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함과 읽는 즐거움이 잘 어우러진 공포 이야기

흉가 ㅣ 스토리콜렉터 40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6년 3월

미쓰다 신조는 공포라는 장르에서 입지가 잘 다져진 작가다. 지금까지 많은 공포- 호러 이야기를 통해서 인간 근원의 불안과 공포 심리를 잘 드러낸 작가였다. 여러가지 소재를 이용해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데 그 소재들이 특별한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수있는 그런것에서 따왔기에 더욱더 실감이 나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집'이란 공간을 통해서 극이 진행된다.

집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여러가지가 생각나겠지만 난 우선 '편안함'이란 느낌이 든다. 내가 편안히 있을수 있고 안락하게 있을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다. 그밖에 따뜻함이라던지 가족도 생각날수도 있겠고 아무튼 집이란 존재는 우리에게 안식처같은 느낌을 주는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집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고?

주인공은 초등학생인 쇼타다. 도쿄의 한 임대 아파트에 살던 쇼타네 집은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로 이사를 가게 된다. 새로운 곳으로의 이사라는것에 설렘과 흥분도 잠시, 쇼타는 묘한 두근거림을 느끼게 되었다. 그것은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왠지 모를 불안감이었다. 쇼타는 그런 불안감을 느낄때마다 어떤 안 좋은 일이 일어났기에 이번에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것은 아닐까하는 기분 나쁜 긴장에 빠지게 된다.

새로 이사한 곳은 생각보다 더 시골인, 거의 산속에 위치한 주택이었다. 주위에 가까운 민가도 드문 그런 곳. 그리고 도착한 집은 거의 새집처럼 깨끗했지만 무언가 좀 불안정한 느낌이 든다. 다른 가족들은 새집이 마음에 드는 눈치였지만 쇼타는 알수없는 불안감에 마음을 놓을수 없다.

집의 구조가 뭔가 부자연스러운 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별한 이유없이 달려있는 뒷문이라던지 기능적으로 불필요한...그렇다고 있으면 안되는것은 아니었지만 무언가 기분을 묘하게 만드는 분위기여서 쇼타는 긴장이 떠나질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쇼타의 동생 모모미가 이상한 소리를 한다. 밤에 집 앞의 산에 살고 있다는 누군가가 찾아왔다라는...인간인지 귀신인지 무엇인지도 모르는 어떤 존재가 아직 어린 동생에게 찾아오다니!...그 이후에 쇼타는 집에 무엇인가가 있다는 생각으로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서 조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드러나는 진실...그리고 엄청난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미쓰다 신조의 작품답게 흡입력이 좋은 작품이었다. 사람들은 무섭다 무섭다 하면서 그 무서운 대상을 훔쳐보는일이 많은데 이 작가도 그런 인간의 심리를 잘 뚫고 있단 생각이 드는게 분명히 오싹한 기운이 들게 하면서도 책에서 손을 놓게 하지 않는다. 설정을 집으로 해놔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집과 대비하게 하는데 편안한 집에서 읽는 으스스한 집 이야기라니.

주인공인 쇼타는 아직 초등학생이라서 힘없고 약한 존재다. 게다가 일이 발생하는 공간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고 그 집은 어디로 탈출하기 힘든 고립된 곳이다. 그런 악조건에서 사건의 진실에 접근해 나가는 과정이 참 흥미롭게 잘 짜여져있어서 한번 책을 잡으면 연달아 읽어내려가지 않을수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예상치 않은 결말...

물론 극이 복잡하거나 사건이 아주 정교한것은 아니다. 진실이 무엇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을수도 있다. 하지만 결말도 중요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어가면서 서서히 느껴지는 공포감이나 긴장감이 극중에 잘 녹아있어서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는것 같다.

다만 아무래도 어린 주인공의 시각에서 내용이 진행되기에 전체적으로 단순한 구성인건 맞는데 그럼에도 그 단순한 구조를 잘 키워서 나름의 짜임새를 보여준것은 역시 작가의 역량이라고 할만하다.

연관성은 없지만 집이란 공간과 어린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또다른 집 시리즈가 아직 출간 대기중이라는데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 아주 공포스럽지도 않으면서 소름도 살짝 돋게 하면서 읽는 재미도 느끼게 하는 이런 책 정말 마약떡볶이마냥 또,또,또 읽고 싶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