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의 제국 - 새로운 중국, 마오쩌둥을 넘어서
필립 판 지음, 김춘수 옮김 / 말글빛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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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주 이 책을 도서관에서 고른 것은 최근 증시에 팽배한 중국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중국을 경제적 대상으로만 보는 접근이 강하지만, 중국은 그 어느나라보다도 정치를 중요시하는 공산당이 정권을 장악한 나라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중국 정치와 현대사에 대한 인식은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류사오보의 노벨평화상을 놓고 일어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도 이해의 수준이 미약하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여러 면에서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중국의 인권과 민주화로 인한 리스크 

이 책은 현대 중국의 오늘을 애기한다. 

다만 우리가 많이 관심있는 경제대국 중국이 아닌 권위주의 독재정권에 대한 부작용을 애기한다. 

우리가 많이 들어본 천안문사태나 문화대혁명 뿐만 아니라 우리는 잘 모르는 반주자파운동을 언급하면서 이들이 단순히 과거의 지나간 애기가 아니라 현재시점에서 해결해야 할 과거청산과정이 필요한 역사로 간주한다.

또한 공기업민영화 과정에서의 노동여건 악화와 부정부패, 도시개발과정에서 지배층과 재별과의 유착 및 불법적인 강제철거, 농민들에 대한 과도한 통제와 지방관료들의 착취, 언론통제와 보안 등으로 SARS와 AIDS의 무차별 확산, 국민들의 민주주의 열기에 대한 가혹한 탄압 등 오늘날 중국의 공산당 권위주의 체제가 가지는 한계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한동안 의문시되던 중국 체제와 자본주의와의 결합은 최근 중국의 놀라운 경제성장로 마치 먼 애기인 것처럼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최근 류사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에도 불구하고 중국경제의 성장은 이와 무관한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의 경제성장과정은 우리나라가 군부와 재벌의 하나가 된 개발독재세력 주도의 경제성장과 거의 같다. 우리가 88올림픽을 치뤘을 때가 정치적으로 군부정권의 막바지였다는 점과 그 시기 전후에 대규모 시위와 민주화운동이 크게 일어났다는 것도 기억하고 있다.  

얼마전 어느 농민공들의 노래내용을 담은 UCC가 중국 인터넷에서 화재를 끌고 있다는 기사도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의 노동자의 임금이 상승하고 원자바오 총리가 서민적 행보를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런 식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더 잘 알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중국 공산당 정부가 애기하는 중국식 사회주의의 확고함에 대해 너무 당연하다고 세뇌된 것이 아닌지 의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온 맹인 법률전문가 천광천, 반체제인사 후자, 인권변호사 푸즈창, 개혁신문 남방도시보 편집장 청이중, SARS의 정부대응을 비판한 의사 장엔융, 중국 농민의 실상을 폭노한 작가 천구이디 부부, 노동운동가 야오푸신과 샤오윈량, 홍위병 무덤의 역사를 추적하는 쩡쭝, 중국역사를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작가 후제 등은 우리가 민주화 시대를 거치면서 독재정권에 항거하던 많은 이들과 똑같았다.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중국의 정치환경이 흔들릴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지금 중국경제에 목을 매는 한국경제와 증시는 의외의 타격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정치환경 하에서 우리는 새롭게 바뀔 중국에 대해 제대로 준비가 되어있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중국를 바라보는 미국의 부정적 내심

이 책은 중국을 바라보는 미국의 오늘을 애기한다.

이 책는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쓴 2000년에서 2008년까지 취재한 결과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의 겉표지에는 2008년 워싱턴포스트와 이코노미스트가 뽑은 올해의 책이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그들이 알고싶은 중국에 대해 잘 씌여진 책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올해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미국이 중국의 경제력과 패권주의를 경계하는 도구로써 그들에게 전가의 보수인 인권과 자유를 제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곳곳에는 중국의 인권에 힘쓴 이들을 다루고 있지만 중간중간 감정적이고 편파적인 논조들이 눈에 띈다. 이러한 의도가 단순히 중국 인권에 대한 개선을 바라는 순순한 의미라면 모르겠지만, 그 수위를 넘어서 중국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의도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는데, 이미 수차례의 지도체제 개편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이미 사망한 마오의 제국이라는 이미지를 각인하면서 전근대적인 국가라는 이미지를 강조한다. 이는 마치 영화 300에서 볼 수 있는 자유와 시민정신이 투철한 서구와 부패하고 독재적이지만 숫자만 많은 부도덕한 동양이라는 이분법적 대응과 유사해보인다.

이는 금융위기로 어려운 미국 입장에서 내부 갈등의 해소를 위해서건 실제적인 중국에 대한 공격을 위해서건 의미가 있다. 최근 G20정상회담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위안화 절상압력과 류사오보의 노벨상 수상이 과연 의미가 없는 것인지 의심이 들 수 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미국의 중국에 대한 압박은 생각보다 전면적이면서도 치밀하게 진행될 수 있다. 양국 사이에 있는 우리입장에선 지금보다 고민의 강도가 더 세질 수 있다. 

http://blog.naver.com/hardark/50100002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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