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 영화지만 한석규가 궁금했다...

'이중간첩' 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런 영화가 있었냐...라고 할정도다...) 바닥으로 꺼져버렸던

그가 몇년만에 다시 나온단다...

자존심이 있는 배우이니 아무 영화나 선택하지는 않았겠지...싶고...

간만에 나오는 영화니 좀 임팩트가 있지 않을까....기대했었다...

개인적으로도 요즘 너무 지나치게 잔잔한(?) 영화만 봐서 적절한 임팩트가 있어야만 하는

시기가 되기도 됐고...

 

영화는 잘알려진 호손(호돈??아마도 th 지 싶다...아..또 쓸데없는 소리...) 주홍글씨와는

소재 중에 불륜이 들어있다는 것과 이은주가 딱 한번 주홍글씨 중의 '펄' 을 언급한것

말고는 별 상관없는 내용이다..참..어쩌면 마지막 '그 사건'은 아마도 그들에게 심장에

새겨져 일생을 짊어지고 다니는 주홍글씨 같은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김영하의 '거울에 대한 명상' 과 '사진관 살인 사건' 두 단편을 짬뽕해서 만든 영화다...

모든 짬뽕이 그러하듯 (-_-;;) 벌겋고 뜨거운 국물이 대략 그럴듯한 맛을 낼 듯 해 보이지만...

우리가 어디 짬뽕에 한 두번 속았나....대체로 이것도 저것도 아닌...그야말로

웃기는 짬뽕같은 맛을 맛보게 되지 않았나.....

 

'거울...'의 한석규가 '사진관..'을 해결하려 한다...

허나...'거울..' 의 한석규(기훈)는 인테리어 잡지 속에서 오려낸듯한 흠잡을 데 없는 가정을 구성하고 있는 아내 수현과

여자들에게 '코티잔 컴플렉스'를 살살 불러 일으키게 하는 멋진 정부(실은...멋진거라고 치자...라고 영화와 관객의

암묵적 동의가 필요하다...에효....)  가희 ...그 둘 사이를 완벽하게 오가느라 가랭이가 찢어질 형편이라

사진관 사건 쯤은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회사에서 커피 마시는 장면...정도의 역할 밖에 하지 못한다...

 

물론 사진관 마나님 경희는 비록 첨에는 눈이 맹해보이고 경찰서에서 취조를 받다가도 퍼 자는 어딘지

알듯 모를듯 순진한가???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나오긴 하지만 곧

은근히 경찰관 나으리께도 콧소리 멘트를 날리며(사진관에 혼자 있음 심심하거던요....할때 그 목소리라니....)

기훈에게 묘한 느낌을 주는 여자로 나아가려 하지만....기훈은 워낙 바쁘다...있는 여자 건사하기만도.

사진관 현장 검증 중 기훈의 머릿 속에 사건 재현의 상상의 나래 중 일부로 그 마나님의 상대역의 면상에 자신의 얼굴을

올려놓기는 하지만...딱 거깃까지.

더 나아가서 그 여자 까지 더 생각하고 자시고 해서 삼각관계가 아니라 사각관계로 나아간다면 그야말로

 이 영화 심히 각지고 모난 영화가 될게 뻔하다...

그렇다고 그 불륜 살인 사건을 통해 기훈의 심경에 뭔 변화가 있냐면..전혀 그런것도 아니다.

단지 트루먼 쇼를 보고 있는 (?) 관객들만

오입질 하는 넘이 경찰이랍시고 서방질 하다(공감대가 형성되겠지...??) 살인범으로 몰린 여자를 다룰때

어떤 기분이 들까...생각할 뿐이지

그 사건의 한 가운데 있는 기훈은 공과 사를 너무나도 깨끗하게 구분하는 엘리트이신거다....

 

하나로는 화끈한 뭔가가 부족한 듯해서 결국 두가지 이야기를 우겨서 한 영화에 넣었지만...

두 사건이 서로 넘나들게 하지 말자...로 결심한 영화는 덕분에 산만하다..짬뽕의 딱..이것도 저것도 아닌 듯한

그 맛 인거다....배만 부르다고 장땡은 아닌거다...(짬뽕 애호가들에겐 참으로 미,미안하지만.....)

 

처음 영화 시작할때 경찰인 한석규에게서 '레옹' 에서의 게리 올드만을 떠올렸더랬다...아마도 클래식음악과

독특한 '얼굴구기기' 버릇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고..경찰이 된 이유가 하도 어이 없어 그럴수도 있고...

아님 두 영화 주홍글씨가 주는 연상 작용일수도 있고..

하지만 게리 올드만에 비해 영화 내내 그의 얼굴이  내보여지는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한석규가 주는 매력(악이던 선이던...)은 어디에도 없고 단지 경찰 월급으로 저런 환상적인 생활이 가능한가...

라는 의문만 남길 뿐이었다...

그렇다고 바람피는 한석규가 생생하고 매력적인 느낌이냐면..그것도 아니다...예전의 그가 가졌던 '소프트한 카리스마'

(그냥..내가 만들어낸 말이다...-_-;;) 그런 건 어디에도 없다...

음..뭐라 그럴까...삼류 조폭..하면 떠오르는 건?? 초록 물고기나 넘버 쓰리의 한석규...

다 죽어가는 남자의 담담한 사랑...하면 떠오르는 건??

'편지' 의 박신양 보다는 '8월...'의 한석규...처럼 그 자리에서 그 만이 할수 있는 뭔가..가 없다는 거다...

영화배우가 꼭 그래야만 하는가..라면 그건 개인의 취향이나 혹은 고집의 문제 이긴 하지만

적어도 몇년 만에 골라골라 영화에 나온 '한국의..'어쩌고 하는 한석규라면 좀 그래줘야 하지 않나 싶다...

(내가 원래 숲 전체는 좋아하되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는 어쩌네 저쩌네 하는 다소 삐뚜루한 심성을 가진 자인거다...)

 

물론 혼자서 그 영화 다 끌어가기가 벅차기도 했을거다..

같이 나온 여자 주인공 이은주는 여전히 어딘가 발성이 부족한 듯한 목소리로 대사는 물론 노래까지 하지만

별루 섹시하지도 화끈하지도 또한 제멋대로인것 같지도 않은 모습이다...

빈약한(그럴거라 추정되는) 앞면을 가리느라 필사적으로 등짝 연기만 보인다....꼭 볼 것도 없는 앞판을 봐야 하는 건

아니지만....너무 필사적이라 어색하다...

하여간 이은주는 옷 입은게 백만번은 더 나은 배우다...그거 하나는 확실하다....

엄지원 역시 똥개에서 보여준 싱싱하던 그 느낌은 어디가고 너무 수현 역에 열심이라 그런가 얌전하고 고상하기만 하다..

 

개봉 1주일 정도 지난 다음에 보러갔었는데...

한석규를 보러 온건지 간만에 스토리 화끈한(?) 한국영화를 보러온건지 평소 썰렁하던 조조영화관이

아줌마 들로 제법 바글거렸다...그때 생각은 한석규 절반의 성공은 했구나 싶었다.

이후 악평과 호평을 오간다니 흥행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몰라 절반의 성공 운운하기도

조심스러워 지지만 말이다...

 

보면서 힘들어 죽을 뻔한 트렁크 씬은 이 영화의 백미라 하지만..

우연한 결말...이라 치기엔 너무 황당한 9시 뉴스같은 사건이고...(대략 살면서

더 절실히 느끼는 거지만 엄청나 보이는 사고나 사건들도 의외로 황당한 실수나 우연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것 같다...그런 선상에서 보면 이 트렁크 사건도 단지 조그마한 실수..에서

비롯된 안전사고 라고 치부할수도 있다..)

파멸의 싹인줄 알지만 모든 유혹은 항상 재미있으니까...응하게 된 유혹의 댓가로서의

응징...같은거라면...너무 즉물적이지 않나...싶다...

그리고 그게 꼭 저런 응징의 칼날을 받아야 할 일이긴 한건가 싶기도 하고..

물론 마지막에 성현아가 한석규에게 날리는 한마디....그럼 사랑했으면 괜찮은건가요....

는 너무 진부하고 식상한 멘트지만 말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한석규가 이은주의 집에서 어쩌고...있는 걸 보면서...

어이없게도 나는...아..저 훌륭한 집..이제 누구껀가.....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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