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 도스또예프스끼 전집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중3때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을 읽고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고1 때는 위대한 소설가가 되기 위해 가출까지 했다. 풍부한 경험을 쌓아야 훌륭한 소설을 쓸텐데 학교나 다니며 너무 편하게 지내는 것 같아서였다.. 돌이켜 보면 그간의 내 삶에 그리고 내 인생관에 최초의,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책은 단연코, 이 책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이다. 25년 전에 처음 이 책을 봤을 때는 동서문화문고 판의 엄청나게 크고 두꺼운 판형이었다. 당시의 나는 알료사보다는 이반에게 더 매료되었던 것 같다. 알료샤 형 인간의 극치라 할 `조시마 장로의 형 이야기`편보다는 `대심문관`에 매료되었다. 신에게까지 반항하면서 인간정신의 궁극을 추구하는 모습이 사춘기의 나에게 너무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인간이 그 어떤 초월적 존재에 의존하지 않고 그 어떤 두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스스로 이 세상을 책임지고 나간다는 생각이 딱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조시마 장로의 형이나 알료샤 이야기가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지극한 선함이나 지극한 인자함이 더욱 가슴에 닿는다. 살아있는 것 자체에 희열을 느낄 줄 알고 사람과 대자연에 사랑과 감사를 느낄 줄 안다는 것이 소중하게 생각된다. 다시 읽어도 이 책은 소설 중의 으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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