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지 - 동양고전총서 13
유소 지음 / 홍익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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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철학에 관심이 많은터라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나름 열심히 섭렵을 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동양의 고전은 대부분 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번역되어 나오는 양이 좀 놀라울 정도로 많이 나오고 있다. 

흔히 아는 사서삼경 뿐만이 아니라 <예기><춘추><근사록><식경><정몽><포박자><관자><사소절><성학집요><논형><격치고><현문><통서><이고><소학><동몽선습><추구집><관자><소녀경><주역>에 도올 선생의 글이나 정민 교수의 번역본등 나름 흥미가 당기는 책은 두루 읽고 유사본에  한 두권씩 읽다보니 높이 180 짜리 6단 책꽂이 하나 정도는 충분히 차는 양이되었는데..... 

틈틈히 동양 고전을 찾던 중 <반경>이란 책을 알게 되었고 중국인의 사상서라는 소개에 흥미가 끌려 독서를 하게 되었다. 이 <반경>을 읽다보니 인용귀에 <인물지>가 자주 언급되었고, 서둘러 구입한 결과 그 내용은 머리속에 쏙쏙 들어오는 매우 흥미있는 인간 탐구서 였다. 

한마디로 '사람보는 법' '인물탐구 법' 인 셈이다. 그것도 서기로 따져 239년경 씌여졌으니 서양의 로마 시대쯤 되는 고전이다.  오랜 세월 중국의 영향을 받은 우리로써는 가히 무시 못할 전통의 사람 됨됨이를 보는 성격서인 셈이다.  

다만 철학과 관련한 오랜 사고나 고전적 흥미 에 따른 다분한 독서력 없이 책을 접할 경우엔 다소간 식상할 수도 있는 평범한 책으로 인상 지을 수도 있다.  책 속에도 평범하며 밋밋한 중용의 모습을 모든 사람 됨됨이의 장단점을 소화한 수양의 결과로 쓰고 있기에 종교적 평상심의 유지나 상식의 유지 이런것이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되어 진다.  

아무튼 나름의 고전에 관한 독서력과 인생의 연륜을 갖고 그리고 사람의 갈등을 고민해본 삶이라면 필독을 권하고 싶다. 

책의 분량도 적당하고 번역도 복잡하지 않고 간결하게 표현하고 씌여져 읽기도 어렵지 않다. 물론 원본도 수록이 되어있어 원본 후 해설식의 일반적 형식을 취하고 있다. 단지 조금 불만이라면 이 정도의 고상한 고전은 나름 두고 두고 볼 수 있도록 눈에 띄는 양장본에 품격있는 디자인이 따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즈음의 세태에서, 이 불신의 밑자락이 깔린 현실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삶의 동반자를 찾는다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낀다면 인물지를 지속적으로 탐독하여 익힌다면 그 가치는 몇 배로 나타날 것이다. 별로 알리지 않고 아껴두고 싶은 책이 <인물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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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림수필 - 봉해처럼 살리라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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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림이란 표현을 심도있게 역발상으로 보면 수풀에서 깨우치는 의미의 깨우칠"계"로 해석 될 만큼 의미가 있다. 숲에서 들려오는 닭 울음소리는 우리를 깨워주는 곧 정신이 들게하다는 의미이리라!

도올 선생의 학자의 입장에서 그가 평생 겪어온 부침 같은 세월의 모든 총체적 시각에서 다소 부드러운 감성으로 써 준 수필이 이 책이다. 이책은 곧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교육적 의미의 시각에서 쓴 내용들이다.

 우리들 각자가 사회를 보는 눈이 다르고 갈등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 다소간 방황이나 망설임의 판단이 있을때 어드바이스를 해주는 글이다. 도올은 종전 처럼 논리를 동원하여 설득을 하지 않고 독자의 시각에서 궁금하였을 부분을 미리 캐치하여 수필의 힘을 빌렸다. 

4대강을 보는 시각, 세종시 언급, 전현직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담겨있다. 지난 10년에 대한 현실대비 평가도 남겨 놓았다. 

모두 잠언록 형식을 빌어...  삶이 여울져 오는 길목에 선 노학자의 진솔한 언어력은 독자에게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을 제공해준다 

"이승만은 비젼 없는 인물이었고 김일성은 주체적 역사의 합리적 발전을 꾀하지 못하고 결국 좌ㆍ우 분열의 골만 깊게 파놓았다. 김구도 의리는 있었으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협애했다. 다석이나 함석헌도 서구적 가치에 대한 판타지에 매몰되었고 자신의 삶의 확고한 내재적 기준을 발견하지 못했다."  p26

"노무현 대통령은 친민은 했으나 신민은 하지 못했다. 생각과 뜻은 선량했으나 역사의 방향을 구조적으로 틀지를 못했다. 애석할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편협한 삶의 가치관에서 우러나오는 확신과 관념에 매달려 이 민족의 창조적 미래의 가능성을 봉쇄시키고 있다." p20

"내가 남을 소유할 수 있고 지배할 수 있다는 생각은 노예 멘탈리티의 초보이다." p27 

* p95~p100사이엔 4대강 사업에 대한 언급이 들어있다.

논어 한글역주를 집필하기 위해 원고지 1만장을 긁은 저력과 그 힘의 원천에 대한 언급도 있고, 파커 만년필촉만 10개가 넘게 닳아 없어진 부분에서는 추사 선생이 먹을 갈아 닳아 구멍 나버렸다는 벼루 10개와 대비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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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놓고 병 좀 고치게 해주세요
장병두 지음, 박광수 엮음 / 정신세계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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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한쪽 지면 절반을 할애해서 이 분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 기사를 읽고 책을 서둘러 구입하게 되었다. 

이미 주변에 암에 걸려 투병중이거나 죽은 지인들을 생각하면 매우 호기심 넘치는 책이기도 하다. 

독특하게 등 뒤를 눌러 문진하고 환자에게 묻지 않고 관상과 맥 만으로 병을 집어내는 솜씨하며 이분에게 병을 고친 유명하신 김지하 시인의 서문까지 책은 흥미를 유발할 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면허 없이 진료를 하여 병을 고친자로 부터 고발을 당하여 집행유예에 의한 진료중지! 

현대의학의 힘으로 고쳐지지 않는 병을 가진 이들이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이분께 오셔서 고쳐낸 일화들은 참으로 흥미롭다.더구나 그분들의 대부분이 지고한 지식인층이라는 점에서.. 그외에도 전통적 요법에 기인한 구술자료들은 한번쯤 써먹고 싶은 요법으로 기억에 남게 해준다. 

틈나는대로 책을 뒤적이며 자주 읽어 보기를 권한다. 

* 팁 하나: 감기 초기에 막걸리 한 사발을 뜨듯하게 데워서 마신후 뜨거운 방에서 이불덮고 땀을 푹 빼고 나면 감기가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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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클래식 - 조우석의 인문학으로 읽는 클래식 음악 이야기
조우석 지음 / 동아시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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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이나 논리라고 하기엔 석연치 않은 면이 많다.  추론적인 클래식 비판을 보는것 같았고 그 근거는 지은이의 정확한 근거와 논리의 부족을 들수 있다. 논리적 거부라고 하기엔 이론적 배경이 너무 빈약하다. 적어도 로고스적 이성에 부합하는 역할로서의 클래식의 탄생이나 적어도 바하의 대위법이 민주주의 구성원의 평등성을 강조한것에 대한 비판같은 거라도 있어야 하는것 아닌가? 

하물며 알레그레토와 아다지오가  욕망의 고조와 욕망 뒤의 허무라는 철학적 이해를 해주는 논거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저자가 굿바이 클래식이라고 외치면서 거창한 포문을 열어가는 모습이 좀 허황된 느낌이든다. 그만큼 이성적 설득력을 갖고 써내려간 글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좀 더 솔직하고 소박하게 써가야 하지 않았을까? 

짜집기식 구성과 잡다한 상식의 꿰맞추기식 나열로는 클래식을 멀게 하긴 역부족이다. 그만큼 서구 근대문명을 구성한 클래식의 넓고 깊고 거대한 제국적 이미지는 견고하기 때문이다. 수십 수백편의 클래식 관련 논문을 쓴 아도르노의 번역본이 겨우 <음악사회학>정도이고 에릭홉스봄의 저서가지고는 심오한 그들의 정신세계를 감히 논하기엔 너무도 패기에 찬 도전으로 보여진다. 그런면에서 읽을 거리는 많다. 

재즈를 듣고 머리속이 시원해지는 매니어나  클래식을 듣고 머리가 맑아진다는 고매한 철학교수님의 말씀으로 새삼 책의 무게를 견주어 보기도 한다.  자칫 혹평으로 끝날수도 있는 점에서 마지막으로 냉정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클래식 컴플렉스를 가진 사람이 클래식을 알고나서 그 경외심에 떨었던 인식을 새롬게 하면서 종국엔 클래식도 인간이 저지른 행위라는 자각을 바탕으로 썼다는 느낌이다. 비평서라기 보다는 비판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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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18일 화요일 오후 1시40분 경  서거

8월21일 금요일 저녁에 바하의 무반주 첼로조곡을 거푸 2~3장을 바꿔가며 들으며 상념을 적어 봅니다.  가끔 휴대폰 멜로디로만 접하던 조곡이 2면 3면 넘어가면서 저리도 가슴을 파고드는 슬픔을 삭히나 하는 생각과 함께

마침 그날은 지방에 홀로 계신 모친을 병문안 가던 길이 었습니다. 연로하셔서 창문을 닫다 넘어져 엉치에 금이가 꼼짝 없이 노인요양원에 계신걸 병문안 가던 길이었습니다. 그날은 방학동안 네번째로 내려가던 길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서두르려다가 점심 때 이후 도착하기로 마음먹고 오후 11시경 잠실을 출발 목적지인 청주를 향해 중부 고속도로를 접어들게 되었지요. 

88 올림픽도로를 접어들면서 부터 이상하리만치 기분이 저조하고 느낌이 좋지 않은 마치 불길한 기운이 주변에 내려앉은 듯한 분위기 속에 차를 몰고 있었습니다. 이런 느낌이 있던 날은 꼭 작은 접촉사고가 있곤 하던 징크스가 느껴지더군요. 

조심스레 차선 변경도 하지 않고 고속도로로 접어들며 규정 속도를 지켜가며 톨게이트를 빠져 나가면서도 음산하게 젖어오는 기운은 아직 걷히지 않은 상태 였습니다. 한참을 달려 오창 휴게소에 들러 점심을 마치고 졸음을 쫒기위해 사이다를 한병 그것도 천연 음료와 관련있다는 내용물이 든 음료를 한병 사서 차에 올랐습니다. 

운전 내내 음산하게 죄이던 기운 때문에 혹시 모친에게 좋지 않은 변고가 생기는게 아닐까 노심초사하고 있었는데, 라디오를 트는 순간 대담자들의 격앙된 목소리속에서 DJ의 성함이 오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직감적으로 그분의 죽음이 떠오르고 그로부터 그 음산히 내리 누르던 부정적 기운은 그분의 서거와 관련된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동시에 가족에 대한 안도의 생각도 동시에 들면서 죽음의 전율이 나에게도 전해오는가 하는 의아함이 겹쳐지더군요 

이후 서거소식을 계속 접하면서 이제 역사가 되어버린 한 인간의 삶이 객관화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파란만장한 삶! 그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는 인고의 삶! 

공통 분모로 지닌 특징이라곤 터무니 없는 사수좌라는 별자리의 소유 정도!  ㅜㅜ  사수좌는 말년에 빛이 난다는데....  

남북화해와 노벨상! 

그분이 생전에 이룩한 남북화해가 북녁의 조문단을 바라보며 새삼 더 큰 그림자로 자리하게 되더군요. 결코 쉽게 이룰수 없던 그 과업 속에서 이제는 우리 모두 화해가 되어야 겠지요 

소의 걸음으로 천천히 남북 화해의 길을 걸어갔으면 합니다. 

대통령에 당선되고 언젠가 인터뷰하던 말이 생각납니다.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으십니까?" 

"국민이 그리워하는 대통령, 국민이 보고 싶어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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