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책을, 다 갖다 버릴까 싶다






    



한나 아렌트 전기를 읽는다. 따라 읽는다. 언어 이야기 나오니 더 혹해서 읽는다. 하이데거의 첫 쪽지도 첨부되어 읽었다. 아버지의 죽음 후 여자들의 인생이 다 그렇잖아요 엄마, 엄마를 위로해주는 어린 한나의 위로를 떠올린다. 아버지의 죽음 후 아버지의 서재에서 아버지의 칸트를 꺼내어 모든 걸 잊고 칸트를 읽는 어린 한나를 그려본다. 단발머리님의 영어책을, 다 갖다 버릴까 싶다_라는 글을 읽었다. 영어책, 겁나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걸 다 버리신다고 하니 혹하는 마음에 그럼 어디 두 권 정도 얻어볼까 싶어서 갔다가 낚였다. 영어공부를 더 가열차게 하겠노라는 글이 아닌가. 오늘은 염색을 했다. 새치염색 미용실에서 하면 비싸서 올리브영에서 원뿔원 할 때 사서 하고 또 하고 그랬는데 역시나 미용실에서 원장님이 정성들여 해주는 만큼 자연스럽게 나오지는 않아서 오랜만에 미용실에서 염색을 했다. 어려울 줄 알았던 사만다 로즈 힐의 한나 아렌트 평전은 아직까지는 어렵지 않다. 자꾸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겠다는 말만 나오게 만든다. 사람이 지혜로우면 얼마나 지혜롭고 어리석으면 얼마나 어리석겠는가. 나이브한 게 좋아 나는 잠깐씩 그런 마음을 품기도 하는데 지혜로우면서도 어리석을 수 있고 똑똑하면서도 어리석을 수 있다는 걸 요즘 들어 자주 느낀다. 착하면서도 악하고 악하면서도 착하고. 사실은 공부를 하지 않기로 했는데 별 특별한 까닭이 있어서라기보단, 이만큼 하는 공부도 충분히 공부 축에 낄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쉬이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런데 오늘 있었던 무수한 대화로 또 그만 영어공부가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냉큼 전자북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전자도서관에 가서 사만다 로즈 힐의 책이 있는가 찾아보니 있더라. 있으면 다운 받아야지. 다운만 받아놓고 읽지 못하는 책이 자그마치 5권이나 있는데도. 일단 다운받고 라면을 끓이러 간다. 오징어 한 마리 대파 송송 넣고 고춧가루 살짝 넣어서 배를 채우고 이 모든 분노를 영어에 쏟아붓도록 하겠다. 내가 공부 안 하려고 했는데 진짜 그랬는데 이것들이 나를 공부하게 만드네 이러면서 미친듯 웃으면서 분노의 칼질을 오징어와 대파에게 해버렸다. 염색이 끝나고 느긋하게 와인 한잔 하면서 [블론드]를 보려 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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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09-29 19:37   좋아요 1 | URL
사람이 지혜로우면 얼마나 지혜롭고 어리석으면 얼마나 어리석겠는가.

vita 2022-09-29 19:44   좋아요 0 | URL
네, 오늘 여러모로 제대로 느꼈습니다.......

공쟝쟝 2022-09-29 19:46   좋아요 0 | URL
💕

vita 2022-09-29 21:37   좋아요 1 | URL
하트 달지 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0-04 11:21   좋아요 0 | URL
나 좀 외로워서 그래... 받아줘요....

vita 2022-10-04 12:37   좋아요 0 | URL
왜 그래 ㅋㅋㅋ 농담이야 정색하긴. 이따 전화할게~ 🥰

수하 2022-09-29 19:40   좋아요 0 | URL
아.. 거기 있는 거예요..? 안돼..

전 카불의 신부만 읽고 하차하겠어요…
(그린란드 책도 받아놨지만)

vita 2022-09-29 19:44   좋아요 1 | URL
발 들여놓았으면....... 우리는 이미 한 배?

수하 2022-09-29 20:05   좋아요 0 | URL
영어는… ㅠㅠ
일단 카불의 신부 책 읽고 생각할게요 ㅎㅎ

vita 2022-09-29 21:37   좋아요 1 | URL
이랬는데 수하님은 알고 봤더니 영어의 신이었고…….

수하 2022-09-29 21:45   좋아요 0 | URL
그럴리가… 근데 번역된 책이 있는데 영어로 보는 건 좀 시간이 아깝더라고요 뉘앙스 같은 부분에서 좋긴 하지만 그만큼의 시간을 투자할 만큼인가 싶어서 ^^

vita 2022-09-29 21:56   좋아요 1 | URL
전 영어를 더 좋아하는 건가 잠깐 생각 좀 하고 오겠습니다. 설거지 좀 하면서 으흠;;;

수하 2022-09-30 09:46   좋아요 0 | URL
아.. 카불의 신부 다음 책으로 두 분이 찜하신 것이었던가..
일단 저도 받아두었습니다... (마음 약함)

책읽는나무 2022-09-29 20:06   좋아요 0 | URL
좀 무섭다!!
분노의 칼질!!!ㅜㅜ
염색한 머리는 살포시 묶고 칼질한 거죠??ㅋㅋ
분노를 영어 공부에 쏟겠다!! 좀 비장하군요!
단발님이랑 두 분 왜 이렇게 영어에 비장하신 겁니까? 영어 그게 뭡니까? 하는 사람 갑자기 양심이 찔릴 정도로~ㅋㅋㅋ
책 표지 아렌트 언니 눈빛이 따라서 비장하다!!!ㅋㅋㅋ

vita 2022-09-29 21:38   좋아요 1 | URL
단발님께 옮았습니다 영어공부 하루라도 안 하면 혀에 가시가 돋는다는 그 병 😝

미미 2022-09-29 21:38   좋아요 0 | URL
아아 비타님은 이 책을 원서로도 도전하시는군요!!!
라면에 오징어! 너무 맛있겠다ㅋㅋㅋㅋㅋㅋ
두 번의 놀람과 자극받아 갑니다. 단발머리님이나
비타님이나 찬란하긴 마찬가지예요.^^*

vita 2022-09-29 21:54   좋아요 1 | URL
아뇨 그냥 다운만 받아놨어요 미미님도 가서 다운 받으세요 ㅋㅋㅋ

다락방 2022-09-30 07:42   좋아요 1 | URL
아니 뭐라고요? 저도 그러면 일단 영어로 다운만 받아놓아야겠어요 ㅋㅋㅋㅋㅋ

vita 2022-09-30 07:57   좋아요 1 | URL
다운만 받아놔도 뿌듯해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