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이 좀 더 작은 집이 되다 보니 몹쓸 (?)책은 뒤켠으로 밀려나고 그나마 할수 없어 또 다시 책을 추려내야 하는 안타까움과 고물로 방치 된 4천장의 lp들, 정리할 생각에 마음은 씁쓸하기만 하다.  
선비라도 되는양 고상한 낭만성에 켜켜히 묵혀간 책들!  


인생 뭐 있냐지만 그래도 뭐가 걸릴지 모를 투망질을 오늘도 책의 바다에서 열심히 던져봅니다. 
포레스토 검프의 쵸콜렛상자를 생각해보며...
야속한 이삿짐센터 직원의 마구잡이 꽂이에 정리하는라 일주일은 애먹었지만 여기저기 분산된 책장을 보노라면 마음도 헤진듯- 젊은날의 분신이고 초상이랍니다.  

시간은 금이고 멀리 뛰려고 웅크린다는 개구리의 합리화도 세월의 무게 속에 담담히 스며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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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 책세상 니체전집 14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정현 옮김 / 책세상 / 200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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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게 된 동기는 도올 선생의 논어한글역주 를 읽게 되면서 였다. 

사실 니체의 천재성이란 그가 인간위주의 삶의 전형인 민주주의의 뿌리 즉 고대 그리스 아테네 이전의 세계를 들여다 보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크레타 문명의 자유와 생동성을 들여다 본 것일까? 이 연구로 그는 25세에 스위스 바셀 정교수가 되었다지 않는가!  

'신은 죽었다' 이 말은 중세 신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였다는 말이다. 모든것을 신 위주로 생각하던 시대에서 인간위주로 생각하는 시대 그리고 그 핵심에 나타난 초인사상! 초인이 곧 대지 라는 점은 앞으로 본인도 더 두고 찾아 보아야 할 숙제이다. 

도올의 논어 서론부에 나타난 원한에 찬 인간 르쌍띠망 인간 이것을 읽다가 그 뿌리인 니체의 도덕의 계보를 들여다 보게 된것이다. 유태인 의 증오가 만들어낸 사랑의 위선형 예수 신화는 니체와 바그너의 광팬인 히틀러로 하여금 유태인 학살을 가져오게 한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한 이 책에는 니체가 말하는 허무주의가 들어 있다.  

p377 그가 말하는 허무주의란 인간에게 지쳐 있는 자조의 목소리이다. 그는 '우리는 인간에게 지쳐있다! 인간을 연구하느라 지쳐 있기에 그토록 지치도록 연구한 결과는 결국 인간이거늘 이로써 남는것이 결국  인간 뿐인데 어찌 허무함이 아니랴 이것이 허무주의가 아니라면 무엇이 허무주의란 말인가?" 

라는 외침이 들어 있는 것이다. 

니체도 결국스스로 미치광이가 되어 종말을 고하지 않았는가? 

바카롤레아의 모범 답처럼 정신을 가지고 정신을 분석하는 삶의 모순 속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찾아 헤매여야 하는건가? 

불교의 평정심인가? 유교의 수양이란 말인가? 그냥 전체속에 묻혀가는가? 아니면 권위에 복속하여 노예처럼 짐승처럼 

자존도 없이 살아가야 하는 걸까? 책을 읽는 내내 떠나진 않은 몇 개월째 들락날락 탐독하는 책이기도 하다. 

번역서가 다 그렇듯이 한번의 독해는 어렵지만 두세번 읽고 사색하고 다시 한번 읽으면 탐닉의 수준이 되는 번역서로 두툼한 

양장본에 활자도 제법 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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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구입한 도서를 기록한 독서 기록장이 이제 몇장 남지 않았습니다. 옆에는 새로만든 독서장!

700권 가까이 빼곡히 채울수 있는 분량인데 이제 새롭게 만들어질 독서 기록장 앞에



개인 골동품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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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4월 초순이면 만개하는 벗꽃! 

 서울 부심 한복판 잠실5동은 단지 전체가 하나의 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맘때면 단지 전체가 벗꽃으로 뒤덮히게 된다. 

 아직 80%정도 피었지만 도시문명속에 자연이 어우러진 모습에 아침에 창밖으로 한컷 찍어 놓았다.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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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를 보면 예전에 펄벅여사의 일화가 생각난다.  

<대지>의 작가인 그녀가 60년대(70년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당시 우리나라는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하느라 모든 가치가 경제를 최우선으로 하던 시절이었다. 마침 이런 때에 이렇게 가난한 나라에 세계적 문호가 온다는 것은 우리나라를 알릴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였으리라! 수출을 생각해서라도 널리 우리나라를 알릴수 있는.... 

 정부 관계자들은 그녀를 데리고 우리나라의 자랑스런 산업시설과 공업의 발전된 모습 그리고 새로 단장한 많은 현대적 모습을 구경시켜주며 극진히 환대를 하였다. 

그녀가 떠나던 날 그녀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다녀가면서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이 무었이었습니까?' 

예상 대답은 당연히 발전된 근대화의 여러 모습일거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문학가인 그녀는 경주를 관람하던 때의 감성을 말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그것은 경주 관광을 하면서 어느 야산의 야트막한 산자락에서 쉬고 있을 때 였답니다. 마침 해가 뉘엿뉘엿 황혼녁에 길게 그림자를 남기던 때 였는데 저쪽 멀리 논두렁 벌판에 농부가 소 달구지를 이끌고 집으로 가고 있더랍니다. 

아마 가을걷이의 추수계절 이었나봅니다. 소가 끄는 마차위에는 한가득 사람  키의 두세배 되는 짚단이 잔뜩 실려  있었고, 소를 끌고 가는 농부의 뒤짐에 진 지게 위에도 한가득 짚이 실려 있었다고 합니다. 

소와 고락을 같이 하며 힘든 짐을 같이 지고 가며 생을 공유하는 농부와 소의 동행 아마 이 노 작가의 여심을 사로 잡았지 않았을런지요? 

 오직 경제 개발에 매달리고 찌들며 살아온 역동의 대한민국을 돌아보며 웬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슬픈 자화상이 이 영화에는 숨어 있습니다.  

이 영화에는 밀란쿤데라의 <느림>의 철학이 들어 있고 베토벤의 op16번 5중주의 오보에가 흘러 나옵니다. 

묵묵한 성실의 미덕을 보여준 소의 미학을 주제로 우리의 삶을 겸허히 되돌아 보고 성찰하게 만드는 영화의 시대성을 다시한번 되새기면서 진정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가 자꾸만 되뇌어 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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