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의 지식인(내가 아는 사례는 주로 문인)들을 보면, 집안에서 정해준 부인과 해로한 사례가 거의 없다시피하다. 이혼을 했거나(당시엔 이혼이라기보단 그냥 소박인가...) 아니면 본처는 고향에 내버려두고 다른 여성(주로 신식 교육을 받은 어느 정도의 지식인)을 만나서 같이 살았거나...

1920 년대의 남녀학생에게 대학의 입학은 전통적 가족으로부터의 공간적 이동일 뿐만 아니라 대도시 문화로의 진입이므로 심각한 격절감을 안겨주었다. 대학생활에서 수용하게 된 서구적인 결혼관과 가족제도관, 남녀공학 및 학생운동을 함께한 체험은 학생들로 하여금 전통적 결혼관과 가족제도에 비판적인 태도를 조장하기 십상이었다. 그런데 당시에 시행된 여러 종류의 여론조사를 검토해보면, 배우자관이나 가족제도에 대해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절충적 태도를 취했다. 전통적 가족제도가 그 권위를 잃고 새로운이념이 제도화되지 못한 과도기의 소산으로서 청년 학생들에게는 커다란 혼란이 있었음을 뜻한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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