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위대한 여정 - 빅뱅부터 호모 사피엔스까지, 우리가 살아남은 단 하나의 이유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7월
평점 :
일시품절


사실 생명체는 그 자체로 이기적인 욕심을 가지고 있다. 이때의 생명체라는 것은 그냥 존재하는데 의의를 두는것이 아니라 종족을 전파할려는 의식, 무의식을 갖고 있는것을 말한다. 그런데 전파를 할려면 무엇을 해야겠는가. 이 종족보존을 위해서는 최대한 많이 같은 개체를 생산해야한다. 바로 번식이다. 이 번식이야말로 니가 죽던말던 내가 살아야겠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발상아니겠는가. 번식을 위해서는 어떤것을 감수하더라도 행해지는것이다. 단순히 낳기만 하는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해서 전파하는것. 때론 돌연변이로 때론 혼합으로 외부환경을 이겨낼수있게 끊임없이 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왔다.

 

그런데 그런 번식을 통한 종족보존 내지 종족번영에서만 그친다면 그냥 평범한 동물과 다를것이 없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닌 상대를 인정하고 상대를 위한 삶도 있다면? 이른바 이타심이 있다면? 그것을 가진 생명체는 고등동물로 불리게 될것이고 본능이 아닌 의지로 선함을 행하는것은 이 지구상에인간이라는 동물밖에 없다. 이타심을 가진 유일한 동물.

 

이 책은 그런 인간이 어떻게 살아남고 진화해왔는가를 이야기하면서 결국 이타심을 갖고 있는것이 인간의 위대함이고 또 그것으로 인해서 살아남게 되었다는것을 주장하고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다. 인간이 발전하게 된것은 이기적인 유전자때문이라는것이 한때 유행하던 주장인데 그것만 가진것이 아니라 상대를 생각하는 이타심이 큰 밑바탕이 되었다는것도 주장이 되고 있다. 일반 동물에게는 없는 인간의 이타심과 이기주의적인 욕심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인류가 생존하고 더 발전해나가고 있는건 아닌가도싶다.

 

일단 책은 빅뱅부터 시작한다. 뭐 이유야 알수없지만 까마득한 저 먼 시간속에서 빅뱅이 있었고 수많은 시간이 흐른뒤 지구가 생성되고 생명이 생겨나는 과정을 물흐르듯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인간의 발달사. 우리는 어디서 왔는지에 관한 근원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인류학적으로 밝혀진 사실들을 하나하나 되살펴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간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존재가 아니다. 수많은 세월동안 수많은 종의 이리저리 뒤섞이고 혹독한 내부 외부 환경을 겪고 나서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 인류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설이 있다. 일단 유인원에서 출발했다는것이 유력한 가설이다.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서 수세기동안 수많은 학자들이 많은 연구를 했고 많은 흔적들을 추적해왔다. 수만년에서 수십만년으로 거슬러올라가는 많은 뼈조각들을 통해서 그 실체를 확인하게 된것이다.

 

260만년전 침팬지와 다를바없던 한 유인원이 평범한 돌맹이 하나를 주워들었고 그는 자신이 생각한것을 만들기 위해서 이리저리 노력한끝에 하나의 '도구'를 만들게 된다. 비록 보잘것없는 하나의 행동이었지만 이것이 단순한 동물에서 위대한 인간으로 가게 되는 첫발자국을 내딛게 된것이다. 그 도구를 이용해서 좀더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발전하게 된것이다. 책에서는 어떻게 그런 인간의 모습을 알게되었는지 여러 인류학적인 발견과 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결정적인 그야말로 큰폭으로 발전하게 된 계기가 '불'을 다루게 된것이다. 인류가 불을 발견하고 또 그것을 다루게 되면서 이제는 그냥 자연속에서 사는 것이 아닌, 자연을 이용하고 자연을 조절하게 되는 시대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이 불을 이용해서 먹는것도 질적으로 발전했고 무엇보다 어두운 밤을 밝히게 되면서 인간의 시간 활용 능력이 늘어나게 되었다. 자연히 일반 동물에 비해서 더 많은 것을 얻게 되고 더 나아가게 된 것이다.

 

도구와 불을 손에 쥔 인간은 더 많은 먹을꺼리를 구하기 위해서 몸집이나 행동이 바뀌게 되었고 그것이 점점 진화하게 되어서 두뇌도 커지고 보통 동물들과 차별되는 인간이라는 종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인간은 그 속에서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되고 또 자신의 위치가 어디있고 자신이 어디에서 왔으며 저 하늘의 별은 어떤것인가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무엇인가를 믿는 종교적인 인간이 되기도 하고 상대를 공감하고 배려하는 모습도 갖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그림이나 음악으로 표현을 하면서 후세에 그 뜻을 남길려고 한다.

 

책은 이런식으로 많은 인류학적인 사례들을 통해서 인류가 어떻게 진화 발전하게 되었는지를 잘 이야기하고 있다. 하나를 이루게 되면 그것이 이유가 되어서 또 다른것을 이루게 되는 형식으로 점점 오늘날의 인류의 틀을 만들게 된 것이다.

 

책은 인류학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편하게 읽을수 있게 잘 써졌다. 어렵지 않게 쉽게 읽을수 있게 쓴것은 이 책의 가장 큰 덕목이다. 전체적으로 인류가 어떤식으로 단순한 동물에서 진화하게 되었는지를 편하게 알수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을 관통하는 것인 인간의 이타심에 대해서도 수긍하는 바가 컸다.

 

그러나 인간의 이기적인 면이 인간을 발달시켰다는 논리도 조금 성급한면이 있지만 이타적인 면이 단 하나의 이유라고 하기에는 좀 약해보인다. 인간이 그동안 보여준 수많은 악한 근성도 현실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근원은 아직 다 밝혀진것이 아니다. 하지만 다른 동물과 대비되는 이타적인 면이 인류의 생존과 번영에 큰 역할을 했음도 또한 부인하지 못할 논리다.

한동안 유행하다시피했던 인간의 이기성을 보완하는 측면에서 우리의 눈을 넓혀주는 것에서 이 책의 가치가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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