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빌리의 노래 -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1. JD 밴스의 힐빌리의 노래를 읽었다. 



회고록으로 쓰여진 이 책을 처음 접했을때 나이가 아주 많이 든 할아버지가 쓴 책인 줄 알았다. 
뭔가 느낌이 컨트리풍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서부시대같은 느낌의 책. 옛날 시트콤같은 드라마가 펼쳐지고 그 안에서 복작복작 하루를 지내는 가족과 마을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이 책의 작가는 그렇게 할아버지도 아니고 그냥 2013년도에 예일대 로스쿨을 들어가 켄터키 변호사가 된 햇청년일 뿐이었다. 4년의 해병대 경험이 있긴 했지만. 주립대를 나오고 로스쿨을 다닌 청년의 회고록 일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 했었다. 하긴 이런 회고록이란 으례 할아버지들이 내가 이렇게 살았소... 라며 쓰는 거 아닌가? 


그러한 점들에서 대체 어떤 이야기가 그렇게 하고 싶었길래 하는 생각과 함께 이 작가이자 변호사의 삶이 궁금하기도 했다. jd 밴스의 살아온 이야기가 구절구절 참 힘들기는 했지만 죽 따라 읽고나서 보니 청년이란 것만 빼면 그의 모든 점들이 할아버지 풍의 회고록을 못 쓸 이유가 없다 싶은 결론을 내리게했다. 


그의 어린시절 할모와 할보(우리식으로 하면 할매 할배 정도일텐데 그또한 힐빌리식으로 바꿔 말한투)가 그의 가족을 감싸고 있긴 했지만 엄마와 아빠가 이혼을 한 상태로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새로운 엄마의 새로운 남자친구가 새로운 아버지가 되고 그에 따라 자신의 성이 몇차례 바뀌는 시간을 통해 쉼없이 불안과 고통을 겪는다. 


물론 할모와 할보의 치열하고 굳센 정신력과 생활력으로 딸과 손주들의 생활울 보호하게 되지만 
할모가족의 강인함은 힐빌리사람들의 생활상을 모르면 이해가 되지 않는 과격한 면들이 있다.
애팔래치아 산맥을 따라 오하이오주에 자리잡은 아일랜드계 이주자들을 부르는 말로 힐빌리라는 말에는 저조한 사회적 신분상승과 빈곤, 이혼 마약중독의 중심지에 있는 백인 노동 계층을 대표하는 말로 통용된다고 한다. 


힘들고 빈곤한 상황을 이겨내고자 제임스의 외조부모는 힐빌리 국도 23번을 타고 북부로 이주를 하고 어려움을 딛고 당시의 철강회사 암코에 취직해 부유하진 않지만 풍족하게 가족을 돌볼정도로 가계를 꾸린다. 하지만 제임스만은 자신들이 하는 힘든 일을 하지 않고 조금 더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길 바라는데 비워진 엄마와 아빠의 자리는 불안과 언제 또 떠나야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자리잡고 학업과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행히 할모가 그를 다시 품어 안으며 생활은 안정을 찾고 그러면서 자신의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된다. 


자라는 동안 우러러봤던 할보가 죽음으로 제임스 인생은 또다른 국면을 맞게 되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입학하기전 해병대에 입대하게 되는 점이 그것이다. 규율적인것들, 생활적인 면들, 각종 세금과 공과금을 처리하는 방법, 이익이 되는 구입법 등등 규칙을 세우고, 계획을 짜고, 시간을 관리하는 법등. 기초적인 모든 것들을 군대에서 새롭게 익히고 터득해 인생의 한단계를 올라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 오하이오주립대학과 예일대학의 로스쿨에 입학하게되는 과정에서 그는 또한번 새로운 상승을 경험하게되는데 그 경험이란것이 결국 예일대에서 배운 법지식을 뒤로하는 그들만의 선후배 관계에서 새로 생겨났던 인맥이 바로 그것으로 야채가게 점원으로 일하던 그가 일순간 대형로펌 열군데에서 서로 소개받는 변호사로 올라서게 된다. 


그는 물음이 생기게 된다. 왜 자신만이 그들의 리그에 편입되었는가? 대한. 
왜 힐빌리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굶주리고 빈곤하며 이혼과 재혼을 반복하며 불화를 계속 겪고
마약과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가를 따진다. 


공부하는것에 대한 힐빌리 사람들의 이미지는 여자애들이 하는것 정도인걸 보면
우리나라의 교육열과는 전혀 비교가 되지 않는것에 깜짝 놀랄따름이고 
그러한 대학이전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고 뿌리박힌 폭력성 같은것들의 자연스러운 해소를 위해 
정부와 각 가정안의 개인들이 저마다의 철학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했다. 


이 책은 한개인의 일기이자 미국의 어두운 면을 자세히 들여다 볼수 있는 기록물이었고 
힐빌리 지역의 한 세대를 표현하는 문화다큐이기도 했다. 시사하는 바가 컸으며 이 기록물을 통해
작지만 강력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도 하게 했다.
 
 
영웅으로써 강한 미국인도 어느 한쪽에 또 있긴 할테지만 일등국민으로 살아가는 그들만이 아닌
처절한 고통속의 국민들인것도 알게 하는 새로운 관점을 보게 해서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런 깨달음 후에 달라지는 미국이 또 얼마나 변화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해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