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못하면 죽는다!

테스팅 1
조엘 샤보노 지음, 임지은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0월

흥미로운 서바이벌물이 나왔다. 이른바 입시서바이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건 뭐 어쩔수 없다. 아니 이제 하다하다못해 공부로 서바이벌을 한다고? 공부못하면 돈 못버는게 아니라 그냥 죽는다고? 아 사실 공부못하면 헬조선같은 이 나라에서 잘 살기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공부 못한다고 바로 죽는건 너무하잖아.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면서 책을 펼쳐 봤는데 점점 읽어갈수록 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경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후의 세계다. 새로운 세계의 통일연방정부에서는 매년 최고의 소년 소녀를 뽑는 시험을 치룬다. 그 시험에서 뽑힌 사람들은 대학 입학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준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면 정부에서 중요한 보직을 맡아서 세상을 위해서 일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 시험이 평범한 시험이 아니다. 각 단계별로 여러가지를 테스트하는데 그 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그냥 집에 가는게 아니라 '죽는다'. 살아남기 위해서 친구도 못믿고 오직 자신만 믿어야하는 테스팅. 주인공인 시아는 갖은 역경을 뚫고 단계를 통과하지만 과연 이 시험이 누구를 위한것인지 이렇게 시험 치는것이 옳은것인지 분노를 품게 된다.

서바이벌 게임은 정글같은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어느정도 대리만족을 느낌과 동시에 자신이 처한 상황과도 비슷하기에 동질감을 느껴서 많은 사람들에게 잘 읽히는 주제다. 특히 요즘에는 10대가 주인공이면서 세상을 구하기위해서 서바이벌에서 승리한다는 공식의 이야기들이 많다. 그 절정에 헝거게임이라는 소설이 있었는데 영화로도 성공을 거두면서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그런데 이젠 시험을 주제로한 서바이벌이라니 처음에는 콧웃음을 치고 봤는데 은근하게 재미있는 책이었다.

뭐 시험문제가 직접 나와서 미적분을 풀고 하는 내용이 나오면 하품이 나오겠지만 서바이벌을 헤쳐나가는 과정중에서 나오는 여러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모든면에 자신만만하고 다 합격할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합격을 못하고 자살을 택하는 사람도 있고 교묘한 술책으로 남을 제치고 자신이 합격할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 과정에서 죽음이란것이 없을뿐 현재 지금의 우리 세태와 참 많이 닮지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처럼 살벌하진 않아도 이미 전쟁같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학생은 학생대로 직장인은 직장대로 쉽지 않은 삶 여유없는 삶을 살고 있는것이 소설을 좀더 공감하게 되는 요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은 흥미로왔다. 청소년이 읽어도 어렵지 않게 읽을수 있도록 내용이 술술 잘 넘어간다. 아이들이던 어른이던 지겹고 소모적이면서 고생스럽던 학생시절을 겪었던터라 시험 서바이벌이라는 주제에 쉽게 잘 녹아들어갔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세계 어느나라의 독자들보다도 더 몰입감이 있으리라. 아마 앞으로 전개는 이런 불합리한 제도에 사람들이 저항하는거지 싶은데 일단 1부에서는 주인공인 시아가 모든 단계에 합격하고 기억이 지워지면서 대학에 들어가는걸로 끝난다. 다음편에서는 과연 어떻게 전개가 될지 궁금증이 생기는거보면 책이 재미있긴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전쟁같은 하루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시험이라는 굴곡에 오랫동안 시달리고 있는 우리에게 단순한 재미뿐만 아니라 뭔가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이 시리즈, 다음편이 기대가 된다.