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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사요코 ㅣ 모노클 시리즈
온다 리쿠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장르와 비장르를 막론하고 다양한 글쓰기를 하는 작가 온다 리쿠. 물론 우리는 추리나 호러, sf 같은 장르문학에서 이 작가의 역량을 더 많이 발견하긴 했다. 그런데 이 작가 무척 많이 쓴다. 비슷한 남자 작가로 '히가시노 게이고'가 있는데 비슷하게 많이 쓰고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쓴다. 어떻게 그렇게 많이 쓰는지 참 비결이 궁금하긴 하데 히가시노 게이고에 비해서는 그래도 편차가 비교적 작은게 아닌가도 싶고. 아무튼 그런 온다 리쿠가 처음으로 쓴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책으로 상도 많이 받았다는데 그 보다는 이 책이 주는 함의다. 그야말로 일본식 공포물의 정수라고 할만한 책이다. 이 책을 기점으로 숱하게 많은 온다 리쿠식 미스터리 공포물이 나왔으니 그 시초에 있는 책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것이다.
배경은 학교다. 우리도 비슷한 분위기의 학교를 다들 다녀서 알지만 학교라는 공간은 거대한 사회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다양한 성격의 인물들이 다니고 상위와 하위가 있으며 그속에 사랑과 이별 분노 차별 등등이 행해지는 장소다. 그래서 학교를 배경으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어왔는데 이 책도 그런 다양한 요소를 한번에 보여줄수 있는 장소로 학교를 선택했고 여느 학교에서 볼수있는 오래된 전해내려오는 전설을 모티브로 잡았는데 이 열려있으면서도 닫혀있는 학교가 이야기의 중심으로 잘 자리잡은거 같다.
이야기는 학교의 한 축제로 시작된다. 그런데 이 행사에는 특별한 것이 있는데 3년에 한번씩 그 축제 행사에서 연극을 해야하는데 그것을 행하는 사람이 사요코가 되고 그 사요코는 자신이 사요코가 된것을 1년동안 알리지 않고 비밀로 해야한다는것이다. 사실 누가 사요코인지는 다들 알지만 모르는척하면서 티내서 알리지 않는 수준이 아니가싶다. 아무튼 이런 형식을 띄고 무사히 연극을 마치면 그해의 입시성적이 좋게 된다 뭐 그런 전설이란다.
그런데 이 3년이라는 숫자가 중요하다. 매년 열리는것이 아니라 3년마나 열리는것이기에 이야기의 전모를 아는 사람이 없다는것다. 어떤 사건이 생겨도 다들 졸업하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으니 3년뒤에 또다른일이 생길수가 있는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학교입시'라는것과 연계되어 있다는것다. 사실 '입시'가 무엇보다 무서운거 아니겠는가. 그 사요코놀이의 결과에 따라서 입시당락이 왔다갔다고 하니 이야기가 더 확 다가오는건 아닌가도 싶다.
이야기는 이 사요코의 전설을 아는 아이들이 사건의 진실에 접근해가면서 점점 이야의 실체가 드러나는 식으로 전개가 된다. 이야기 초반부터 사요코의 전설과 관련된 이야기가 잘 설명이 되면서 갈등을 일으키는 존재가 부각이 되는데 그 갈등요인이 또다른 사요코로 짐작이 되면서 점점 흥미를 더불러일으키게 된다. 사실 입시실패만 나온다면 그렇게 공포스럽지 않을수도 있지만 사요코의 연극이 실패가 된다면 입시는 물론이고 안좋은일이 생긴다는것에서 호러적인 면이 강하게 나타난다. 바로 칼들고 설치는것보다 이렇게 은근하게 다가오는게 더 긴장되고 무서운 법이다.
책을 술술 잘 넘어간다. 어렵지 않게 쓰여진데다가 이미 학교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공포물이라는 형식자체가 많이 대중화된탓에 조금 익숙한면도 있다. 하긴 이 책이 쓰여진게 1991년도라고 하니 거의 30년이 다 되어간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되었지만 지금 나왔다고 해도 믿을만큼 흥미롭게 잘 읽힌다. 작가의 데뷔작이라서 요즘의 작품에 비해서는 좀 완숙미가 아쉬운면이 있긴 있다.그래도 작가의 처음 작가의 작품을 접한 사람들이라면 읽어보면 좋을꺼란 생각이 든다.
온다 월드 세계의 시초점을 이루는 작품이라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꺼 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