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 금융위기 10년, 세계는 어떻게 바뀌었는가
애덤 투즈 지음, 우진하 옮김 / 아카넷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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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IMF는 끔찍 그 자체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아무런 대비도 없이 맞이했던 경제 붕괴 사태. 그것이 일어나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고 음모론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우리의 체질이 그만큼 허약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역사적으로도 IMF 국제 통화 기금 사태 이후로 우리는 엄청나게 사회적 경제적인 변화를 겪었다. 요즘에 문제가 되고 있는 여러가지 경제적인 일들도 그때 잉태되었던 것이다. 그 사태로 우리의 경제 체질이 강화된 점도 있지만 외국 잣대에 의해서 경제 조정이 됨으로써 여러가지 안 좋은 일들도 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10여년 후. 미국에서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일어난다. 그리고 이어서 수십개의 금융 기관이 파산한다. 아니 대체 무슨일이 일어난 거지?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에서 경제 붕괴가 일어난 것이었다. 그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정책'에 의해서 엄청난 대출을 했던 미국 금융 기관들이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해서 망하게 된 것이었다. 이 정책이 뭐길래? 이것은 한마디로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줘서 집을 사게 했던 것이었다.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돈을 갚지 못하고 살던 집을 내놓자 부동산은 폭락하게 되었고 그것이 고스란히 돈을 빌려준 은행들에게 폭풍이 되었던 것이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미국에 이런 경제 공황급 사태가 일어나자 전 세계로 퍼지게 되었고 세계 경제가 얼어붙게 되었다. 유동성이 제한되었고 세계 무역량은 급감했다. 이것이 이후 10년동안 영향을 끼침으로써 세계 각국에 여러가지 일들을 일어나게 되었고 미국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트럼트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사태까지 겪게 되었다는 것이 지은이가 말하고자하는 주요 골격이다.

 

책은 지난 10년동안 지구를 흔든 경제 위기가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고 어떻게 전파가 되었으며 여러나라별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를 세계사적인 관점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사실 어느 나라던 그 정권이 잘되고 못되고는 경제 문제가 제1순위다. 아무리 못된 독재자가 군림을 해도 돈 잘벌게 해주면 불만이 줄어들고 아무리 멋있고 민주적인 대통령이라고 해도 경제에 좋은 성과가 없으면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게 된다. 미국에서 일어난 경제 위기로 세계 각국이 어떤 일을 겪게 되었는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당시 한국의 입장이 어떠했는가에 관심이 간다. 당시 우리는 미국발 금융위기와는 큰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IMF 사태로 놀랐던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넉넉하게 채워놓았고 문제가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과 관련된 채권도 별로 없었기에 큰 문제는 아닐꺼처럼 보였다. 그러나 경제 위기가 닥치자 이내 큰 시련을 겪게 된다. 비록 IMF때처럼 나라가 망할것같은 사태가 된것은 아니었지만 그야말로 휘청거렸던 것이다. 주식 시장이 난리를 쳤고 환율이 폭락하고 경제에 큰 어려움이 왔었다.

 

지은이는 그것이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이미 국제화 즉 세계와 밀접하게 연동되어있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다른 나라의 경제 위기가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나라에 어떤 경제적이 사건이 일어나면 다른 나라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는 뜻도 된다.

당시에 우리나라 은행들은 단기자금을 빌려와서 그것으로 금리차익을 봤었는데 그 대출이 회수에 들어가면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던 것이다.

 

책은 내용이 방대하다. 한번에 읽기에는 많은 분량이다. 그러나 어느정도의 경제적인 지식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다. 마치 스릴러처럼 경제 위기의 단초부터 시작해서 폭탄이 터지고 그것이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상황을 상세하면서 흥미롭게 전개시키고 있다. 경제가 사회나 정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새삼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사실 너무나 비상식적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너무나 떳떳하게 시행이 된것을 보면 지금이라도 또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이미 세계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어느 정도 규모의 국가에서 경제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또 크나큰 위기가 오는 것이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고 주변에 강대국으로 둘러쌓여있는 우리로서는 더욱더 매사에 조심하고 대비를 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기본적으로 세계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게 되는지 그 메카니즘을 이해할 수 있었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게 해주는 것 같아서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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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라이프 Jazz Life - 만화로 보는 재즈음악 재즈음반
남무성 지음 / BOOKERS(북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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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좀 어렵다고 할 재즈를 만화라는 형식을 통해서 좀더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수있게 만든 책인데 실제로 재즈 초심자가 봐도 이해하기 쉽게 잘 만들어진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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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스토리콜렉터 74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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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을 나는 방법은 여러가지겠지만 가장 좋은건 에어컨 밑에서 편하게 쉬는거다. 다른 방법으로는 이열치열이라고 해서 더운것을 먹고 땀을 흘려서 더위를 좀 가시게 하는 것인데 이것도 효과가 나름 있다. 그런데 정말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는다면? 선풍기 하나로 몇시간이고 더위를 모를 수 있다. 정신없이 책을 읽다보면 더운것도 모르고 몇시간이나 시간을 보낼 수 있는것이다.

 

이때 전제조건은 책에 빠질만큼 재미있을것! 여러 책들이 있겠지만 장르적으로는 추리 스릴러 장르가 확률이 높다. 어설픈 스릴러는 오히려 짜증을 유발하는데 여기 딱 부합하는 책이 있다. 바로 '모기남' 시리즈.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다. 이 시리즈는 그야말로 복사하듯이 눈에 본 것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설정을 통해서 해결 불능의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인데 책을 한번 잡으면 손을 높지 못할 시리즈다. 이번에 나온 편은 그 시리즈중에서도 가장 밀도있고 흥미로운 작품이 아닐까 싶다.

 

주인공 에이머스 데커는 두뇌의 이상 작용으로 한번 본 것은 모든 것을 다 기억하는 남자다. 마치 동영상을 찍은 듯 그가 본 것은 눈을 통해서 머리에 다 저장하는 것이다. 필요하면 확대할 수도 있어서 사건이 막힐때 마다 그의 장기가 잘 발휘되어서 해결에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기억력이 좋은것이 그에게는 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그것은 자신의 가족이 처참하게 살해당한 것도 너무나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살아있는것이 사는게 아니었지만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겨우 겨우 살아가고 있는 처지다. 그에게는 딱히 삶의 목적이 없는 상태다. 그래서 한 사건이 끝나면 쉬는 것도 없고 다른 계획이 없다. 그래서 그의 팀에서는 휴가를 억지로 보낸다. 같은 동료인 재미슨의 언니가 산다는 작은 도시로 함께 휴가를 떠나게 된다.

 

한적한 도시에서 그야말로 여유로운 휴식을 보낼려고 했지만 이 도시 자체가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보통의 한가로운 소도시가 아니라 과거에는 잘나갔다가 쇠락한 도시다 그래서 한가롭다기 보다는 뭔가 정체되어있고 불만이 가득한 공기가 있는 도시다. 그런 곳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그것도 데커가 쉬고 있는 그 시간에! 데커가 맥주 한잔을 들이키는 순간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에서 불빛이 보이고 뭔가 이상한 느낌을 느끼고 그 집에 가보니 두 사람이 죽어있다. 알고보니 이미 두 건의 살인 사건이 있었고 다시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불쌍한 데커. 간만에 휴식을 즐기러 왔는데 또 사건이라니. 그것도 자신이 직접 사건 현상을 발견하기까지. 여러건의 살인이 일어났기에 지역 경찰은 당황하게 되고 사건의 진실은 찾기가 힘들게 되었다. 데커와 제미슨은 사건에 참여하지 않을수가 없게 되 버렸다.

 

사건이 일어난 작은 도시 배런빌은 배런1세가 세운 도시다. 그곳은 과거에 석탄이 발견된 이후에 탄광과 제지산업으로 발전했으나 이제는 퇴락한 도시가 되었다. 단순히 퇴락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마약이나 폭력이 난무하고 전 도시에 범죄의 기운이 도사리면서 어두운 곳이 된 도시다. 이런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니만큼 단순 사건은 아닐터. 일단 죽은 사람도 여럿이지만 사건의 내막을 한꺼풀씩 벗겨보니 이게 보통 사건이 아니다. 여러가지가 복합된 복잡한 사건이었던 것이다. 범죄 발생의 가장 큰 이유인 '돈'이 여기에도 작동을 한다. 그 돈을 차지하기 위한 여러가지 사건이 일어났고 그것이 가지를 쳐서 아주 복잡다단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데커가 수사도중 머리를 다치는 상황이 생긴 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모든 것을 기억하는 능력에 제약 요소로 작용한다. 이제 그는 자신이 기억하는 것을 모두는 신뢰할 수 없다고 여기게 된다. 그의 머리에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는 앞으로 보통 사람의 기억력으로 돌아갈 것인다. 아니면 그이 목숨과도 연관되 상태가 되는 것인가.

 

책은 단순히 잡고 추격하고 그런 이야기 전개가 아니라 여러 가지 사건을 씨줄과 날줄로 세밀하게 찾아들어가는 내용이다. 그래서 치밀한 추리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이번 책에서는 데커가 탐정이 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생각도 못하는 상황에서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의 진실이 밝혀지는 재미가 아주 좋다. 어찌보면 전개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서 답답하게 느낄수는 있겠지만 이야기틀의 재미를 느낀다면 이만한 작품이 또 있을까 할 정도로 흥미롭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 잃고 아무런 삶의 목표도 없이 흘러가는데로 살던 데커가 이번 책에서는 뭔가 꿈틀거리는게 있는거 같다. 약간은 인간적인 면이 돌아온다고나 할까. 앞으로 그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이 책에서 하나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겠다. 늘 기다려지는 모기남 시리즈. 이번에도 그 기대값을 충분히 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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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군주론의 탄생
마일즈 웅거 지음, 박수철 옮김 / 미래의창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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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군주론으로 유명한 마키아벨리. 그의 일생은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그의 저작인 군주론으로 편견지워진 사람. 심지어 군주론은 당대에 크게 읽히지도 않았다. 그런 마키아벨리가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것이 군주론의 참된 의미를 알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나온 책은 그런 마키아벨리에 대해서 그동안의 편견을 해소함은 물론이고 과연 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잘 알려주는 마키아벨리 평전이다.

 

우선 군주론부터 이야기 하지 않을수 없다. 제목처럼 성공하는 군주의 통치 기술에 관한 일종의 설서인데 그동안 이 책은 목적을 위해서는 비윤리적 수단을 행해도 된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후대에 여러 독재자나 절대 군주들에게 하나의 성전처럼 받들여졌다. 그래서 마키아벨리가 냉혹하고 이기적인 권력 추종자의 오명을 덮어쓰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같은 도구라도 쓰는 사람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지듯이 군주론을 나쁜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썼기에 이 책이 아주 나쁜 것처럼 알려졌지만 오늘날에서 보면 하나의 정치학이라고 볼 수 있고 당시에 정치 체계나 환경에서 있을수 있는 논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명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현실 정치의 세계에서 도덕만으로 이룰수 있는 것은 없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정치의 모습을 담았다고도 볼 수 있다. 이른바 종교와 도덕의 세계에서 정치를 분리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마키아벨리 본인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냉철하고 때로 교활하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그는 실제로는 선량하고 신앙심 깊고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공무원으로써 유능했고 군주론에서 보듯 사상가 철학가적으로도 능력이 있었고 시나 희극등 문학적으로도 좋은 작품을 남긴 괜찮은 작가였다.

 

사실 그의 사상이 만들어지게 된 것은 그가 살았던 시대때문이다. 그의 조국인 피렌체는 이탈리아의 작은 나라였다. 프랑스나 스페인같은 주위 강대국에 의해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시대. 그런 시대에 그는 피렌체의 안전을 위해서 다방면으로 일했던 공무원이었다. 그가 높은 직위에 있을때 충분히 사익을 취할수있었으나 늘 공익을 위해서 일했고 그것이 어쩌면 훗날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했다. 그는 메디치가가 피렌체를 지배하게 되자 쫓겨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내쫓은 메디치가의 군주를 위해서 군주론을 쓰게 된다.

 

그가 군주론으로 메디치가에 아부를 해서 다시 공직에 나서고 싶었다는 평이 있지만 그러기에는 그의 애국심이 너무나 컸다. 그는 조국 피렌체의 안정을 위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를 바랬고 그래서 메디치가를 위한 그런 책을 썼던 것이다. 사실 그는 공화주의자였고 그가 쓴 '로마사 논고'는 대표적인 공화정에 관한 책이다. 그런 그가 군주를 옹호하고 군주로써 해야할일을 적은 책을 썼다는 점은 이율배반적인 면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가 그만큼 조국을 사랑했기에 일신의 부정적 평가는 생각치도 않았던 것이다.

 

책은 마키아벨리의 일생을 알려주면서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말해준다. 조국을 엄청나게 사랑한 애국주의자고 공익주의자였으며 여러 방면에 재능이 있는 르레상스적인 인간이었다. 다만 스스로도 말했듯이 공직이외에 상업이나 다른 직업에는 별다른 재능이 없었다고 한다. 아마 재능이 없었다기 보다는 공직에 대한 열망이 컸기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지 않았다고 보여진다.

 

인간 본연의 본성을 정치학으로 잘 해석해서 실제적인 생각을 드러낸 그가 실각이후에 다시 복권해서 피렌체로 돌아왔다면 역사는 더 풍족했을것인데 아쉽게도 그의 일생은 군주론으로 끝나게 된다.

 

처음에는 군주론에 대해서 어떤 논평을 하는 내용인줄 알았는데 마키아벨리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었다. 그동안 산별적으로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사실을 잘 알 수 있게 했고 새삼 마키아벨리가 전형적은 르네상스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천재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친분이 있었다. 르네상스하면 다 빈치가 생각나는데 이제 마키아벨리도 그 목록에 들어가야 할 듯하다. 마키아벨리를 통해서 중세 이탈리아 피렌체를 중심으로 한 역사의 단면을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고 무엇보다 마키아벨리가 상당히 매력적인 능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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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싸울 수 있는 거북선 - 디자이너 한호림의
한호림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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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많은 추앙을 받는 인물중에 하나가 이순신 장군이다. 그야말로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했을때 이순신 장군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아직 이렇게 있을수 있을까.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은 한반도에서 한민족이 끝장날 위기를 구해준 영웅중의 영웅이다. 그래서 장군에 관한 이야기나 자료는 수없이 많은데 그 중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것이 있으니 바로 거북선이다.

 

사실 누구나 거북선에 대해서 매료되지 않을수 없고 특히 아이들에게 거북선은 전설적인 존재다. 그러나 이 거북선은 지금으로서는 말 그대로 전설속의 존재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다는 말이다. 여러 자료를 통해서 실제로 있었긴 하지만 현물이 없는 상태. 몇년전에 남해 앞바다에 혹시 수장되어 있을수 있다고 대대적인 수색을 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그래도 많은 문헌을 통해서 그림이 남아 있어서 그것을 토대로 대략적인 거북선을 복원하긴 했는데 실체와는 동떨어진게 많았다.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의 모습이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학자들간에 논쟁중이다. 이순신 장군이 자세한 설계도를 남긴 것이 아니고 건조에 관한 기록도 그리 많지 않아서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싸웠는지 자세히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대에 복원이 되었다고 하는 거북선은 하나같이 그냥 물에 떠있는 모형에 불과할 뿐이고 실제로 움직여서 항해를 할 수 있는 배는 없다고 한다. 지금 전국 각지에 수척의 복원 거북선이 있는데 말 그대로 거북선이 대충 이렇게 생겼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만들었을뿐 실제로 항해를 할 수 있게 만들진 않았다는 것이다. 전시 행정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이 진짜 움직이는 거북선을 만날 기회가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선박 전문가가 아니라 디자이너다. 하지만 배도 일종의 디자인이니 디자이너 입장에서 거북선을 연구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미 오랫동안 연구해왔기에 그 내공이 만만치 않다. 이번에 나온 책은 실제로 움직일수 있는 거북선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당시 사람들을 토대로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내용이 설득력이 있다.

 

책은 실제로 배를 만든다는 가정하에 각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우선 배를 만들려면 어떤 곳에서 해야할까. 그것도 군선이라면? 지금도 잠수함이나 구축함 등의 군관련 배를 만드는 곳은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 아마 조선시대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책에서는 그림을 통해서 군선을 만드는 장소와 지리적인 이점 그리고 여러 부속 건물들에 대해서도 상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거북선 건조와 관련해서 그런건 생각못했는데 정말 그럴꺼 같은 느낌이 들게 잘 상상한거 같다.

 

책에서는 기본적으로 '배'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배의 무게중심은 어떠하고 얼만큼 실어도 배가 가라앉지 않는가 등등에 대해서 초보자도 쉽게 이해하게 설명한다. 배가 떠서 운행하는 지식이 옛날이라고 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보다 간략해도 기본적인 것은 같을 듯. 책은 그런 배의 기본 지식을 설명하는 바탕위에 거북선을 대입해간다.

 

거북선은 갑자기 생겨난것이 아니라 당시 있었던 판옥선이라는 군선을 모델로 생겨났다. 판옥선은 당시 우리 수군의 주력 함대였는데 크고 무겁긴 하지만 단단하고 운행하는데 제격인 말그대로 우리나라에 맞는 최고의 함선이었다. 그 판옥선의 기본 구조를 바탕으로 거북선이 생겨난 것이다. 책에서는 궁륭이라고 해서 배의 위쪽을 완전히 덮은 부분을 이야기한다. 뾰족한 침이 박혀 있는 그 부분말이다. 원래 판옥선은 위쪽에 아무것도 없는 개방형 구조인데 거북선은 거기에 궁륭을 덮어서 외부의 침입을 차단한 것이었다.

 

지금 복원되어 있는 대부분의 복원 거북선은 이른바 함교가 없다. 바로 지휘하는 사람이 있는 부분을 말하는 것인데 상식적으로 그런 함교가 없다면 어떻게 거북선을 운용했수가 있었을까. 앞뒤 좌우를 볼수가 없는데 말이다. 지은이는 여러 자료를 통해서 당시 거북선에 함교가 있었음을 이야기 한다. 말하자면 판옥선에 궁륭을 덮을때 함교 부분을 남겨놓고 지휘를 할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본측 그림 자료에서도 명백히 보이고 있는 부분이고 국내의 여러 그림에서도 보이고 있다. 그동안 함교가 없는 거북선만 봐았는데 상당히 설득력있는 이야기였다.

 

책은 현실적인 부분도 잘 설명하고 있다. 볼일을 어떻게 보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일인거 같다. 서양의 배들과도 비교하면서 거북선에 뒷간이 어떻게 어디에 존재했었을까에 대해서도 잘 이야기하고 있어서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그리고 밥은 어떻게 먹었고 잠은 어디서 어떻게 잤는지 등 소소한 이야기로 흥미를 돋구고 있다.

 

옛날에 거북선은 세계 최초의 거북선이라는 말을 많이 했었다. 그러나 실제로 거북선에 철판을 부분적으로 덧대긴 했어도 철갑선이라는 이름을 붙일만큼 붙여진건 아니다. 당시 조선의 경제력으로는 실제 철갑선을 만들 기술이 있었어도 철갑이 부족해서 만들수 없었다. 책은 그런 철갑선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오게 되었고 퍼지게 되었는지 이야기하면서 이 역시 구조와 관련된 이야기로 풀어나가고 있다.

 

책은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하게 그림과 여러 자료를 잘 혼합해서 흥미로우면서도 설득력있게 잘 전개를 키시고 있다. 아이는 물론 어른이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당대 거북선을 복원해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실제로 운행이 가능한 배를 만든다는 가정에 충실하게 잘 따르고 있어서 거북선에 더 가깝게 다가가는 느낌이다.

 

실질적인 조선 최후의 왕이라고 할 고종때도 수척의 거북선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그런것이 수년만에 없어져서 조선이 망하고 나서는 흔적도 없어졌다. 그것이 불과 100여년밖에 안된다. 1592년 임진왜란과 함께 나타나서 그후로도 현역으로 활동을 했고 수백년간 우리 바다를 지켰던 거북선이 이렇게 허망하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조선말의 거북선이 한 척이라고 남아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다.

 

아직도 거북선의 실체에 대해서는 이론도 많고 논쟁꺼리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논의에 큰 자극이 될 내용이다. 실제로 움직이는 실제로 운행되는 거북선을 만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론적으로 문헌적으로가 아닌 실제 거북선에 가깝게 다가가게 되는 기회가 되는 내용이라서 가치가 있다. 이런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속 연구한다면 진짜 거북선을 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거북선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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