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 세상의 모든 전략과 전술
임용한 지음, 손무 원작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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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역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손자병법' 이라는 책을 들어 봤을 것이다. 이 책은 전쟁사에 관한 최고의 바이블이라고 할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다. 수 많은 병법서들이 나왔지만 이 책을 능가하는 책은 없었다. 전쟁에 대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담고 있어서 책이 나온 지 수 천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책이 나온 것은 기원전 6세기 중국의 춘추 시대 끝 무렵이다. 이때는 시기적으로 '청동기 시대' 다. 우리 역사로 봐도 상당히 오래 전의 시대인데 이때 벌써 인류의 자산이라고 할 책이 나온 것이다.


손자병법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쓰여진 책이지만 그 내용이 인간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책의 내용이 사회에서도 통용이 된다. 그래서 처세나 기업 운용 등과 관련해서 해석한 많은 책들이 있다. 그런데 사실 손자병법은 기본적으로 전쟁을 위해서 만든 책인 만큼 전쟁 측면에서 해설하는 책이 많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나온 이 책이 그런 아쉬움을 상당히 메꿔준다. 책의 지은이인 임용한 작가는 전쟁사에서 우리나라의 손꼽히는 역사가인데 서양과 동양의 수 많은 전쟁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잘 소개한다. 이 책에서도 각 장에 관련 있는 실제 전쟁의 예를 적절하게 전개 시키고 있어서 손자병법을 좀 더 쉽게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손자병법은 총 13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계 , 작전 , 모공 , 군형 , 병세 , 허실 , 군쟁 , 구변 , 행군 , 지형, 화공 , 용간 순으로 쓰여져 있는데 사실은 이것보다 내용이 더 많다고 한다. 다만 시대에 따라서 지금까지도 그 뜻이 사용될 수 있을 정도로 잘 쓰여진 것이 13편이기에 보통은 이것만 소개한다고 한다. 물론 중간에 소실되어 알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13편의 내용은 전쟁의 근본적인 속성을 잘 나타내고 있기에 아마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 계속해서 읽힐 것이다.


책을 펼치면 우선 1편 시계부터 나온다. 이 부분은 처음의 계획이라는 뜻인데 손자가 생각하는 전쟁에 대한 개념을 이야기한다. 전쟁이라는 것은 패하면 엄청난 고난을 불러일으키는 것이기에 신중해야 함을 말한다. 승리한다고 해도 나름의 피해가 있기에 전쟁이란 것은 없어야만 하지만 일단 전쟁을 한다면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나라의 생사가 걸린 일이기에 여러 가지 검토할 것을 이야기한다. 즉 '실상'을 잘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삼국지 조조의 예를 통해서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잘 파악해야 제대로 승리할 수 있다고 한다. 2차 세계 대전의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군은 전력을 다 해야 할 때 다하지 않고 괜한 양동 작전으로 힘을 분산시켜서 결국 본 전투에서 지고 말았다. 이때 전력을 다 했다면 일본군이 이겼을 것이다. 


이 밖에도 여러 편에서 전쟁을 할 때 생각해야 할 여러 가지를 이야기 하는데 많은 적절한 예를 들고 있어서 병법의 내용을 쉽게 파악하게 한다. 마지막 편인 용간은 간자를 이용하라는 것이다. 간자는 지금 말로 스파이 간첩을 말하는데 전쟁에서 아주 중요하다. 이미 그 당시에 간자를 이용한 첩보전이 활발했다. 간자를 이용하면 그 만큼 전투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아지고 더 크게 보면 전쟁 자체를 하지 않아도 이길 수 있을 정도로 그 중요성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1차 세계 대전의 '타겐베르크 전투' 에서 열세의 독일군이 이길 수 있었던 배경은 암호를 해독해서 적절한 공격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 독일군이 2차 세계 대전에서 절대로 해독 할 수 없다는 '이니그마' 에 대한 지나친 자만심으로 결국 패하고 만다는 것은 역사를 뒤돌아 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책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였지만 손자는 근본적으로 전쟁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미 1편에서도 전쟁으로 인한 손실이 많음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애초에 전쟁을 하지 않은 방향으로 만드는 것이 최선이고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한다면 무조건 이기는 상황을 만들라고 한다. 말하자면 '이기는 싸움만 해라' 인데 우리 이순신 장군의 전투 상황과 똑같다. 이순신 장군은 23번 싸워서 23번 이긴 최고의 명장인데 이 23번은 이길 싸움을 철저히 준비해서 이긴 것이다. 질만한 상황은 절대 하지 않았다. 그러기에 계속해서 승기를 가지고 상대를 압박할 수 있었던 것이다.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원칙이다.


책은 재미있으면서도 쉽게 읽힌다. 지은이인 임용한 작가는 전쟁의 역사를 쉽게 잘 풀이하기로 유명한데 그 진가가 잘 발휘된 책이다. 손자병법 13편의 내용에 맞는 동서양의 수 많은 전투를 적절하게 제시해서 이 희대의 병법서를 쉽게 접근하게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이 왜 오랫동안 수 많은 사람들에게 애독되었는지 수 많은 위인들이 읽었는지를 그 가치를 느끼게 된다. 꼭 손자병법을 읽는다고 생각 안하고 책에 소개된 수 많은 전투 일화를 읽기만 해도 그 재미를 쏠쏠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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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터 빌런
존 스칼지 지음, 정세윤 옮김 / 구픽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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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존 스칼지' 는 '노인의 전쟁' 을 통해서 처음 접했는데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책을 많이 펴낸 유명 작가다. 그런데 이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사실 SF 소설이라고 해도 쉽게 잘 안 읽히는 책들도 많다. 그런 책들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쉽게 잘 읽히는 책이 좋다. 어차피 재미 있으라고 읽는데. 그런 면에서 존 스칼지 작가는 SF 본연의 의미를 잃지 않으면서 흥미롭게 글을 잘 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이번에 나온 책은 기본에 많이 봤던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아니다. 뭔가 소품 같기도 한데 읽어 보면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하는데 처음에는 다른 작가가 썼나 싶을 정도다. 작가 특유의 유머와 통찰이 나타나긴 하지만 기존의 배경과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쉽고 재미있게 잘 쓴다는 그 특성이 이 책에서도 잘 나타난다.


주인공인 찰리는 거의 반 백수의 신세로 하루하루를 대출금을 걱정하면서 살고 있다. 그의 유일한 안식처는 길 고양이다. 그러던 어느날 TV를 통해 외삼촌이 사망했음을 알게 된다. 그는 어릴 때 이후로 본 적도 없고 연락도 거의 안하고 살았던 거의 남이나 다른 없는 사람이다. 당연히 별 다른 감정도 없을 터. 그런 그에게 삼촌의 비서라는 사람이 찾아온다. 마틸다 모리슨. 그녀는 삼촌의 장례식 유족 대표자를 맡아 주면 찰리가 살고 있는 집을 온전하게 소유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그 집은 찰리가 살고 있지만 아버지가 그의 배다른 형제 세 명과 공동 상속을 해 놔서 언제든지 쫓겨날 지도 모르는 상태로 살고 있었다. 그런데 장례식을 조금 도와주면 이 집을 내가 가지게 해 주겠다고? 안 하면 손해지. 찰리는 수락하지만 정작 장례식장에 가니 분위기가 좀 묘하다.


사실 삼촌은 주차장 관리와 관련한 회사를 가지고 있는 부자라는 정도밖에 아는 게 없다. 그런데 장례식을 찾아오는 사람도 많지 않은데 찾아 온 사람도 묘하다. 추모하러 온 것이 아니라 뭔가 확인하러 온 듯한?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장례는 치르고 집에 오는데 갑자기 집이 폭발한다. 졸지에 살 곳이 없어진 찰리. 그런 그에게 마틸다는 누구를 따라가라고 한다. 누구를?

바로 그가 기르던 고양이 '헤라'를 따라 가란다. 헤라는 마치 사람처럼 그를 이끌어가는데 헤라를 따라가니 집이 나온다. 그 집에서 살란다. 그런데 찰리를 놀라게 한 것은 헤라가 단순한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 같은 고양이라는 것이다! 바로 글을 쓸 줄 아는 생각하는 고양이.


헤라는 컴퓨터 자판을 통해 이야기를 하는데 그 자체도 놀라운 일이지만 헤라가 그냥 길고양이가 아니라 여러가지 일을 하는 관리자격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은 삼촌의 숨겨진 일이라고 한다. 단순한 주차장 관리 회사가 아니었나? 이제 삼촌의 일은 그의 일이 되었다. 삼촌 일을 정식으로 찰리가 대행하게 되는 것이었다.


놀랄 일은 또 이어진다. 바로 돌고래들. 돌고래가 지능이 높은 건 알겠지만 찰리가 본 돌고래는 거의 사람급이다. 돌고래의 울음 소리를 사람 말로 변환시켜주는 장치를 통해 그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는데 그들은 지금 노동 쟁의 중이다. 돌고래가 노동 쟁의라니! 찰리는 점점 삼촌의 사업에 대해서 궁금해진다. 대체 정체가 뭐야?


이제 찰리는 삼촌의 사업을 정식으로 운영한다. 그는 빌런들의 공갈과 협박에 대처해야 하고 고양이들을 돌봐야 하고 돌고래들과 노동 협상을 해야 한다. 그전에 빌빌거리며 살던 찰리가 아니다. 그런데 무능한 듯 보였던 찰리가 아니다. 주위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점점 상황을 해결하기 시작한다. 숨겨진 재능이 있었던가. 연락은 안 했지만 늘 주시하고 있었던 삼촌의 혜안이 맞았을 수도 있겠다. 소설 초반 약간 무기력했던 찰리가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이 흥미롭게 잘 펼쳐지는 내용이었다.


고양이나 돌고래가 사람과 같은 급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활동한다는 점에서 이 책을 SF 소설이라고 해야 하긴 하겠지만 판타지적인 느낌도 있고 빌런을 처리한다는 점에서 액션 소설 같기도 하고 복합적이긴 하지만 암튼 뭐든 간에 재미가 있다. 역시 글도 잘 쓰고 상상력도 풍부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은 나름 현실을 풍자하고 여러 상황을 통해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지만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 그냥 내용 자체로 흥미롭고 재미있다. 등장 인물과 내용 전개가 신선한 느낌을 준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접근성이 좋은 작품이다. 그냥 재미있는 책이란 생각으로 읽다 보면 존 칼리지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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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 십자군 전쟁에서 배우는 평화를 위한 지혜
박승찬 지음 / 오르골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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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십자군 전쟁' 이라는 것을 들어 봤을 것이다. 조금 더 아는 사람이라면 이슬람에 점령 당한 '예루살렘'을 구하기 위해 서유럽 기독교 국가들이 전쟁을 벌인 것이라는 정도는 안다. 그런데 그걸로 끝이다. 십자군 전쟁이 대체 뭐였는지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어느 정도라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서양에서는 역사의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의미 깊은 역사적 사실이었지만 우리에게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기에 그럴 것이다.


사실 영화나 소설 등에 십자군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 다분히 서양의 시각이 들어간 것들이 많은데 보통 서방 기독교 세력과 이슬람 세력간 의 종교 전쟁 정도로 나온다.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내용이다. 분명 기독교와 이슬람의 종교 전쟁의 의미도 있지만 내용을 들어가면 같은 기독교끼리 싸우기도 하고 이슬람도 일치된 것이 아닌 서로 분열되어 있어서 딱 잘라서 이쪽 저쪽 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것은 이 전쟁이 사실 상당히 복잡한 원인이 있었고 겉으로 보이는 '성전'의 이미지와는 달리 탐욕이 바닥에 깔려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해야 한다. 예루살렘을 구하기 위한 순수한 신앙의 열정이 있긴 했지만 그게 온전한 목적은 아니었던 것이다.


책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십자군에 관한 잘못된 이야기를 수정하고 진짜 십자군 이야기를 전개한다. 십자군 전쟁의 이면에 가려진 배경을 설명하고 어떻게 전개가 되는지 차근차근 잘 이야기하고 있어서 책을 읽다 보면 십자군이 왜 일어났는지 결말과 의의는 무엇인지 잘 알 수 있게 한다.


우선 십자군이 일어나게 된 것 배경을 알아야 한다. 십자군 전쟁의 주된 목적지인 예루살렘은 원래 동로마 제국의 영토였지만 후에 이슬람 세력의 지배하게 된다. 그런데 당시 중세인들의 큰 소망이 성지 순례였는데 예루살렘이  그 대상이었던 것이다. 동로마 제국의 영토였을 때는 큰 상관이 없었지만 이슬람 왕조의 지배하에 있을 때가 문제였다. 다행히 이슬람 왕조는 몇 가지 조건을 지키면 순례를 막지 않고 보호를 해주었다. 예루살렘은 기독교 뿐만 아니라 이슬람에게도 성지였기에 순례객들을 막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셀주크 투르크의 지배 하에서 순례를 전면 금지하기에 이른다. 강력한 이슬람 왕조를 세우기 위해서 그 전의 평화로운 정책을 뒤집은 것이다. 이것이 기독교 탄압으로 확장되고 퍼지면서 서유럽 기독교 세력들을 자극하게 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당시 동로마 제국 황제가 로마 교황에게 군사적 도움을 요청하고 이것을 교황이 받아들여서 성지 탈환의 목적으로 십자군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책에서는 총 8차까지의 십자군 전쟁을 소개하고 있고 각 차수 별로 역사적 사실이 어떻게 되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종교적인 열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옆 동네도 아니고 수 만 리 떨어진 곳으로 전쟁을 하러 간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내 전쟁도 아니고 남의 전쟁이고 나와는 큰 상관도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이 전쟁이 일어나기 위한 여러가지 동기가 있다. 그런 동기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그 머나먼 원정을 떠나게 되는데 책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당시는 중세 봉건 시대인데 11~12세기는 인구가 크게 증가하던 시기고 이때 토지 부족이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상위의 사람들을 빼고는 많은 사람들의 경제 계층이 고정이 되어서 그대로 놔두면 폭발할 수도 있었다. 이런 불만을 가진 사람들을 동방으로 보내서 토지나 부나 명예를 쟁취하게 했고 또 상인들은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한 기회이기도 해서 여러가지 이익이 보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당시 점차 힘을 길러가는 각 국의 왕들을 눌러 놔야 할 필요성을 느꼈던 당시 교황의 정치적인 입장도 한 원인이 되었다. 결국 당시의 전쟁은 단순한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 그것을 표면으로 삼아서 각 위치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참여한 것이었다.


책은 그렇게 결성된 십자군 전쟁을 1차 때부터 마지막 전쟁까지 순차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1차 때의 원정으로 결국 예루살렘을 탈환하지만 이것을 동로마 제국에 반환하지 않고 그 일대에서 왕국을 건설하게 되는데 그것이 이스라엘 왕국이다. 그 외에도 3개의 다른 기독교 계열 왕국이 건설된다. 사실 동로마 제국의 입장에서는 이 지역의 지배권을 십자군의 힘을 빌어서 가져가려고 했겠지만 그런 순진한 생각이 어디 있겠는가. 피를 본 십자군 입장에서는 순순히 내놓을 수는 없었던 것이고 이들의 인식 차이는 십자군 전쟁 내내 이어졌고 결국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상황이 되면서 결코 화합 할 수 없게 된다. 


십자군 전쟁은 약 200 년 동안 계속되었지만 결국 실패한다. 각 세력 간의 화합도 되지 않았고 서로의 이익 만을 탐했기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내용을 보면 서유럽 십자군과 동로마 제국간에도 협력이 되지 않고 서로 반목했고 이슬람 세력도 계속해서 분열했다. 서로 간에 싸우기도 했고 적의 적은 동지란 의미에서 동로마 제국이 이슬람 왕조와 비밀리에 협정을 맺기도 하는 등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들어 갔다. 


우리는 이 전쟁이 종교 전쟁도 아니고 문명의 충돌도 아니란 것을 알아야 한다. 그저 당대에 각 나라 별로 종교 별로 개인 별로 나름의 이익을 위한 전쟁이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물론 자신의 재산과 생명을 담보로 성전을 탈환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친 사람도 분명히 있었다. 결국 이 전쟁이 한 두 개로 쉽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상당히 복잡한 여러 동기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었고 200년 동안 일어난 일인 만큼 그 해석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은 쉽게 잘 읽힌다. 십자군 전쟁은 중세 유럽에 많은 영향을 끼쳐서 여러 결과를 낳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우선 순위의 전쟁이 아닌지 관련된 책이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십자군 전쟁이 무엇인지 그 개념부터 전개, 결과 , 의미 등을 전체적으로 쉽게 잘 설명했다. 이 전쟁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이 책만 읽어도 충분히 그 시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관련된 지도나 특히 그림이 풍부해서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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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회에도 쿠데타가 있었는가?
조원진 외 지음 / 틈새의시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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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쿠데타는 보통 정권 탈취의 목적으로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행위라고 알고 있는데 우리 현대사에서 5.16 군사 쿠데타나 12.12 사태 등에 해당된다. 이때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합법 정부를 군대를 이용해서 불법 강압적으로 타파하고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 시키려고 했다. 이때 만들어진 정부를 우리는 군사 정부라고 부르곤 했다. 그렇다면 과거 우리 역사 중에서 고대사에는 어떤 쿠데타가 있었을까. 이 책은 그런 의문을 종합적으로 잘 풀어주는 내용이다.


책은 우선 위만 조선을 설명한다. 위만 조선은 고조선을 이은 나라인데 우리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정변, 즉 쿠데타이다. 위만은 그 정체가 불분명했는데 대략 만주 쪽에 살던 조선계 인물인 것으로 추정한다. 책은 그의 정체성을 설명하면서 당시의 정세와 여러 자료를 종합해서 조선 출신으로 이야기하는데 설득력이 있다. 그가 중국 출신의 외국인이었다면 그렇게 쉽게 정변을 일으키진 못했을 것이다. 


당시 고조선의 왕이었던 준왕은 그가 같은 조선계라는 것을 믿고 북방을 지키는 임무를 주면서 받아들였다. 책은 위만이 고조선으로 건너오게 된 여러가지 상황과 그것을 바탕으로 큰 세력을 만들어 결국 정변을 일으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정변이 일어났지만 나라를 교체 한 것이 아니라 왕이 교체된 것이라서 국호도 같고 대내외적인 변동도 적었던 것이다. 아무튼 위만의 집권으로 고조선은 더 팽창하게 되었고 그것은 나중 한 무제에 이르러 당대 최강의 제국과 충돌하게 된다. 


고구려는 수 백 년 역사 중에 대략 16건 정도의 정변이 기록되는데 전기에 11건, 후기에 5건이 확인된다. 전기에 많은 이유는 나라가 정립되어 가면서 왕위 계승에 관한 여러 충돌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형제 상속이었는데 이것이 장자 상속으로 정착되어가는 와중에 일어난 일들이 많다. 후기는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왕권이 안정되어 있어서 주로 귀족 세력들의 정변이 많이 일어났다. 


책에서는 차대왕의 정변을 통해서 초기의 여러 정변의 성격을 설명하고 당시의 왕위 계승의 원칙을 이야기 한다. 고구려 최후의 정변은 연개소문이 영류왕을 시해하고 보장왕을 옹립한 후 정권을 장악한 사건이다. 연개소문의 사실상 독재였는데 이것이 당의 침략을 막는 강력한 힘이 되었지만 그의 사후 권력의 공백기에 일어난 분열은 결국 나라를 망하게 되는 결과를 맺게 된다.


백제는 일본 서기에 교차 검증할 자료가 남아 있어서 그것을 바탕으로 정변을 설명하고 있는데 초기에는 역시 왕위 계승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백제의 초기 왕계는 언뜻 보면 상당히 비합리적이라서 이해하기가 어렵다. 초고계가 몇 대 왕위를 이어가다가 고이계가 이어가고 또 다시 초고계가 이어진다. 이것은 온조와 비류의 두 건국 세력의 상황이 왕위 계승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백제는 역사서가 고구려보다 더 적어서 여러가지로 해석하기가 쉽지가 않다.


신라는 상대와 하대에 정변이 많이 일어났는데 상대는 박,석,김 세 성씨 세력의 교체로 인해 여러 정변이 일어났고 왕위가 어느 정도 확립이 되다가 진지왕의 폐위로 한 차례 고비를 맞게 되지만 이른바 성골 왕위가 끝나고 무열왕의 진골계가 왕위를 잇게 됨으로써 삼국을 통일하고 왕권이 안정되면서 큰 정변은 없었는데 하대로 가면서 쿠데타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것은 그만큼 왕권이 약해지고 왕위 계승에 대한 원칙도 권위도 무너진 탓이다. 누구나 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자주 정변이 일어난 것이다. 


신라 하대는 155년 동안 13차례의 쿠데타가 일어나고 그 중에서 4건이 성공한다. 그리고 쿠데타에 성공한 세력은 당과의 외교 교섭에 집중하는데 그것은 정권 교체의 국제적인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책에서는 당과의 외교가 어떻게 진행되고 당에서는 어떤 식으로 반응 했는지 잘 알려주고 있다. 정변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정권이 불안한 것이고 지방 통제력이 약해지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결국 각 지역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국가들이 나타나게 되고 신라는 멸망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밖에 마지막으로 발해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사실 발해는 역사서가 많지 않아서 더 분석하기가 어려웠지만 최근의 고고학적인 성과를 반영해서 여러 번의 정변에 대해서 나름의 해석을 하고 있어서 당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책은 어렵다. 한 명이 쓴 책이 아니라 여러 학자들의 논문을 실은 책이라서 책을 읽기 전부터 짐작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읽기 어렵다. 이 책은 '눈문 모음집' 이지 '역사 교양서'가 아니다. 관련되는 역사적 지식이 많아야 본문 내용을 이해할 수 있기에 보통 사람들이 접근하기에 어렵다. 좋은 주제의 책인데 좀 더 쉽게 쓰고 관련 자료를 많이 넣어서 책을 만들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냥 논문만 모은 수준이라서 상당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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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수의 - 1453년 비잔티움 제국 마지막 황제를 만난 소년의 이야기
질 패튼 월시 지음, 김연수 옮김 / 히스토리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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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로마는 작은 나라에서 시작해서 세계를 이끄는 대제국으로 발돋움한 나라이다. 오늘날에도 서양의 정치,문화,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나라인데 그만큼 오래되었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로마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유럽과 아시아,아프리카 세 대륙에 걸친 방대한 영토는 통치의 어려움이 있었고 결국 여러 가지 이유로 동과 서의 로마로 나누어졌지만 그 영광은 계속 이어졌다. 그러다가 476년 서로마 제국이 멸망했지만 그 뒤로 1000년 이상 동로마 제국이 굳건히 서양의 방패가 되었다. 하지만 달이 차면 기울 때가 있는 법. 강력한 이슬람 국가인 오스만 투르크에 의해 동로마 제국도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여기 한 소년이 있다. 영국 출신인 그는 상선이 난파 되어 혼자 살아 남았다. 여기서 혼자 살아남았다는 것이 하나의 운명을 알려준다. 그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동로마 제국의 마지막 황제가 되는 콘스탄티노스였다. 그리고 그와 최후를 맞이할 인물로 이 소년이 지목이 된다. 다른 사람이 다 죽는데 혼자 살아 남았고 대제국 황제의 최측근이 되는 것도 모자라 황제가 죽을 때 그의 옆에 있는 인물로 지정이 된다는 것은 엄청난 인생의 곡예나 다름없다. 아직 어린 나이의 소년인데 그런 것을 어찌 거부할 수 있으랴. 그에게는 운명이나 다름없었다.


그 소년은 행운의 발견이라는 뜻의 '브레티키'라고 불린다. 이 책은 이 브레티키의 눈으로 본 동로마 제국 멸망기 정도 되겠다. 황제의 곁에 있었기에 당시 동로마 제국의 모습을 자세히 살필 수 있었다. 황제의 행동이나 생각은 물론 당대의 건축물이나 풍습 등도 잘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황제와 그 주위 인물들이 제국을 지키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는 지를 소년의 눈으로 잘 이야기 해준다. 


책은 당시 콘스탄티노폴리스에 일어난 지리한 공방전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보다는 황제의 동선을 따라 움직인 브레티키가 여러 인물들과 관계를 맺고 처음에 내키지 않았던 일종의 부적 같은 존재를 나중에는 중요하게 여기고 황제에 대한 마음이 진실하게 되는 과정을 잘 그리고 있다. 아직 소년인데다가 황제의 최후를 지킬 한 사람으로 지정되었기에 직접 전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그 과정을 낱낱이 볼 수가 있었고 그런 시간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도 잘 보여주고 있다.


동로마 최후에 대해서는 많은 역사책이 있어서 당대의 모습을 추측할 수 있다. 황제의 입장에서 혹은 상대인 오스만 술탄의 입장에서 서술한 책은 많은데 이 책은 황제의 곁에 있던 한 소년의 시선으로 당시를 바라보고 있어서 색다른 관점의 이야기였다. 딱딱한 역사 서술이 아니라 소설이라서 이야기도 술술 잘 읽힌다. 천 년을 이어온 제국의 마지막에 그 최후를 지키는 황제와 주위 신하, 장군들의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더 실감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과 함께 당대를 설명하는 역사책을 읽으면 더 입체감 있게 동로마 제국의 멸망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은 재미있게 잘 읽힌다. 역사를 조금 아는 사람들은 이 이야기의 끝이 어떻게 될지 예상이 되겠지만 그런 예상을 하고 읽어도 흥미있게 잘 읽을 수 있었고 한 국가의 흥망성쇠야 늘 있는 일이지만 괜히 동로마 제국의 멸망이 슬퍼 보이고 마지막 황제인 콘스탄티노스 11세에 대한 연민을 느낄 수도 있을 듯 해서 잘 쓰여진 역사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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