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는 좀비는 좀비가 아니다.” (57)

김영민의 신간을 읽기 시작했다. 친구 표현을 빌려 같은 책만 계속 읽으려니 미쳐 돌아갈 거 같기에. 좀비 이야기를 읽다가 문득 ‘당신이 인간이라면’ 이 말이 떠올랐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 되기 위해서 나름 애를 쓴다. 인간이 되기 위해서. 여기에서 인간은 인류로 지칭될 수 있는 인간일 수도 있고 각기 마음 속에 하나씩 생각하는 그 인간이라면_일 수도 있다. 그걸 수퍼맨과 동일시하는 경우도 있겠고. 사람을 잃을 적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너의 인간됨과 나의 인간됨이 달랐구나, 그래서 우리는 함께 할 수 없겠구나 결론을 내린다는 것을. 인간이 되기 위해서 어둠 속에 틀어박혀 마늘과 쑥만 먹은 웅녀. 곰은 왜 그토록 인간이 되기를 원했을까. 그 기다림을 인간됨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왜 그 기다림을 인간됨이라고 볼 수 있을까. 제멋대로구나 인간적이지 못하고. 인간은 언제나 자기 입장을 먼저 헤아린다. 생각이 다르고 입장이 다르니. 씻는 좀비는 좀비가 아니다. 좀비의 일반성. 좀비의 특성. 당신이 인간이라면. 그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 건 당신이 대통령이라면_과 겹쳐진다. 그를 내 대통령이라고 여겼던 적이 없었고 우리의 대통령이라고 여겼던 적이 없었다. 당신이 대통령이라면 그런 짓을 할리 만무하니. 또 연결되는 건 당신이 친구라면 당신이 엄마라면 당신이 연인이라면 당신이 스승이라면 당신이 인간이라면 그런 짓을 할리 만무하니. 여기에서 어긋날 때. 스티븐 킹의 소설에도 그런 장면이 등장한다. 인간이라면 이렇게 하는 이들과 인간이기에 저렇게 하는 이들, 두 집단으로 인류는 나뉜다. 당신이 인간이라면. 이 명제를 상대방에게 적용할 때 내가 생각하는 대통령과 친구와 엄마와 연인과 스승과 인간이 자연스럽게 정의된다는 것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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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4-10 1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띠지가 아주 딱~~~ 너무 딱! 홍보용인게 보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잘 지나갔으니 다행이지요. 그 밤, 그 무서운 계엄의 밤이...

수이 2025-04-10 18:44   좋아요 1 | URL
많이 팔리면 좋겠어요. 잼나 ㅋㅋㅋ

단발머리 2025-04-10 18:50   좋아요 1 | URL
그대여 걱정하지 말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많이 팔립니다. 김교수님 책은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5-04-10 18:53   좋아요 1 | URL
내가 항상 이렇게 김교수님들을 걱정하고 사랑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