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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 금융위기 10년, 세계는 어떻게 바뀌었는가
애덤 투즈 지음, 우진하 옮김 / 아카넷 / 2019년 6월
평점 :
우리에게 IMF는 끔찍 그 자체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아무런 대비도 없이 맞이했던 경제 붕괴 사태. 그것이 일어나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고 음모론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우리의 체질이 그만큼 허약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역사적으로도 IMF 국제 통화 기금 사태 이후로 우리는 엄청나게 사회적 경제적인 변화를 겪었다. 요즘에 문제가 되고 있는 여러가지 경제적인 일들도 그때 잉태되었던 것이다. 그 사태로 우리의 경제 체질이 강화된 점도 있지만 외국 잣대에 의해서 경제 조정이 됨으로써 여러가지 안 좋은 일들도 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10여년 후. 미국에서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일어난다. 그리고 이어서 수십개의 금융 기관이 파산한다. 아니 대체 무슨일이 일어난 거지?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에서 경제 붕괴가 일어난 것이었다. 그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정책'에 의해서 엄청난 대출을 했던 미국 금융 기관들이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해서 망하게 된 것이었다. 이 정책이 뭐길래? 이것은 한마디로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줘서 집을 사게 했던 것이었다.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돈을 갚지 못하고 살던 집을 내놓자 부동산은 폭락하게 되었고 그것이 고스란히 돈을 빌려준 은행들에게 폭풍이 되었던 것이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미국에 이런 경제 공황급 사태가 일어나자 전 세계로 퍼지게 되었고 세계 경제가 얼어붙게 되었다. 유동성이 제한되었고 세계 무역량은 급감했다. 이것이 이후 10년동안 영향을 끼침으로써 세계 각국에 여러가지 일들을 일어나게 되었고 미국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트럼트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사태까지 겪게 되었다는 것이 지은이가 말하고자하는 주요 골격이다.
책은 지난 10년동안 지구를 흔든 경제 위기가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고 어떻게 전파가 되었으며 여러나라별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를 세계사적인 관점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사실 어느 나라던 그 정권이 잘되고 못되고는 경제 문제가 제1순위다. 아무리 못된 독재자가 군림을 해도 돈 잘벌게 해주면 불만이 줄어들고 아무리 멋있고 민주적인 대통령이라고 해도 경제에 좋은 성과가 없으면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게 된다. 미국에서 일어난 경제 위기로 세계 각국이 어떤 일을 겪게 되었는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당시 한국의 입장이 어떠했는가에 관심이 간다. 당시 우리는 미국발 금융위기와는 큰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IMF 사태로 놀랐던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넉넉하게 채워놓았고 문제가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과 관련된 채권도 별로 없었기에 큰 문제는 아닐꺼처럼 보였다. 그러나 경제 위기가 닥치자 이내 큰 시련을 겪게 된다. 비록 IMF때처럼 나라가 망할것같은 사태가 된것은 아니었지만 그야말로 휘청거렸던 것이다. 주식 시장이 난리를 쳤고 환율이 폭락하고 경제에 큰 어려움이 왔었다.
지은이는 그것이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이미 국제화 즉 세계와 밀접하게 연동되어있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다른 나라의 경제 위기가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나라에 어떤 경제적이 사건이 일어나면 다른 나라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는 뜻도 된다.
당시에 우리나라 은행들은 단기자금을 빌려와서 그것으로 금리차익을 봤었는데 그 대출이 회수에 들어가면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던 것이다.
책은 내용이 방대하다. 한번에 읽기에는 많은 분량이다. 그러나 어느정도의 경제적인 지식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다. 마치 스릴러처럼 경제 위기의 단초부터 시작해서 폭탄이 터지고 그것이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상황을 상세하면서 흥미롭게 전개시키고 있다. 경제가 사회나 정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새삼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사실 너무나 비상식적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너무나 떳떳하게 시행이 된것을 보면 지금이라도 또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이미 세계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어느 정도 규모의 국가에서 경제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또 크나큰 위기가 오는 것이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고 주변에 강대국으로 둘러쌓여있는 우리로서는 더욱더 매사에 조심하고 대비를 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기본적으로 세계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게 되는지 그 메카니즘을 이해할 수 있었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게 해주는 것 같아서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