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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퍼런트 - 넘버원을 넘어 온리원으로
문영미 지음, 박세연 옮김 / 살림Biz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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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서 차별화의 역설을 언급하고 있다. 고객의 반응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이 채워가는 과정이 결국 특색없는 제품을 만들고, '비슷하면 지는 거다'라는 모토에서 알 수 있듯이 결국은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 책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보다는 더욱 확대시키고, 소비자를 낯설게 하거나 불편하게 하며, 현재의 보편적인 정서에 반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기업들의 몇몇 케이스들이 쭉 열거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은 낯설고 불편하게 하는 것도 일정수준 이상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본문에서도 언급했듯이 가장 창의적인 계층은 어린아이들이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이 마케팅 현장에서 성공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실무적인 업무를 할 기본적인 수준이 안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창의력과 일탈을 요구하지만 그것들만 주가되면 아예 그 제품은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일정수준을 넘어서면서도 창의력을 가져가려면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분석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렇다면 이 책의 논의는 그저 성공한 사례들에 대한 피상적 공통점 찾기에 그칠 수 밖에 없다.

국내 포털 경쟁에서 뒤친 네이트나 야후가 구글처럼 텅빈 공간의 검색창을 제시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현대차가 미니쿠퍼처럼 작은 차를 내놓고 작다는 것을 강조하면 성공할까.

남과 다름이 다가 아니다. 어쩌면 남과 다름은 성공한 기업들이 성공한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수 있다. 원인과 결과의 혼돈은 잘못된 전략을 낳는다.

남과 다르게 만들려면 기업이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이를 계속 실현해가는 끈기를 가져야 한다. 그러면서도 결국은 옳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천재적이면서도 운이 좋은 리더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 하나를 더하자면 실패를 용납하는 관용적이고 창의적 분위기가 더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차별화는 멸망의 지름길이다.

극단적인 효율성을 중시하고 성공만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차별화는 어설픈 모방에 불과하다. 차별화도 일정수준 이상의 전문성과 철학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오랜시간을 꾸준히 자신의 신념을 가져가지고 실천하는 것만이 진정한 차별화를 만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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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 21세기 조공은 이자와 배당이다
전병서 지음 / 참돌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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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예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이었던 전병서 교수가 중국 경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애널리스트 출신이라는 저자의 이력때문인지 몰라도 학자적 느낌보다는 사람의 시선을 끄는 애널리스트 혹은 기자식의 문체가 두드러져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는 부담이 없는 책이다.

◆ 중국 직접투자 중요성 & 절대규모가 거대해진 고소득층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주식시장에 관여하면서 중국의 중요성에 대해서 수없이 강조했지만, 중국 직접투자에 대한 관점은 다소 소홀하게 여겼던 나자신의 게으름에 대해 반성이었다.

이미 몇년전 전업투자자였던 주변 지인들이 중국에 투자를 하겠다고 중국에 집을 사고 몇개월씩 거주하곤 하던 모습을 직접 봤으면서도 그런 부분에 대해 너무 쉽게 무시했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물론 아직 내 여건이 중국시장까지 접근하기에는 부족하지만 그런 부분을 너무 간과했다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어쩌면 몇년전의 중국증시 급등과 급락 이후 자본시장은 앞으로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미 한국 경제를 볼 때 중국의 연관성이 커져가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에 대한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특히 중국소비와 관련해, 중국 전체의 1인당 GDP가 낮지만 상위 5%의 고소득층 6,500만명의 소득소준은 높고 그 절대규모가 크다는 것을 지적한 점은 인상적이었다. 그러고보니 지난해 하순에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결혼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던 중국인들의 모습이 생각났다. 1인당 GDP만 보고 중국자체를 낮춰보던 편견이 나도 있었던 것이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다.

◆ 중국 인력육성 등 우리의 대응

또한 우리나라에서 중국전문가들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극 공감이 갔다. 정작 나조차도 능숙하지는 못해도 영어자료는 느리나마 읽을 수 있으나, 중국어자료는 제대로 읽지 못한다. 실제로 예전 증권사 포럼에서 중국애널리스트들이 나오면 회사명이나 이름도 중국식 발음으로 제대로 읽지 못했다. 여기에 예전 뉴스핌 기자로 있을 때 중국기업의 국내상장에 선도적이었던 A증권사 IB담당 임원과의 인터뷰를 회상하면서 중국관련 IB투자가 실질적이지 못했던 기억도 났다. 

중국의 부상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저자의 의견도 대체로 공감이 갔다. 이제 우리도 과잉노동력보다는 과잉자본이 문제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선진국들처럼 중국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적극 공감이 갔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간접적으로나마 인연이 있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그동안 중국에 대한 접근방식에 대한 새로운 인식도 할 수 있었다.

◆ 중국의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 대한 접근

세부내용 중 산업별로 봤을 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에너지 산업에 대한 접근이었다. 중국이 지금은 거의 가치가 미미한 사막 등에 대규모 태양열발전 및 풍력발전 기지들을 건설해 미래의 유전처럼 만들어 에너지패권을 가져갈 것이라는 의견은 상당히 공감이 갔다.

안 그래도 예전에 태양광산업을 공부하면서 반도체산업의 중심이 한국인 것처럼, 태양광산업은 이미 중국이 중심이며 태양광산업에서 글로벌 메이저기업은 중국에서 나올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이런 생각을 뒷받침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중국은 신재생에너지산업에서 단순히 조립생산수준을 넘어 발전분야에서도 유럽을 제치고 세계 강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리고 그러한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중국정부도 이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보호를 아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도 나름 투자를 하고 있으나 현재 시점에선 오히려 뒤처진 부분이 꽤 된다. 지금은 한화처럼 중국기업을 M&A하는 방식으로라도 중국시장에 기반을 가져가지 못하면 세계적인 흐름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

◆ 직관적 접근이 가지는 한계

이 책의 접근방식은 저자가 직접 중국을 경험하고 느낀 부분에 대한 통찰이나 경험이 다소 강조되고 있다. 물론 애널리스트로서 다양한 데이터를 다룬 경험이 있는 가운데 나온 통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다소 성급한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그대로 실현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한 점이 그렇다. 우연히 어제 한국은행에서 중국경제를 담당하는 친구와 위안화 국제화에 대한 애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자본거래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위안화가 중국정부의 의지처럼 2020년까지 30%의 지분을 가지는 국제통화가 되기는 힘들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제통화에서 무역결제의 비중은 크지 않고 무역결제조차도 자본투자에 사용하지 못하는 통화라면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도 1980년대 엔화 결제비중이 빠르게 확대되었으나 그후 한계를 맞았다고 한다. 덩치가 아닌 금융노하우를 가진 금융기관이 부재했던 것도 주된 이유였는데, 이는 중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금융노하우라는 것이 아무리 노력해도 단기간에 쉽게 확보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지난 11월 10일 한국은행에서 나온 '위안화의 국제화 추진 현황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참조하면 도움이 될 듯하다.
 
또한 중국의 인권과 소수민족의 통제가 잘 관리될지에 대해서 서구식의 과도한 비관론도 지양해야 하지만, 이 책처럼 중국의 엘리트층 중심의 지배층에 대해 다소 강화게 자신하는 것도 다소 의문이 들기는 했다.
 


마지막으로 중국투자에서 주목할 분야로서 정리한 내용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단 []는 본인의 개인적 생각이다. 

1) 부동산 :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를 포함한 부동산기업들, 베이징/상하이/선전/중칭 등 1위 부동산 개발상

2) 가전회사(하이얼, 하이신, 강자, 메이디) + 중국 자동차

3) 음식료 소비 : 칭다오맥주, 옌징맥주, 장위(포도주), 왕자오(포도주), 창청(포도주)

4) SOC 투자 : 시멘트(서쪽 신장일대 중심) [건설?]

5) 희토류 상장기업 : 중커싼환, 시투하이테크, 중궈시투, 후난유색금속, 신장신신광업,루어양롼촨몰리브덴

6) 의료 : 구강치료[오스템임플란트 ?], 리주의약(중약회사)

7) 신재생에너지, 환경, 바이오

[은행, 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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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강의
서대원 지음 / 을유문화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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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에게는 요 근래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긴 독서시간을 기록한 책으로 기록될 만하다. 몇개월전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나 다 읽지 못하고 기다리다가 이번에 다시 빌려 거의 2주넘게 읽었기 때문이다.  


물론 책 분량이 656페이지나 되기 때문에 적지 않다는 점도 한 몫 했으나, 그보다는 이 책의 내용들이 빠르게 읽고 넘어가기에는 무게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서대원씨는 점을 치는 역자이지만, 이 책에선 점술서인 주역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처세서로서 주역을 설명했다. 주역에서 본문에 해당하는 64장을 각각 인생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나 처세에 필요한 내용으로 풀이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성공서 내지 처세서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처세서 부류의 책들이 책을 읽는 순간에는 마치 모든 것을 이뤄낼 것처럼 용기를 얻지만 책을 덮고 실제 행동에 나설 때에는 그런 용기가 실제 부딛치는 어려움 속에서 눈녹듯이 사라지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나온 처세서들은 무엇인가 배운다기 보다는 잘 꾸며진 장식품처럼 작고 아담해 보기는 좋지만 그 수준이 천박하고 유치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일단 그런 느낌은 아니다. 한장 한장은 넘기면서 드는 생각은 급히 삼키면 체할 것처럼 하나하나를 음미해야겠다는 것이다. 각 장의 내용이 각각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 내용을 하나로 요약하기는 힘들지만, 1) 적절한 때를 기다리고 2) 믿음이 있어야 하며 3) 나아갈 바와 물러설 바를 바르게 행하고 4) 겸양을 가질 것을 강조한다.


본문을 읽다보면 이 책에서 애기하는 내용은 1) 이미 돈, 권력, 명예 등을 가진 이들이 이러한 영예를 어떻게 유지할지와 2) 현재 힘들고 어려운 이들이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로 나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아직은 전자보다 후자에 가깝기 때문에 관련된 장들이 가슴에 남았다.


그러한 장중에서 '구덩이, 험하다, 고생하다'는 의미의 감(坎)을 풀어쓴 29장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서 이글을 마칠까 한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 고생을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習坎 有孚 維心亨 行 有尙

습감 유부 유심형 행 유상

설혹 구덩이에 빠지더라도 헤어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마음을 단단히 붙들어매면 행함에 가상함이 있다.

 

習坎 入于坎窞 凶

습감 입우감담 흉

구덩이 속에서 다시 구덩이에 빠지니 흉하다

 

坎 有險 求 小得

감 유험 구 소득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희생하며 여러 사람을 구하면 작은 덕을 얻을 수 있다.

 

來之坎坎  險 且枕 入于坎窞 勿用

래지감감  험 차침 입우감담 물용

험하고 어려운 일이 몰려오는데도 이를 알지 못하고 대비하지도 않으니, 어려움 속에 어려움이 닥치고 손을 쓸 방도가 없다.

 

樽酒 簋貳 用缶 納約自牖 終 无咎

준주 궤이 용부 납약자유 종 무구

(어려움에 빠지면) 정성스런 술 한동이, 투박한 기장밥 한 그릇에 순순한 마음을 담아 손님을 대접하면 마침내 허물이 없다.

 

坎不盈 祗旣平 无咎

감불영 지기평 무구

아직 궁지에 몰리기 직전인 상황에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친절한 자세를 가져야 허물이 없다

 

係用徽纆 于叢棘 三歲不得

계용휘묵 치우총극 삼세부득 흉

손발이 묶여 감옥에 같히고 3년으로도 용서를 받지 못하는 무거운 죄를 지어 발생한 어려움은 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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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을 말하다 - 이덕일 역사평설 조선 왕을 말하다 1
이덕일 지음, 권태균 사진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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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택함에 있어 여러가지 기준이 있다. 그중 어떤 책은 단지 어떤 저자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손이 가는 경우가 있다. 나에게 이덕일이라는 저자는 그런 존재다.

철저한 고증에 기반을 하면서도 단순한 사실을 나열이 아닌 자신의 관점에서 역사를 정리하지만, 그 관점이 어느 한 방향으로 치우침이 없으면서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글을 쓸 수 있는 역사가이기 때문이다.

올해 중순 우연히 서점에서 존재를 안 뒤 이번에 완파한 이번 책도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우선 저자는 말한다. 리더는 단순히 개인적인 성실함이나 검소함보다 그가 처한 조직의 시대정신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근본적 변화를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검소했지만 노론독재와 양반중심의 시대적 악습를 변화하는데는 주저했던 영조나 나름대로의 애민정신에도 훈구세력 처단과 사림세력의 육성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인지하지 못한 연산군 등이 그러한 예이다.

어떤 조직의 리더는 단순히 착하다는 식의 개인적 성품만으로는 안된다. 차라리 부도덕한 리더는 용서가 되지만 그에게 부여된 사명을 처리하지 못하는 리더는 용서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러한 무능함은 연산군처럼 그러한 시대적 과오를 인지할 능력이 없는 지적인 무능일 수도 있고, 기득권 세력과의 갈등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자신을 버릴 수 있는 능력만이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다.

이런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이 곳에 나온 왕들 중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본 왕은 태종이다. 그는 그 시대 직면한 조선왕조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아버지, 형제, 가신, 부인, 처가, 사돈 등을 모두 정리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이는 얼핏 보면 자신의 정적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정치적 보복과 크게 다르지 않아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처단한 이들이 다들 한때 자신과 함께 하던 기득권이라는 점에서 분명 차이가 있다.

그 차이는 가장 비슷하면서도 대조적인 세조와의 비교를 통해서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세조는 자신의 왕위 집권과 유지를 위해 무자비한 숙청을 단행했지만, 자신과 함께 했던 가신들을 공신이라는 특권층으로 만들어 철처히 보호했다. 이는 자신에게 충성을 다한 이들도 왕권강화를 위해 과감히 처단한 태종과는 정반대인 것이다.

그 결과 태종은 조선이라는 왕조를 반석에 올려놓으면서 세종이라는 성군을 낳았지만, 세조는 훈구세력이라는 사회의 악을 만들면서 이후 갈등과 불안의 원흉이 되었다. 이후 왕권이 취약하고 정통성없었던 것이나 훈구세력 이후 대안세력인 사림이 명분에만 집착하게 하면서 외세의 침략에 무방비로 당하게 된 것도 근본을 보면 자신과 그 측근들의 사익에 몰두한 세조의 공(?)이다.

또한 이 책은 명확하고 합리적인 후계자 양성의 중요성도 지적한다. 엄격하면서도 실제적인 수업과 실제 양위를 통해 성군이 되도록 이끈 태종은 그런 면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다. 반면 선조는 가장 최악의 사례다.

선조는 선위를 자신의 정치력을 키우는 수단으로 악용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서른이 넘고 임진왜란이라는 국란 극복의 명분도 있는 광해군를 끊임없이 위협하면서 사회불안요인을 만들었다. 자신의 왕권강화수단으로 후계구도를 이용하는 그의 용렬함은 이후 광해군의 폐위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인 영조도 후계자 양성이라는 측면에선 나쁜 사례라 할 수 있다. 자신의 도덕적 불안과 소론의 탄압수단으로 양위소동을 벌이면서 만 네살짜리 사도세자를 석고대죄에 만들더니, 예순여섯이 넘은 나이에 재혼에 집착하면서 외척이 발호하게 하고, 경쟁의 수단으로 자신의 자식인 사도세자를 죽였다.

그나마 막판에 노론 당론을 거부하고 세존의 즉위를 이끌어내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사도세자 문제가 정조의 사망 이후까지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인상적으로 본 부분은 반대파와의 공존이다. 사람은 누구나 필연적으로 내편이 잘 되기를 바라고 나와 다른 이들을 안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그 경우가 심해져 상대방을 제거하고 자신만 성과를 독점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탈이 나기 마련이다. 특히 리더가 그 중심을 잡지 못할 경우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광해군 시대 여당인 대북은 소수당이라는 현실을 상대당의 축출로 자신들의 권력독점으로 대응했고, 그 결과는 광해군의 폐위와 대북의 소멸이었다.

대북이 소수당이라 실패했다고 한다면 다수당인 노론이 정권을 장악한 영조 시대를 보면 된다. 영조와 노론은 집권기간 내내 사회불안으로 작용한 경종 추대세력이 노론 독주 현실에 대한 불만이라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연루자를 모두 죽이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식으로만 대응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자신과 사회 전체의 공멸이었다.

이후 조선왕조의 폐망과 오늘날 당파싸움만 인식하는 조선 양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주된 책임은 조선 후기 권력을 독점한 한 노론이다.

사실 이 책은 과거의 애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오늘과 미래를 예기하고 있다. 서문 제목인 "역사는 현재학이자 미래학이다"에서도 드러나듯이 역사를 통해 오늘날 시대정신과 발전방향을 논하고 있다.

이 책은 오늘날 단순히 정치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의 리더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줄 수 있다. 또한 리더와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많은 이들에게도 삶의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다. 

http://blog.naver.com/hardark/50100379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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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의 제국 - 새로운 중국, 마오쩌둥을 넘어서
필립 판 지음, 김춘수 옮김 / 말글빛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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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주 이 책을 도서관에서 고른 것은 최근 증시에 팽배한 중국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중국을 경제적 대상으로만 보는 접근이 강하지만, 중국은 그 어느나라보다도 정치를 중요시하는 공산당이 정권을 장악한 나라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중국 정치와 현대사에 대한 인식은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류사오보의 노벨평화상을 놓고 일어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도 이해의 수준이 미약하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여러 면에서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중국의 인권과 민주화로 인한 리스크 

이 책은 현대 중국의 오늘을 애기한다. 

다만 우리가 많이 관심있는 경제대국 중국이 아닌 권위주의 독재정권에 대한 부작용을 애기한다. 

우리가 많이 들어본 천안문사태나 문화대혁명 뿐만 아니라 우리는 잘 모르는 반주자파운동을 언급하면서 이들이 단순히 과거의 지나간 애기가 아니라 현재시점에서 해결해야 할 과거청산과정이 필요한 역사로 간주한다.

또한 공기업민영화 과정에서의 노동여건 악화와 부정부패, 도시개발과정에서 지배층과 재별과의 유착 및 불법적인 강제철거, 농민들에 대한 과도한 통제와 지방관료들의 착취, 언론통제와 보안 등으로 SARS와 AIDS의 무차별 확산, 국민들의 민주주의 열기에 대한 가혹한 탄압 등 오늘날 중국의 공산당 권위주의 체제가 가지는 한계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한동안 의문시되던 중국 체제와 자본주의와의 결합은 최근 중국의 놀라운 경제성장로 마치 먼 애기인 것처럼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최근 류사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에도 불구하고 중국경제의 성장은 이와 무관한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의 경제성장과정은 우리나라가 군부와 재벌의 하나가 된 개발독재세력 주도의 경제성장과 거의 같다. 우리가 88올림픽을 치뤘을 때가 정치적으로 군부정권의 막바지였다는 점과 그 시기 전후에 대규모 시위와 민주화운동이 크게 일어났다는 것도 기억하고 있다.  

얼마전 어느 농민공들의 노래내용을 담은 UCC가 중국 인터넷에서 화재를 끌고 있다는 기사도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의 노동자의 임금이 상승하고 원자바오 총리가 서민적 행보를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런 식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더 잘 알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중국 공산당 정부가 애기하는 중국식 사회주의의 확고함에 대해 너무 당연하다고 세뇌된 것이 아닌지 의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온 맹인 법률전문가 천광천, 반체제인사 후자, 인권변호사 푸즈창, 개혁신문 남방도시보 편집장 청이중, SARS의 정부대응을 비판한 의사 장엔융, 중국 농민의 실상을 폭노한 작가 천구이디 부부, 노동운동가 야오푸신과 샤오윈량, 홍위병 무덤의 역사를 추적하는 쩡쭝, 중국역사를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작가 후제 등은 우리가 민주화 시대를 거치면서 독재정권에 항거하던 많은 이들과 똑같았다.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중국의 정치환경이 흔들릴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지금 중국경제에 목을 매는 한국경제와 증시는 의외의 타격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정치환경 하에서 우리는 새롭게 바뀔 중국에 대해 제대로 준비가 되어있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중국를 바라보는 미국의 부정적 내심

이 책은 중국을 바라보는 미국의 오늘을 애기한다.

이 책는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쓴 2000년에서 2008년까지 취재한 결과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의 겉표지에는 2008년 워싱턴포스트와 이코노미스트가 뽑은 올해의 책이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그들이 알고싶은 중국에 대해 잘 씌여진 책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올해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미국이 중국의 경제력과 패권주의를 경계하는 도구로써 그들에게 전가의 보수인 인권과 자유를 제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곳곳에는 중국의 인권에 힘쓴 이들을 다루고 있지만 중간중간 감정적이고 편파적인 논조들이 눈에 띈다. 이러한 의도가 단순히 중국 인권에 대한 개선을 바라는 순순한 의미라면 모르겠지만, 그 수위를 넘어서 중국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의도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는데, 이미 수차례의 지도체제 개편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이미 사망한 마오의 제국이라는 이미지를 각인하면서 전근대적인 국가라는 이미지를 강조한다. 이는 마치 영화 300에서 볼 수 있는 자유와 시민정신이 투철한 서구와 부패하고 독재적이지만 숫자만 많은 부도덕한 동양이라는 이분법적 대응과 유사해보인다.

이는 금융위기로 어려운 미국 입장에서 내부 갈등의 해소를 위해서건 실제적인 중국에 대한 공격을 위해서건 의미가 있다. 최근 G20정상회담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압력과 류사오보의 노벨상 수상이 과연 의미가 없는 것인지 의심이 들 수 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미국의 중국에 대한 압박은 생각보다 전면적이면서도 치밀하게 진행될 수 있다. 양국 사이에 있는 우리입장에선 지금보다 고민의 강도가 더 세질 수 있다. 

http://blog.naver.com/hardark/50100002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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