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 위화,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다
위화 지음, 김태성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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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런 시대에는 한 개인의 운명을 결코 자기 것이라고 할 수 없었다. 모든 사람이 정치 상황의 파도에 따라 흔들렸고 자기 앞길에 행운이 기다리고 있는지 불행이 기다리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 - P124

문화대혁명 시기 나의 이런 글쓰기는 고등학교 때까지 계속됐다. 그러다가 이느 날 갑자기 대자보 쓰기에 흥미가 싹 사라지고 말았다. 나는 연극 대본을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이것이 바로 나의 첫번째 문학작품일 것이다. 나는 거의 한 학기를 들여서야 4천여 자에 달하는 단막극 원고를 완성했고, 여러 차례 수정을 한 다음 진지하게 원고지에 옮길 수 있었다. 연극의 내용은 당시 유행하던 이야기로 어떤 지주가 전국이 해방된 뒤에 재산을 전부 잃고 가슴속 불만을 해소할 수 없어 농촌의 사회주의 건설을 파괴하려다가 결국 가난하지만 지혜로운 농민들에게 산 채로 붙잡힌다는 것이었다. - P129

이것이 바로 그 시대 글쓰기의 표준이었다. 노동자와 농민은 절대로 더러운 욕설을 입 밖에 내지 않고 지주와 우파, 반혁명분자들만 더러운 언어를 입에 담는다는 것이었다. - P130

나중에 젊은이들이 종종 내게 묻곤 했다. "어떻게 해서 유명한 작가가 될 수 있었나요?"
나의 대답은 하나이다. 바로 ‘글쓰기‘ 덕분이었다. 글쓰기는 경험과 같다. 혼자서 뭔가 경험하지 않으면 자신의 인생을 이해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직접 써보지 않으면 자신이 무엇을 쓸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 P137

저우옌루는 내게 소설의 결말 부분을 고쳐줄 것을 요구했다. 원래는 결말 부분이 좀 어두웠는데 밝게 고쳐달라는 것이 그녀의 요구였다. 나는 한 번도 자본주의를 본 적이 없는 그녀가 역시 한 번도 자본주의를 본 적이 없는 내게 했던 말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사회주의는 원래 밝은 거예요. 자본주의만 이렇게 어두운 거라고요." - P144

나는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문화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첫날 문화관으로 출근하면서 문화관 사람들이 하루 종일 대로를 돌아다니며 놀던 일이 생각났다. 그래서 일부러 두 시간 늦게 출근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내가 가장 먼저 출근한 사람이었다. 나는 신이 나서 스스로에게 말했다.
"이곳으로 오길 정말 잘했어." - P146

누구나 일생을 통틀어 표현하고 싶은 무수한 욕망과 감정을 품게 된다. 하지만 실제 현실과 개인의 이성과 지혜가 이를 억누르고 만다. 하지만 글쓰기의 세계에서는 이렇게 억압된 욕망과 감정을 충분히 표출할 수 있다. 나는 글쓰기가 사람의 심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되고 인생을 더욱더 완전하게 만들어준다고 믿는다. 또는 글쓰기가 사람들에게 두 갈래 인생의 길을 갈 수 있게 해준다고 할 수도 있다. 하나는 현실의 길이고 다른 하나는 허구의 길이다. 이 두 가지 길은 건강과 질병의 관계와 같아서 하나가 강대해지면 다른 하나가 필연적으로 쇠약해진다. 내 현실에서의 삶의 길이 갈수록 평범해지는 것은 허구에서의 내 삶의 길이 갈수록 풍부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 P147

아주 오랫동안 나는 한 가지 생각을 고집스럽게 믿어왔다. 한 사람이 성장해온 과정이 그의 일생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가장 기본적인 그림이 바로 이때 그의 가슴 깊은 곳에 새겨져 마치 복사기처럼 한 장또 한 장 개인의 성장에 계속 복사되는 것이다. 그가 자라 성인이 된 뒤 성공한 사람이 되었건 실패한 사람이 되었건, 위대한 사람이 되었건 평범한 사람이 되었건, 그가 행하는 모든 것들은 이 가장 기본적인 그림을 부분적으로 수정한 데 지나지 않는다. 당연히 그림 전체는 변하지 않는다. - P148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자문해보았다. 왜 항상 밤에 꿈속에서 나를 죽이려는 사람들에게 쫓기는 것일까? 나는 내가 낮에 너무나 많은 피비린내와 살인에 관해 쓰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것이 인과응보라고 믿었다. 그리하여 그닐 밤, 아마도 이른 새벽이었을지 모르지만, 나는 차가운 땀으로 가득 찬 이불 속에서 나를 향해 경고했다.
"앞으로는 더이상 피비린내와 폭력이 가득한 이야기를 써선 안 돼." - P156

우리 중국인들은 불과 40년의 세월 동안 같은 영토 안에서 판이하게 다른 두 세계를 경험했던 것이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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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 위화,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다
위화 지음, 김태성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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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3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정치지상주의의 중국은 몸을 한 번 떠는 사이 금전지상주의의 중국으로 변했다. - P26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당시의 극소수 ‘관도‘의 부패는 사실 오늘날의 다양한 방식을 동원한 대규모 부패에 비하면 별것 아니었다. 1990년 이후부터 중국 사회의 부패 증가 속도는 경제성장 속도와 마찬가지로 놀라운 수준으로 빨라졌다. - P27

중국에는 법률체계 밖에 세워진 이른바 신방제도라는 것이 있다. 이는 다양한 유형의 억울함을 당한 사람들에게 일말의 희망을 갖게 하고 부패와 불공정한 사법행위의 피해자들로 하여금 그래도 아직은 칭렴한 관료가 존재한다는 환상에 빠지게 하는 제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중국의 오랜 역사를 관통하여 흐르고 있는 인치 전통의 영향일 뿐이다. - P32

지난 30년 동안 중국에서 가치폄하의 속도가 가장 빠르고 그 폭도 가장 큰 단어를 뽑는 경선을 벌인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영수‘가 당선될 것이다. - P49

오늘날 중국의 젊은 세대는 마오쩌둥에 관해 아는바가 거의 없는데도 ‘마오쩌둥 부활‘의 대열에 대거 가세하고 있다. 어쩌면 이런 현상이 ‘마오쩌둥의 부활‘이 이미 넓은 의미에서의 사회심리 표현이라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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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스코가의 기존 제설 순서가 일부러 여자를 희생해서 남자에게 혜택을 주려고 고안된 것은 아니다. 이 책에 나오는 다른 많은 예처럼 젠더 데이터 공백의 결과였을 뿐이다. 이 경우에는 관점에 공백이 있었다.
이 순서를 최초로 고안한 남자들은 - 당연히 남자들이었다 - 자신의 이동 패턴에 따라 필요에 맞게 순서를 정했다. 일부러 여자를 배제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여자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다. 여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지 않았다. 즉 이 데이터 공백은 계획 단계에 여자를 포함하지 않은 결과였다. - P59

"교통 관리자들은 모든 사람이 필요로 하는 바가 똑같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와 여자가 모든 면에서 똑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는 화가 나서 헛웃음을 짓는다. "여성 승객들에게 물어보면 현 교통체계로는 해결되지 않는 수요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 P65

비난은 여자들이 도시 공간과 대중교통 환경을 불안전하다고 느끼게끔 디자인한 설계자들이 아니라 두려워하는 여자들에게 향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늘 그렇듯 이 모든 것 뒤에는 젠더 데이터 공백이 존재한다. - P83

여자들이 공공장소에서 직면하는 위협적 행위가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남자들이 남자 일행이 있는 여자에게는 그런 짓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 일행이 있는 여자는 이런 종류의 행위를 경험할 가능성이 훨씬 낮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브라질 여성의 3분의 2가 교통수단으로 이동 중에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경험했는데 그중 절반이 대중교통에서 일어났다. 남자의 경우는 18%에 불과했다. 따라서 성폭력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닌 남자는 어디선가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여자들의 그런 이야기를, "나는 한 번도 못 봤는데?" 라는 무의미한 말로 너무나 쉽게 일축해버린다.
이 또한 젠더 데이터 공백이다. - P85

설계자가 젠더를 고려하지 않을 때 공공장소는 남성 디폴트가 된다. 그런데 현실은 세계 인구의 절반이 여성의 신체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인구의 절반은 매일같이 그 신체에 가해지는 성적 위협과 싸워야 한다. 세계 인구 전체는 돌봄을 필요로 하는데 현재 그 돌봄노동은 주로 여자들이 무급으로 한다. 이것들은 특수한 관심사가 아니라 보편적 관심사다. 그리고 공공장소가 정말로 모두를 위한 곳이 되려면 지금부터라도 세계 인구의 나머지 절반을 배려하기 시작해야 한다. 이제껏 살펴본 것처럼 이는 정의의 문제만이 아니다. 간단한 경제문제이기도 하다. - P97

한마디로, 공공장소를 설계할 때 세계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빼놓는 것은 재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선순위의 문제이며 현재는 고의든 아니든 여자를 우선시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명백한 불의이자 경제적 무지다. 여자들은 공공자원을 이용할 동등한 권리가 있다. 우리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여자를 제외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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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의 핵심 전략은 차별과 폭력이 아니다. 차별과 폭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여성에 관한 거대하고도 체계적인 무지를 당연시하는 세계에 살게 되었다. - P4

세상에 존재하는 불합리와 불평등을 감추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디폴트값을 특정 집단에 유리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미국 여성 상원의원들은 전용 화장실이 없어서 방문객용 화장실을 써야 했다. ‘상원의원 전용 화장실‘에서 ‘상원의원‘은 남성만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남성 디폴트 뒤에 숨겨진 차별을 낱낱이 드러낸다. - P5

남자를 디폴트 인간으로 간주하거나 여자를 크기만 작은 남자로 간주하는 것은 제설 작업에서부터 안전벨트, 의학에 이르는 모든 것 또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 P7

젠더 데이터 공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는 그것이 대개 악의적이지도, 심지어 고의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정반대다. 그것은 수천 년 동안 존재해온 사고방식의 산물일 뿐이기에 일종의 무념이라 할 수 있다. 남자들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고, 여자들은 아예 언급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중 무념이기까지 하다. 우리가 인간이라통칭하는 것은 남자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 P16

만약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는 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전부 비장애인 백인 남자라면 - 미국의 경우 90%가 그러하다 -또한 데이터 공백을 형성한다. 의학 연구에서 여성의 신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것이 데이터 공백을 형성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차후에 상술하겠지만 여성의 관점을 포함하지 않는 것은 (대개 선의에서) ‘성 중립적‘인 척하는, 의도치 않은 남성 편향의 큰 요인이다. - P17

여성의 신체, 여자의 무급 돌봄노동, 여자를 대상으로 한 남자의 폭력, 이것들은 너무나 중요한 문제라서 우리 삶의 거의 모든 부분과 연관되고 대중교통부터 정치까지, 일터에서부터 외과수술에까지 이르는 모든 경험에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남자들은 그 사실을 잊어버린다. 여성의 신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그들은 여자가 하는 무급 노동의 극히 일부만을 한다. 그리고 그들이 씨름하는 남자의 폭력은 여자들이 직면하는 폭력과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이러한 젠더 간 차이는 계속 무시되고 우리는 마치 남성의 신체와 그에 수반되는 삶의 경험이 성 중립적인 것처럼 살아간다. 이것은 여성에 대한 일종의 차별이다. - P18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초공정한 슈퍼컴퓨터에 의해 통제되는 초합리적인 세계에서도 여성은 여전히 드 보부아르가 말한 제2의 성에 불과하며, 남성의 아류로 격하되는 것이 초래하는 위험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건재하다는 사실을 보여줄 것이다. - P20

‘별도 지표가 없는 이상 남성‘이라는 접근 방식은 민족지학의 모든 분야에 전염된 듯하다. 예를 들어 동굴벽화는 대개 사냥감 그림이기 때문에 학자들은 사냥꾼, 즉 남자가 그렸을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와 에스파냐의 동굴벽화 옆에 찍힌 손자국을 분석해보니 대부분 여자가 그린 것으로 드러났다. - P23

남성명사를 변형하여 여성명사로 만드는 방식이 미묘하게 여성을 남성의 아류, 드 보부아르의 표현처럼 "타자"로 생각하게 만든다. - P27

우리는 14~17세기를 르네상스기로 분류한다. 그러나 사회심리학자 캐럴 태브리스는 1992년 저서 <여성과 남성이 다르지도 똑같지도 않은 이유>에서 여자들에게는 그것이 르네상스가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그 시대에도 여자들은 여전히 지적, 예술적 생활로부터 대부분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18세기를 계몽주의 시대라고 부르지만 그때에도 인권은 확대된 반면 여권은 오히려 축소됐다. 여자들은 자신의 재산과 수입을 마음대로 관리할 수 없었고 고등교육과 직업교육을 금지당했다. 우리는 고대 그리스를 민주주의의 요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인구의 절반인 여자들에게는 투표권이 없었다. - P36

남자들은 여자가 아주 조금만 나와도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그들이 볼 때는 운동장이 기울어 있지도 않고 남자만으로 이루어진 라인업은 단지 남성이 객관적으로 우월하다는 증거인 것이다. - P39

백인 남자로 태어나 살면서, 아무 말 없으면 당연히 백인이고 남자라는 사실에 너무 익숙해지면 ‘백인‘과 ‘남자‘도 정체성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 P49

남성이 보편이라는 추정은 젠더 데이터 공백의 직접적인 결과다. 백인이라는 점과 남자라는 점을 말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다른 정체성이 아예 언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성 보편은 젠더 데이터 공백의 원인이기도 하다. 여자들이 보이지 않고 기억되지 않기 때문에, 남성 데이터가 우리 지식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남성이 보편으로 보이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세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이 소수자의위치로 끌어내려진다. 특수한 정체성, 주관적 관점의 취급을 받게 된다. 이러한 설계를 통해 여자들은 문화에서, 역사에서, 데이터에서 잊어도 되는 존재, 무시해도 되는 존재, 없어도 되는 존재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여자는 투명 인간이 된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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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수정주의자들이 등장한 시기는 일본에서는 유럽에서든 1980년대 이후입니다. 전쟁의 현실을 직접 경험한 세대가 사회의 제일선에서 물러난 후에 슬슬 나타나기 시작했지요. 종군위안부 문제, 프랑스와 독일의 "가스실은 없었다"라는 말은 거의 동시에 나왔습니다. 현장에서 그 일을 본 사람들이 죽고, 살아 있는 증인이 하나둘 사라질 무렵을 틈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쟁 범죄에 관한 사료가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 건 당연합니다. 일본, 독일, 프랑스 다 마찬가지로 전황이 나빠지자 자신들이 위반한 전시국제법 사례에 관련한 모든 문서를 조직적으로 은폐했기 때문이지요. - P286

역사적 사실을 은폐하기란 결국 불가능합니다. 지금까지 완벽하게 은폐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얼마 동안은 감출 수 있겠지만 반드시 드러납니다. 은폐하는 당사자 자신이 ‘은폐된 사실‘의 진리성을 숙지하고 있기 때문에 은폐하는 자체로 진실은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밝혀집니다. 은폐된 시기가 길면 길수록, 은폐가 철저하면 철저할수록 폭로되었을 때 입을 손실은 큽니다. - P287

특정비밀보호법을 아베 정권이 필사적으로 제정하고자 한 이유 중 하나는 2007년 미국에서 공문서가 공개되면서 자신의 정치적 태생이 밝혀져 분노한 데에 있습니다. - P297

친미 우파와 반미 좌파는 개별적인 정치 이슈에서는 대립하지만, 이 책 <사쿠라 진다>에서 지적하듯이 전쟁의 책임 소재를 애매하게 만들어버리는 한편, 지난 전쟁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자신들의 세대가 무덤까지 가져가고 후세에는 알리지 않겠다는 태도를 똑같이 취했다. 우파는 자신들의 권력 정당성을 위협받지 않기 위해, 좌파는 시민들의 정치적 죄의식을 지워주기 위해서였다. -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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