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