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캣츠비 제1부
강도하 지음 / 애니북스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등장으로 우리의 삶의 방식은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무엇이든 더 편리하고 더 쉽게 접근하게 하는 것이 인터넷인데 쉽게 펜을 들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어렵지 않게 글을 쓰게 하는 수단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비단 글쓰기에만 그치는게 아니라 그림그리기에도 소용이 있게 되었다.

옛날이라면 만화는 책으로 출판되거나 잡지에 연재되지 않으면 도대체 발표할 공간이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등장은 재능있는 많은 만화가들의 작품을 접하기 쉽게 했는데 바로 만화를 올릴 공간을 제공한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바로 독자의 반응이 일어나면서 크게 성공하기도 하는데 이 책 '위대한 캣츠비'도 그런 성공작중의 하나인 작품이다.

웹툰이라는 형식으로 출발한 만화인데 그 인기에 힘입어서 이렇게 책으로까지 나오게 되었는데 사실 인터넷만화의 한 형식인 웹툰의 그림 배치를 보다가 책으로 보면 어색한 점도 있긴 하다. 원래 세로로 그려져서 아래쪽으로 읽어가는 형식인데 책은 가로로 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 그림과 내용에서 주는 좋은 기분은 그런 형식적인 아쉬움도 날려버릴만 하다.

내용은 크게 특별한 것이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특별한 직업이 없이 장래가 불안한 백수 캣츠비, 그리고 그의 연인이었지만 현실을 쫓아서 부자집으로 시집가는 페르수, 어떤 회사던 오래있지 못하고 과외수업으로 돈을 버는 캣츠비의 룸메이트이자 절친한 친구인 하운드, 마지막으로 헤어진 페르수 대신에 캣츠비의 연인이 되는 이른바 c급인 수 이렇게 네사람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랑을 그린 이야기다.

그러나 겉으로 봐서 흔해빠진 이야기 같은 내용인데도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인기를 끌게 된것은 각 캐릭터들이 주는 생동감과 그들이 겪는 일들이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연애만화라고 할수있는데 긴 호흡을 가지고 읽어내려가야하는 글과는 달리 인물의 행동을 직접 확인 할수있는 만화는 그 스토리 전개와 한마디 말들이 책의 격을 결정하는데 이 책의 작가는 그점에서 아주 탁월하다.

그리 많은 대사가 아닌데도 짧은 몇마디에 사랑과 탄식과 슬픔과 아픔과 외로움이 절절히 잘 묻어난다.
그런 말들이 결국 우리가 흔히 접할수있는 일들이기에 더욱더 마음에 와 닿는 것이다.

캣츠비와 페르수 그리고 수의 애정관계는 현실과 이상이라는 우리네 현재 모습들이 마음 아프게 그려지고 있고 명랑하고 정답게 보이나 그 속을 알수 없는 하운드의 행동도 어디서 봤음직한 느낌을 들게 한다.

이 '그림책'의 가장 큰 미덕은 사실적인 말들과 배경묘사도 있겠지만 말없이 배경만 보여줄때의 그 침묵에서 오는 철학적인 여백이다.
그냥 대사 없이 그 그림만 봐도 확하고 어떤것이 느껴진다. 말 안해도 그런 상황을 이해하고 마음속에 와 닿는것이다.
이것은 그냥 평면적인 글과는 다른 만화만의 강점일것이다.너무 직접적이지 않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그림을 잘 배치한 작가의 실력이 좋아 보인다.

이 시리즈는 전체가 6권이다. 인터넷으로 연재된 만화인만큼 조금만 부지런하면 찾아서 볼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활자화 된 책으로 보는것도 좋다.
인터넷으로 새로로 볼때의 감흥과는 좀 다르다고는 하나 처음 보는 사람은 가로로 된 책으로 보는것도 좋을꺼 같다.
그림이라서 6권 보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도 않고 술술 잃힌다.
그러나 그 여운은 길게 오랫동안 이어질것이다.

책가격이 그리 싸다고는 느끼지 않지만 색감도 잘 나온거 같고 재질도 괜찮은 편이다. 백마디 말보다 한번 보는게 낫다고 하는말과 비슷하게, 지리하게 늘어놓은 글보다 담백하고 여운이 감도는 잘 그려진 만화를 보는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들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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