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e & Ice: 사라 장의 바이올린 소품집
장영주 연주 / 워너뮤직(WEA)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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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첫번째 곡인 사라사테의 카르멘환상곡. 정말 압권이다. 장영주의 힘과 기교를 만끽할 수 있다. 장영주가 열한두살 때인가 냈다는 첫번째 앨범에도 이 곡이 실렸다니, 장영주가 가장 좋아하고 자신있어하는 곡이 아닐까. 바이올린이라는 악기의 아름다움, 애잔함, 강렬함, 절묘한... 등등을 이만큼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잘 표현한 녹음이 얼마나 될까. 끝곡인 <지고이네르바이젠>도 뛰어나다. 다른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한 같은 곡과 비교해서 들어보면, 장영주의 뛰어남을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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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4-04-01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르멘 환상곡 지고이네르바이젠 , 제가 한동안 열심히 듣던 곡이네요..옆에 있는 분은 도밍고 아저씨 같군요..상품 평점 별다섯개라 새러 장에게 후하시군요. 카르멘 환상곡이나 지고이네르바이젠은 fire에 속할테구, ice에 속하는 곡들은 어떨지 궁금하네요..기회가 되면 들어보겠습니다.

배바위 2004-04-01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잘 모르겠는데, 남들이 저보고 `좋은 여행지` `맛난 음식` `책` `음악` 등에 대해서는 뻥이 엄청나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저는 정말 뻥이 아니거든요... 이 음반 정말 좋아요. 그리고 ice는요,,, 제 생각에는 장영주의 연주에는 한 곡 안에 fire와 ice가 다 있다..이런 뜻으로 붙인 제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삼봉 정도전의 건국철학 - 도올문집 4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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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김용옥을 좋아한다. 그의 퍼스낼러티에 대한 시비에도 불구하고 그의 학문세계를 철저히 존경한다. 옛날에 <동양학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감탄 감동한 이래, <도올논어>도 완전한 공감 속에 읽었고, 이 책에서도 그의 천재성을 재확인했다. 정도전에 관한 역사적 평가로는 한영우 교수가 이미 4반세기 전에 <정도전의 생애와 사상>으로 충분히 조명했지만, 그의 철학적 기여와 공헌에 대해서, 특히나 그 현대적 의의에 대해서 깨우쳐 준 것은 도올이 처음이다. 정도전 사상의 현대적 의의에 대해서는... 어쩌면 나도 쓸 수 있었을 얘기인데... 왜 그때 이 포인트를 부각하지 못했을까... 하는 뒷북도 쳐본다. 그 막연한 문제의식에 날을 세우고 벼려서 일필휘지로 글을 생산해낸 것은 도올이다. 그는 훌륭하다.

나는 원래 정도전도 좋아한다. 그래서 7년 전에는 정도전 전기까지 썼다. 요즘 도올선생 텔레비전강의 덕에 정도전이 재조명 받는 바람에 내 책도 새로운 쇄를 찍었다. 7년씩이나 팔아먹기는 부끄러운 책이없지만...

도올의 이 책을 보면, 정도전이 얼마나 명징하고 합리적인 사고와 필력을 갖춘 천재였는지 정확히 묘사되어 있다. 명청 교체기의 무주공산, 만주 정벌을 추진하는 황망중에 조선 건국의 철학적 사상적 밑바탕을 반석처럼 다져나갔던 철인정치가로서의 가치도 잘 드러난다. 아쉬운 점은, 주석을 하다 말았다는 것이다. 조선경국전과 불씨잡변 일부만 주석하고, 그 뒤로는 정도전 저서의 한문 원문만 올려 놓았다. 이 점은 불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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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尋牛) 2007-08-23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회가 된다며 꼭 삼봉의 전기를 한번 보고 싶습니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 도스또예프스끼 전집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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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때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을 읽고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고1 때는 위대한 소설가가 되기 위해 가출까지 했다. 풍부한 경험을 쌓아야 훌륭한 소설을 쓸텐데 학교나 다니며 너무 편하게 지내는 것 같아서였다.. 돌이켜 보면 그간의 내 삶에 그리고 내 인생관에 최초의,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책은 단연코, 이 책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이다. 25년 전에 처음 이 책을 봤을 때는 동서문화문고 판의 엄청나게 크고 두꺼운 판형이었다. 당시의 나는 알료사보다는 이반에게 더 매료되었던 것 같다. 알료샤 형 인간의 극치라 할 `조시마 장로의 형 이야기`편보다는 `대심문관`에 매료되었다. 신에게까지 반항하면서 인간정신의 궁극을 추구하는 모습이 사춘기의 나에게 너무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인간이 그 어떤 초월적 존재에 의존하지 않고 그 어떤 두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스스로 이 세상을 책임지고 나간다는 생각이 딱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조시마 장로의 형이나 알료샤 이야기가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지극한 선함이나 지극한 인자함이 더욱 가슴에 닿는다. 살아있는 것 자체에 희열을 느낄 줄 알고 사람과 대자연에 사랑과 감사를 느낄 줄 안다는 것이 소중하게 생각된다. 다시 읽어도 이 책은 소설 중의 으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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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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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노벨문학상 수상작 몇 권에 값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사랑과 우정의 참됨에 관한 가혹하리만큼 엄격한 추궁, 쥐었다 놓았다 뒤집었다 하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천부재능이 20세기 최대문호 반열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세상을 어정쩡하게 사는 것이 범죄로 느껴진다. 이거냐 저거냐 확실히 선택하고 자신의 선택에 목숨 걸 것을 요구한다. 여인을 사랑함에도 친구를 사귐에도... 비겁함과 오만함에 대한 추상같은 평결과 동시에 그에 대한 근원적인 이해와 관용을 또한 느낀다. 우정이 얼마나 깊을 수 있는지, 사랑은 또 어느만큼 철저할 수 있는지... 이 책을 보면서 느낀다.

이야기솜씨 또한 명인의 경지다. 현란한 스토리 전개 없이 극히 단순한 구조로,  죄다 생략하고 꼭 필요한 말만 하지만, 이야기는 읽는이를 압도한다.

1942년에 쓰여진 작품이 반세기 이상 묻혀 있다시피하다가 1998년에야 세상의 큰 빛을 보게 된 것도 극적이다. 산도르 마라이라는 사람 자체도 삶에 지독스런 이 책 주인공들을 닮았다. 독일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나왔으면서도 평생 헝가리어를 모국어로 삼았고 자유인으로 글쓰고자 망명자가 되어 읽어줄 사람 없는 상황에서도 끝내 헝가리어로만 글을 썼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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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린다 - 개정판
요쉬카 피셔 지음, 선주성 옮김 / 궁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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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읽고 달리기를 시작했다는 사람을 적잖이 봤다. 나 자신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7년간 거의 매일 아침 조깅을 하던 내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바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깨끗이 운동을 포기했다. 그리고 3년이 흐른 후, 이 한 권의 책이 내 삶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었다. 나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이 책은 현직 독일 외무부장관의 자기개조에 관한 보고서다. 세계 최강국의 하나인 독일의 외무부 장관이라면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사회적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외형적 성공에 관계없이 스스로를 깊이 성찰하였고, 자신의 삶이 형편없는 무절제와 소모의 쳇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느꼈다. 그리고 달리기라는 수단을 택해 자기개조에 나섰다.

저자는 달리기를 통해 불과 1년만에 37kg을 빼 110kg대의 초비만형 몸매를 70kg대의 날렵한 몸매로 변화시켰다. 내친김에 마라톤 풀코스까지 완주하였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도 빠짐없이 10km씩 한 시간 이상을 달렸고, 아침이고 낮이고 한밤중이고 어떻게든 틈을 내어 거리로 뛰어나갔다.

그는 비만으로 고생하면서 여러 차례 다이어트를 시도한 전력이 있었다. 단식을 포함해 여러가지 수를 써봤지만 번번이 실패하였다. 정신의 변화 없이 육체의 변화만을 시도한 탓이었다.

요쉬카 피셔가 살빼기에 성공한 이유는 살빼기 그 이상의 뚜렷한 목적의식으로 자신을 준비시킨 때문이었다. `내 성공의 실제적인 비밀은 완전한 변환에 있고, 나라는 사람의 프로그램 디스켓을 완전히 새롭게 썼다는 것이다…. 새롭게 프로그래밍함으로써 이전까지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일들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는 살빼기에 성공했다기 보다는 자기개조에 성공했던 것이다. 그저 달렸다기 보다는 정신적 고양 속에서 소요(逍遙) 했던 것이다. 살빼자는 일념만으로는 그렇게 달릴 수 없었다. 나의 개혁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뼈속깊이 각인시켰을 때, 그는 기쁜 마음으로, 희망을 키우는 마음으로 달리고 또 달릴 수 있었던 것이다.

`물고기는 헤엄치고, 새는 날고, 인간은 달린다.`

`인간 기관차`로 유명한 에밀 자토펙이 남겼다는 말이다. 무슨 화두 같기도 하고 싯구 같기도 하다. 인간의 기본으로 돌아가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마음을 가다듬는데 달리기만큼 좋은 운동도 드문 듯 싶다. 달리기를 하면 모든 말단세포에까지 산소를 보내주는 일종의 생체기관을 위한 산소목욕을 하게 된다고 한다. 모든 근육이 활발히 움직이고 호르몬이 잘 생성되도록 하면 육체 자체의 행복호르몬 분비를 도와주며, 달리기를 하는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면 명상의 상태에 이르러 내적인 긴장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화되는 정신적 효과도 본다는 것이다.

이 책이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신선한 자극제로 다가왔던 이유는 저자의 삶에 대한 진솔함이 그와 우리 사이의 간격을 일거에 허물어버린 때문이다. 이 책의 아주 중요한 장점은 남의 얘기가 내 얘기처럼 느껴지는 데 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데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은 다음날부터 뛰기 시작했다. 과거 7년간 나는 하루에 30분씩만 달렸다. 30분만 뛰어도 운동이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뛰기 시작한 날, 이제 30분쯤 뛰었겠거니 하고 시계를 보니 1시간 째 뛰고 있었다. 숨도 가쁘지 않은 채 말이다. 내가 왜 이럴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요쉬카 피셔가 하루에 1시간을 뛰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나도 뛸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그뒤로 나는 계속 하루에 한 시간씩 뛰었고 8개월만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요쉬카 피셔가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다짐했던 약속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너 자신을 결코 기만하지 말라! / 항상 너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일을 피하라! / 결코 포기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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