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스토리콜렉터 74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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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을 나는 방법은 여러가지겠지만 가장 좋은건 에어컨 밑에서 편하게 쉬는거다. 다른 방법으로는 이열치열이라고 해서 더운것을 먹고 땀을 흘려서 더위를 좀 가시게 하는 것인데 이것도 효과가 나름 있다. 그런데 정말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는다면? 선풍기 하나로 몇시간이고 더위를 모를 수 있다. 정신없이 책을 읽다보면 더운것도 모르고 몇시간이나 시간을 보낼 수 있는것이다.

 

이때 전제조건은 책에 빠질만큼 재미있을것! 여러 책들이 있겠지만 장르적으로는 추리 스릴러 장르가 확률이 높다. 어설픈 스릴러는 오히려 짜증을 유발하는데 여기 딱 부합하는 책이 있다. 바로 '모기남' 시리즈.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다. 이 시리즈는 그야말로 복사하듯이 눈에 본 것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설정을 통해서 해결 불능의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인데 책을 한번 잡으면 손을 높지 못할 시리즈다. 이번에 나온 편은 그 시리즈중에서도 가장 밀도있고 흥미로운 작품이 아닐까 싶다.

 

주인공 에이머스 데커는 두뇌의 이상 작용으로 한번 본 것은 모든 것을 다 기억하는 남자다. 마치 동영상을 찍은 듯 그가 본 것은 눈을 통해서 머리에 다 저장하는 것이다. 필요하면 확대할 수도 있어서 사건이 막힐때 마다 그의 장기가 잘 발휘되어서 해결에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기억력이 좋은것이 그에게는 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그것은 자신의 가족이 처참하게 살해당한 것도 너무나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살아있는것이 사는게 아니었지만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겨우 겨우 살아가고 있는 처지다. 그에게는 딱히 삶의 목적이 없는 상태다. 그래서 한 사건이 끝나면 쉬는 것도 없고 다른 계획이 없다. 그래서 그의 팀에서는 휴가를 억지로 보낸다. 같은 동료인 재미슨의 언니가 산다는 작은 도시로 함께 휴가를 떠나게 된다.

 

한적한 도시에서 그야말로 여유로운 휴식을 보낼려고 했지만 이 도시 자체가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보통의 한가로운 소도시가 아니라 과거에는 잘나갔다가 쇠락한 도시다 그래서 한가롭다기 보다는 뭔가 정체되어있고 불만이 가득한 공기가 있는 도시다. 그런 곳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그것도 데커가 쉬고 있는 그 시간에! 데커가 맥주 한잔을 들이키는 순간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에서 불빛이 보이고 뭔가 이상한 느낌을 느끼고 그 집에 가보니 두 사람이 죽어있다. 알고보니 이미 두 건의 살인 사건이 있었고 다시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불쌍한 데커. 간만에 휴식을 즐기러 왔는데 또 사건이라니. 그것도 자신이 직접 사건 현상을 발견하기까지. 여러건의 살인이 일어났기에 지역 경찰은 당황하게 되고 사건의 진실은 찾기가 힘들게 되었다. 데커와 제미슨은 사건에 참여하지 않을수가 없게 되 버렸다.

 

사건이 일어난 작은 도시 배런빌은 배런1세가 세운 도시다. 그곳은 과거에 석탄이 발견된 이후에 탄광과 제지산업으로 발전했으나 이제는 퇴락한 도시가 되었다. 단순히 퇴락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마약이나 폭력이 난무하고 전 도시에 범죄의 기운이 도사리면서 어두운 곳이 된 도시다. 이런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니만큼 단순 사건은 아닐터. 일단 죽은 사람도 여럿이지만 사건의 내막을 한꺼풀씩 벗겨보니 이게 보통 사건이 아니다. 여러가지가 복합된 복잡한 사건이었던 것이다. 범죄 발생의 가장 큰 이유인 '돈'이 여기에도 작동을 한다. 그 돈을 차지하기 위한 여러가지 사건이 일어났고 그것이 가지를 쳐서 아주 복잡다단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데커가 수사도중 머리를 다치는 상황이 생긴 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모든 것을 기억하는 능력에 제약 요소로 작용한다. 이제 그는 자신이 기억하는 것을 모두는 신뢰할 수 없다고 여기게 된다. 그의 머리에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는 앞으로 보통 사람의 기억력으로 돌아갈 것인다. 아니면 그이 목숨과도 연관되 상태가 되는 것인가.

 

책은 단순히 잡고 추격하고 그런 이야기 전개가 아니라 여러 가지 사건을 씨줄과 날줄로 세밀하게 찾아들어가는 내용이다. 그래서 치밀한 추리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이번 책에서는 데커가 탐정이 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생각도 못하는 상황에서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의 진실이 밝혀지는 재미가 아주 좋다. 어찌보면 전개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서 답답하게 느낄수는 있겠지만 이야기틀의 재미를 느낀다면 이만한 작품이 또 있을까 할 정도로 흥미롭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 잃고 아무런 삶의 목표도 없이 흘러가는데로 살던 데커가 이번 책에서는 뭔가 꿈틀거리는게 있는거 같다. 약간은 인간적인 면이 돌아온다고나 할까. 앞으로 그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이 책에서 하나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겠다. 늘 기다려지는 모기남 시리즈. 이번에도 그 기대값을 충분히 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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