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지난지가 언젠데…아직도 몸이 추석 전으로 100프로 돌아오진

않고…(물론 기름진 그날의 섭생으로 인하여..그렇기도 하지만..)

만성피로 증후군 비스무리한거에 시달리다..

새삼 그날의 감회에 젖어 한참지난 그때 일을 떠올려본다..





추석 전날 띠리리~~전화가 왔다…시옴니다…

몸져 누우셨으니 낼 명절 음식을 좀 해오랍신다..

차례 음식 아니니 할것도 없다시며…이것저것 지정을 해주신다..



지난 설날부터 큰댁에 차례 지내러 안가는 지라..(여러가지 집안 형편상..

어짜둥둥..난 그..말 못할 집안 형편이 영 맘에 든다..^^)

우수회원(?)이신 시부만 딸랑 혼자 다녀오시면 된다..

그래도 ‘조선의 아들’들을 두신 우리 시모..아들 손자 시집간 딸과 그의 가족들..

끼고 멤버쉽 트레이닝을 위하야...합숙하심을 기대하시는 지라..

대략 음식 장만은 해야한다..

인륜지대사를 앞두고 왜 몸져 누우셨을까나..

것도 구구히 밝히긴 뭣하고…간략하게..울 시모 성질머리 탓이라 하면 되겠다..



하여간…음식의 종류도 돈으로 때울것인가..몸으로 때울것인가…에 따라

큰며느리랑 작은 며느리인 나…분배를 해야한다…식물성과 동물성의 갈림길..

뎐 없는 나는 눈물을 머금고 식물성을 부득부득 고집한다…



헉..그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던지…웬 풀떼기들이 그리도 비싸더냐…

차라리 값져 보이고 힘 덜 드는 고기로 할걸 그랬다..후회 막급이다..

게다가..전 부치는데 동물성이 안들어 갈거란 착각은 어디서 왔더란 말인가..

잉..돈은 돈대로..몸은 몸대로 상해서는…게다가 사전 계산 잘못한

스스로에 대해 맘까지 상하고..



까무러치게 아픈 허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하고 잠들구선

명절의 아침은 밝았다..

밝아오는 아침 햇살속에(사실..그날은 흐렸다만..)..

거울을 보면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오늘 나는 내 업을 갚아야 하는 천상의 선녀니라..

옥황상제의 천도복숭아를 훔친…아니..아예 복숭아 밭을 도리한

대역죄인인지라..하계에서 끝없는 선행과 자기 희생으로

그 업을 다 갚아야하는…(거울 속의 미모가 한층 그 스토리의 논픽션스러움에

설득력을 더하는 듯하다…^^…퀙..날아오는 돌무더기에 깔림…)

재수 좋으면 오늘 저녁..와방 재수 없음 낼 점심때 즈음..

우아하게 천계로 날개옷을 펄럭거리며 돌아갈 그때까지

그냥…무뇌스럽게 일하다 오자….라며….

나뭇꾼의 본가..아니..시댁으로 나물보따리를 한아름 안고서 출정을 했다..



체구로는 소도 맨손으로 때려잡으실 것만 같은 시엄니가 (99사이즈 라고…못들어 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그 사이즈 옷도 팔긴 판다…)

머리에 흰띠를 두르시고..(엄니 표현 그대로…머리가 터질 것같아 챙챙 쟁여 매셨단다..)

당신의 아들과 손녀1,2 그리고 나물보따리를 반겨 맞으신다..



큰시누가 점심도 전에 득달같이 날아온다..

딸은 당근 아침 먹자마자 친정으로 와야하고..며눌은

온 가족이 다 모이는데 뒷시중 들어야 하므로 친정가면 안되고..

등등의 생각을 시작하면..끝이 없고..또..사실 난 친정이 좀 멀어서

명절때는 안 움직인다..울시부모 며느리 하나도 안 이뻐도

친정 멀어서 좋아라~~하시는 분들이다..더 말해 뭣하리…



점심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게 (상이 두쪽으로 갈라지게..) 거~~하게

내 손가락 지져가며 해 온 음식들과 큰며느리가 해 온 아무리 객관적으로

봐도…값은 나가겠으나 별루 맛은 없어보이는 음식들을 합쳐서(그노무 객관에는

내 주관이 99% 포함이다…) 한상 차려서 얌체들같이 먹구선..

배가 터지네 어쩌네..말들만 하지..실제로는 여즉 명절날 배터지는 사람

하나 없었던…나의 기대에 찬 눈길을 져버리는 무지막지 고탄력

위장을 가진 저들은…산더미같이 내놓은 과일까지 게눈 감추듯 먹구선

추석배 집안 도신 선발대회….가 열렸다…



울 시모 화투패 보심..몸져 누우셨다가도 그 거구를 빨딱~~일으켜 세우시는지라..

이담에 시모 무덤에는 화투 한 통 순장할 생각이다…

어쩜…제삿상에 산해진미보다는 쌍피 줄줄이 놓고..그 옆으로다가 찬란한

오광이 펼쳐짐..더 흡족해 하실지도 모른다…고도리는 옵션으로다…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여도신 시엄니와 증권계의 타짜 시누 남편이다..

양대 산맥의 대결구도로 판세는 잡혀가고…

결정적 실수…대결전 방방곡곡 가가호호 마다 조금씩 다른 룰의

조정없이 시작했음이 실수라면 실수랄까..(이상하다..매번 명절마다

장모 사위 뭐..그런 피튀긴 혈연 관계..이런거 싹~ 무시하고선

눈에 지진날 정도로다 핏줄 세우며 화투짝을 잡으시건만..

판세가 조금만 불리해도 어디서 들어본적도 없는 룰을 가져다

대시는지…것도 지난 명절에는 그런 건 천하의 상놈들이 들어도

안쳐줄 거라며 곧 분신이라도 할 듯하던 쪽에서..이번 명절에는

싹~~잊고선 똑 같은 어거지를 부리는지…

연구대상 감인 장모와 사위다…)



시모..지원군을 부르시기로 하셨다…

(그간 시누 남편은 주식은 뒷전이고 화투만

쳤는지 자웅을 가리기 힘들던 시모와의 실력이

몰라보게 일취월장이다…)

가까이 사시는 시이모와 그의 일가족을 초빙하신단다..

으윽…정말 싫구나..

시이모는 둘째 치고..성질머리가 거의 개랑 비슷한

(앗..개들에게 미안하다..) 그 집 딸과 것도 좋다고

결혼한 그녀의 남편…이 넘 싫다..



하여간…내가 싫다고 안오고..그럴 내 지위가 아닌지라..



시이모와 그의 사랑스러운 딸과 사위..

들어서자마자…깔어~~…가 명절 인사다..

이미 깔려있구만…



오가는 화투패 속에 늘어가는 고성방가다…

날 저무는지도 모르고 메이저 팀과 마이너 팀으로 나눠서

두들겼다…(안하면 배신 배반이다..-_-;;)

참..나…오죽하면 연애할 때 큰시누네 첨 놀러갔더니

큰시누 남편의 첫 마디가..고스톱 하실줄 아세요??? 였다…



당근 마이너 팀인 나는 그 중에서도 아마중의 아마라…

거의 개털되고..껍데기 홀랑 볏겨질 때 까지 잃었다..

딴데서는 메이져 축에 낀다는 시이모 사위께옵서

내 동전은 물론이거니와 지전까지 내놓으란다…

정말 지갑을 털 기세더라…

이그..내 참..명절날 재수 없어 강도 만난 셈 치지…하다가도

그 쥐 같은 눈을 깜빡깜빡 거림서 내 명품(?)이랑 거의 흡사한

지갑을 야릴 때..어찌나 기분 나쁘던지…개겨야지..

들은 소리는 있어서…노름빚과 화대는 안 갚아도 된다더라..

며 심하게 개겼다…

그때부터 좀 삐졌나 보다…



서양엔 샌드위치 백작이 노름판에서 시간을 아끼기 위해

고안해 낸 샌드위치가 있다면..

우리 나라엔 비빔밥이 있었다..

점심때 그리들 먹었음에도 끼니 때가 되니 또 배들이 고픈 모양이다..

그래도 손에 든 화투패는 놓을 수 없고..

비빔밥 해서 돌리란다..

세숫대야에 내가 해 온 땟갈 고운 나물들 넣고…

참기름 콸콸 붓고…계란 한판 후라이 하고…

시뻘건 고추장으로 비쥬얼에 신경 좀 써서…

한 그릇씩들 가져다 앵겼다…



마이너급들은 좀 시들해져서는 즐거운 명절..엠뷔씨와

함께…하고자들 했다…

뭔..광곤가…보아가 나오자…큰며느리인 동서가..

‘쟤가 보아지??’ 그런다…

그간 침묵으로 일관하시던…시부(사실..시이모를 별루 안좋아하신다…)

‘뭐야??쟈가 고아야??애비 애미가 읎써??으따..그래도 겁나 출세했네잉..

참..굳세게 살았나비~~’(전라도 분이시요잉~~~)

하시며…명절에 찾아갈 부모가 없어 저리 티비에 나오냐..(광고가..그거랑

뭔 상관이더란 말일시…)…부모 살아 계실 때 잘해야 한다..등등..

졸지에 보아를 고아로 만드시고는 숙연한 말씀을 줄줄이 계속 하신다…

듣다 듣다 시이모 사위가 푸하하~웃으며…약간 삐딱하게(아까..내가

안 준 돈에 계속 꽁~~해 있었던 것 같다…쫌시러워서는…)

‘이모부님 종로 2가에 모시고 가야겠어요…’그란다…

보청기 해 드리란 말이다…지딴엔 농담으로 한건지..뭔지…

성격이 개랑 동격인 이종 사촌 시누가 발끈해서는

니네 집에 노친네들은 더하다…(그말은 왜 하는가…참..내…)

는 둥….인신공격성 발언을 마구 해댄다..

뭔 망발들인지…하긴 첨 보는 것도 아니다…

그렇잖아도..티비에 재밌는 것도 안하고…화투도 잼 없고..

일상이 심심하던 차에 재미난 쌈 구경 했다…(^^;;)

시이모 놀래서 나오시고…그 사위 삐져서는 휙 나가고…

사촌은 이혼할거라고 운다…아쉽게도 시이모가 그의 딸을 질질 끌고

집으로 돌아가셨다…

우린..그래도 아무도 그녀가 이혼을 할까..어쩔까..걱정을 하지

않는다…보나마나..매번 그러하듯..성격이 개보다는 조금 나은

그녀의 남편이 낼 아침쯤 싹싹 빌고…또..헤헤거리고 살거다..



아무튼…덕분에…하마터면 대문 잠그고 개 풀거라~~할 뻔 했던

불타는 타짜들의 밤은 흐지부지 되서 두들김은 그쯤에서

끝났다…

시엄니…희색이 만연하신걸 보니…지원군을 등에 엎고

여러 만행을 저지르사..꽤 딴 듯하다..

어제…끙끙 내 이러다 죽을 지도 모르겠다아~~시던

그 분이 더 이상 아니더라..씻은 듯이 나은 신 것 같다..



어부지리…합숙까지는 안 가고…저녁 늦게 라도

천계의 우리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차 속에서 나뭇꾼(??) 게심츠레~그윽한 눈으로 쳐다본다..

본가에서 별 실하지도 않은 뼉다구 다 빠지게 일하다 돌아가는

이 천녀..(..)가 어찌 이뻐보이지 않겠는가…

어이..나뭇꾼 니는 장개 잘 간줄 알어라~~



대략…담 설날 까지는 앞으로 130일 가량 남은 듯 하다…



그래도 올해의 숙제는 이제..12월 시모 생신 한번만 하면…끝이다…



에효…결혼 10년차…이제 명절에 무감해 질때도 되었는데…

걍..싫다…명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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