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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양장)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요즘 이렇게 좋은 동화를 읽게 되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 잎싹 '이라는 암탉의 얘기.
잎싹은 '잎사귀'라는 뜻. 바람과 햇빛을 한껏 받아들이고, 떨어진 뒤에는 썩어서 거름이 되는 잎사귀.
그래서 결국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는 잎사귀.
나는 이책 첫장부터 나오는 잎싹이라는 이름때문에 맨뒷장까지 읽지 않고도 이책이 정말 좋아질 거라는
생각을 했다. 작가들의 책을 보면 이름짓기에 꽤나 고심했다는 것을 느낀다.
왜냐하면 작가는 이미 그 인물이 어떻게 할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인물에 대해서 아무리
전지전능한 작가라고 해도 인물의 성격을 좌우하는 이름 짓기에는 신중해질수밖에 없다.
아무튼..
잎싹이 '초록머리'라는 청둥오리 알을 품기 시작하면서 나는 얘기에 깊이 빠져 들고 있었고, 이미 잎싹이
되어버렸다. 잎싹이 족제비에게 물렸을때는 내 몸을 훑어 보기까지했다. 어디서 피가 솟구치는 것은
아닌지..해서. 기어이 잎싹은 암탉인 주제에 알 낳는 일을 거부했고, 양계장의 닭인 주제에 자기만의
알을 품겠다고 생각했고, 이름만 조류인 닭인 주제에 날기를 소망했다.
아! 그런데...잎싹이 그모든 것을 해낸것이다. 그리고, 날았다. 아주 멀리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