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갖고 다닐 포켓용 다이어리를 찜할까 했으나 이미 선물받은 2024년 휴대용 다이어리가 있기에 이번에 알라딘에서 책을 지를 때 고른 건 2024년 매일 기록할 수 있는 좀 두꺼운 다이어리를 사은품으로 골랐다. 뒤라스를 지향하지만 나는 아니 에르노 언니와 더 닮은 성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아니 에르노 언니 목소리보다는 마르그리트 뒤라스 언니 목소리를 더 좋아한다. 중학교 다닐 때 우연히 뒤라스 언니 영화를 테레비에서 방영해주고 있어서 보았다. 보려고 보았던 게 아니라 내 방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거실 테레비에서 어떤 나이든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다. 이건 영어가 아닌데 무슨 언어인가 궁금해졌고 방 안에서 그 언니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가 그만 매혹되고 말았다. 방에서 뛰쳐나와 방영하고 있는 영화가 무엇인지 보았다. 뒤라스 언니 목소리라는 건 나중에 시간이 흐른 후 알았다. 아마도 뒤라스 언니가 자신의 영화에 나레이터 역할을 했었던듯. 그때부터 내 안에 마르그리트 뒤라스라는 M.D. 이니셜이 박혔던. 아니 에르노의 말_이 마음산책에서 출간되었다. 커피를 내리고 마지막 남은 귤 하나를 꺼내 먹으려 놓았는데 민에게 빼앗기고 바구니 안에 딸기를 담가놓고 물기가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핫팩 안에 뜨거운 물을 한가득 담아넣고 민에게 하나 안기고 하나는 내꺼. 민이 돌이 갓 지날 무렵 사놓은 핫팩을 여전히 겨울마다 꺼내 사용하고 있다. 다른 핫팩도 사용해보았지만 우리는 저 핫팩을 애용함. 얼마 전에 핫팩 온열하다가 전기 지지직 타는 음향과 냄새에 깜짝 놀라 얼른 코드를 뽑아보니 전기선이 타고 있었다. 무서워서 다 버리고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저 핫팩 꺼내서 뜨거운 물 담아놓고 천으로 감싸 하나씩 배 안에 감싸고 있으면 노곤해져서 좋다. 벗어놓은 털조끼와 뜨거운 핫팩 사이에 마리가 와서 자리를 잡더니 꿈벅거리며 나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보리차를 끓이는 동안 캐럴라인 냅을 마저 읽고 아니 에르노의 말을 조금 뒤적이다가 장 보러 나가야지. 에어프라이어 안에 고구마를 3개 넣어놓고 온도와 시간을 맞추고 온 버튼을 눌렀다. 오늘 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