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기 기준에 따라 남을 판단하므로 진실하지 않은 사람에게 자신의 진실함을 믿게 할 수는 없다. 반대로 진실한 사람에게는 자신의 진실함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 - P203

우리 팀은 더 받은 주유권을 현금으로 바꿔 경비로 썼다. 이게 내가 무고하지 않다고 했던 이유다. 그 일을 폭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상황을 알면서도 그 돈으로 함께 차를 마셨다. 사람은 정말 쉽게 부패할 수 있다. - P217

사람들과 흥정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았고 이익이나 조건을 따지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다. 협상할 때면 일부러 미움을 사는기분이 들었다. 누군가의 미움을 사기 싫고 모두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성격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증폭시켰다. 이율배반적이지만, 너무 잘 보이고 싶어 하다 보니 사람을 가까이하는 게 싫어졌다.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충동이 늘 실망과 좌절로 끝났기 때문이었다. - P223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세상은 인간의 감정이 아니라 공평하고 합리적이며 빈틈없는 규칙에 따라 굴러가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교분을 쌓을 필요 없이 규칙만 준수하면 효율적으로 일이 처리되는 ‘편안한‘ 세상이었다. - P225

한편으로는,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손해를 많이 보면서 이런 걸 전혀 알려주지 않은 부모님을 점점 원망하게 되었다.
부모님이 가르쳐주신 처세술은 사회에서 전혀 통하지 않았다. 부모님은 야망을 가져야 한다고 격려하는 대신 참고 견디라고만 가르치셨다. 옳지 않은 일은 하지 말라고 가르치셨지만, 모든 사람이 옳지 않은 일을 하는 데다 사회는 그들을 벌주가 나를 칭찬하는 게 아니라 그들을 칭찬하고 나를 벌주었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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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똑같은 상황에 빠지곤 했다. 우선 내 특성 때문에 대부분의 사장들이 나를 무척 좋아하고 갈수록 부담을 줬다. 나는 끝내 그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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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맞는 말이다... 베이징만 돼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다 들리게 어머 저 사람 좀 봐 이러고 수군거렸을걸.

언젠가 푸싱공원에서 모델 같은 몸매에 반바지와 탱크톱을 입은 외국 소녀가 풀밭에 누워 일광욕하는 것을 보았다. 속으로는 무척 놀랐고 신기하기도 했지만 나의 존엄과 예의를 지키기 위해 쳐다보지 않으려고 애썼다. 옆에 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 역시 못 본 척했다. 어느 한 사람도 멈춰서 쳐다보지 않았다. 그 순간 상하이가 얼마나 서구화되었는지, 사람들은 또 얼마나 개방적인지 알 수 있었다.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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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는 예약금을 걸지 않은 채 다음에 다시 오겠다고 하는 손님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세상 소비의 절반 이상이 충동구매라고 믿었다. 모든 사람이 심사숙고한다면 아무도 물건을 살 리 없다는 거였다. - P178

그의 눈에 가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취미나 취향이 아니라 장사였다. 그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Y가 의지해야 하는 사람들은 하필 나를 빼면 전부 취미와 취향에 따라 들어온 사람들이었다. - P181

Y는 J에게 높은 매출을 바랐지만, J는 일을 통한 취향의 실현과 가치관의 일관성이 중요했다. Y는 그런 차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J가 자기 요구에 맞추지 못하자 사사건건 비난하기 시작했고, 그건 J의 반감만 부추겼다. - P183

Y는 모든 면에서 과한 경향이 있었다. 과하게 요구하고 과하게 베풀고, 과하게 상처 주고 과하게 보상했다. 요컨대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늘 끊임없는 격정 속에서 살았다. 그는 타고난 투사였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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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매일 택배를 이용하면서도 택배기사의 작업방식은 잘 모른다. 나는 그런 무지를 우리의 노동 보수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받아들였다. - P123

택배 일을 오래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배상금을 물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많이 일하면 많이 배상하고 적게 일하면 적게 배상하며 일을 안 하면 배상도 없다고 자조 섞인 농담을 하곤 했다. - P145

베이징에서 택배와 음식 배달 일은 언제든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회사가 없어지면 다른 회사로 가면 그만이었다. - P156

기존에 짜놓았던 시간이 아닌 다른 시간에 단지로 들어서자 느낌이 달랐다. 완전히 새로운 시선으로 내 일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시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만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걱정과 불안 때문에 시도할 수 없었던 각도, 아무 목적 없는 각도에서 주변을 바라볼 수 있었다. 더 이상 나 자신을 정해진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책망하고 화내는 시급 30위안짜리 배송 기계로 보지 않아도 됐다. - P159

실제로 내가 업무 효율을 상관하지 않자, 다시 말해 투자 대비 수익을 따지지 않자 모든 고객이 친절하게 대해주고 진심 어린 미소를 지어주었다.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으면 세상이 화목하고 정겨워질 수 있다는 게 그렇게 증명됐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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