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 인문학 - 전통 무예에 담긴 역사·문화·철학
최형국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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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은 문반과 무반을 합쳐서 이르는 말이다. 쉽게 말해 글읽는 선비와 칼과 창을 휘두르는 무사. 그런데 원래 이것은 한몸이었지 따로 따로 구분하는게 아니다. 무를 통해서 문을 할수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또 문을 통해서 무를 절제할수있는것이기에 과거 역사를 보면 문과 무를 모두 잘 하는 사람이 진정한 위인인 경우가 많았다. 이른바 문무겸전. 고려시대에 외적의 침략때 군을 통솔했던 사람은 정통 무관이 아니라 문관이 대부분이었다. 조선시대에도 진정한 양반이라면 몸을 수련하는 방도로 무를 결코 게을리 하지 않았던것이다.

 

그러던 것이 조선 후기에 들어와서 무를 천시하고 문만 중시한 결과 나라가 허약해져서 결국 망국의 길로 가게 된것이다. 몸을 쓰는것과 머리를 쓰는것은 결코 양분되어있지 않음에도 그 중요성을 간과한 탓이겠다. 이 책은 그런 무를 통해서 진정한 인문학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기회를 주는거 같다.

 

책은 전체적으로 2개의 얼개로 이루어진다. 1부는 무예에 담긴 인문학, 그리고 2부는 몸으로 읽는 인문학.

사실 소제목이 다른거 같지만 그말이 그말이다. 무예에도 인문학이 있다는것을 알려주고 인문학을 몸(무예)를 통해서 더 깊이있게 본다 그말아니겠는가.

 

1부에서는 무예 그 자체가 하나의 인문학이요 문화임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봉희나 격구 이런 경기를 소개하면서 그 속에 있는 문화의 모습을 설명해주고 있다. 봉희 같은것은 오늘날의 골프 비슷한건데 그 당시 이런 경기를 하면서 외적 내적인 면을 수련하는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다. 여러가지 무예 훈련을 통해서 당시의 정치 사회적인 면을 반영하고 있는것이다.

 

무예의 종착점인 전쟁에서는 여러가지 무기를 소개하고 있는데 처음 들어보는 무기였다. 낭선이나 등패같은것인데 마냥 좋은 무기가 아니라 상대에 따라서 각기 다른 대처를 해야하는 것을 보니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그리고 충무공의 명량 대첩을 예로 들면서 적절한 전술과 기운이 전쟁에서 어떤 결과를 불러오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이야기하고 있다.

 

2부에서는 소제목처럼 좀더 적극적으로 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체력도 실력이라는 말에 절대 동의한다. 모든 머리쓰는일은 체력이 뒷바침되지않으면 제대로 안된다. 무예의 기술도 머리가 수반되지않으면 안되고. 영리한 사람이 운동도 잘한다는건 사실이다. 어떻게 해야 제대로된 무예를 기를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설득력있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무인과 무예의 삶과 마음 가짐은 결국 나 자신을 수련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지은이가 인문학자이면서 무예를 수련하는 검객이라서 실제적인 내용으로 잘 풀어낸거 같았다. 우리가 막연히 알았던 무에 대해서 폭넓게 생각할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다만 글이 좀 중복되거나 길게 늘여놓은 부분이 있어서 중간에 좀 지루한부분이 있었고 체계적인 무예인문학을 소개하는 것으로는 좀 부족하게 느껴진게 아쉽다.

아무튼 이제는 옛날식의 무예는 수련할수가 없겠지만 여러 스포츠나 무술 형태로 되어있는 무에서 몸의 균형을 이룰수 있는 것을 알수가 있었고 진정한 인문학은 문과 무를 통괄해야 함을 이해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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